[비로봉에서] 탄소중립과 지역 산업의 미래상
[비로봉에서] 탄소중립과 지역 산업의 미래상
  • 심규정
  • 승인 2022.03.2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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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정[원주신문 발행인·편집인]
심규정[원주신문 발행인·편집인]

지구가 존재하는 한 우리에게 영원한 숙제가 있다. 바로 탄소중립이다. 탄소중립은 배출한 탄소와 흡수한 탄소의 양을 맞춰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 으로 만들자는 뜻이다. 우리는 화석연료를 사용해 일상생활을 하면서, 제품을 생산하면서, 각종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환경오염물질인 이산화탄소를 마구 내뿜는다.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머물며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층층이 쌓는다. 교토의정서가 이산화탄소,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6가지 물질을 온실가스로 규정했는데,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바로 이산화탄소다. 

얼마 전 대통령선거 당시 TV토론에서 불쑥 튀어나와 빅이슈가 됐던 ‘RE100’도 탄소중립과 맞닿아 있다. RE100은 오는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한다는 내용이다. 독일의 폭스바겐과 BMW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작사는 국내 기업에 저탄소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경영’(ESG)의 맨 앞자리(E, environment)도 환경이다. 환경은 선택이 아닐 필수임을 방증하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인 이 같은 ‘RE100’이나 ‘ESG’는 세계시장을 평정하려는 국내 기업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아무튼 저탄소, 탈탄소 사회의 지속가능성은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꼭 달성해야 할 가치다. 

이렇게 장황하게 탄소중립에 대해 언급한 것은 ‘산자수명의 대명사’인 강원도가 추구해야 할 미래 먹거리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꿈 같은 이야기, 먼 미래의 일 같지만, 지역이 탄소 중립적인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 관련 산업의 전초기지로 자리를 잡길 기대해 본다.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현재의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로 세대 교체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연일 새로운 차종이, 충전 시간이 배가된 진일보한 전기자동차 배터리가 선보이고 있다. 고탄소에서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은 결국 석유, 화학, 철강 중심의 산업 구조에 일대 지각 변동을 가져올 것이 자명하다. 위기를 잘 활용하면 오히려 기회의 창이 열릴 수 있다. 

원주는 무한한 장점이 있다. 부론일반산업단지에는 국내 최고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만도기계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 만도기계는 전기자동차의 핵심부품인 조향장치를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 전기자동차 배터리, 전기자전거 개발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또 부론일반산업단지에는 자동차 부품단지가 밀집해 있다. 옆 동네 횡성에는 의료용 전동스쿠터, 전기저상버스(OEM생산방식), 전기화물차를 생산하는 티피코가 위치해 있다. 어디 이뿐인가. 입지도 매력만점이다. 경기도가 코앞인 부론면에는 현재 국가산업단지와 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수도권 위성도시에 버금갈 정도로 접근성, 정주 여건이 탁월하다. 이만한 천혜의 입지가 또 어디 있을까. 

강원도는 일자리를 찾아 ‘탈 강원도화’하는 전도유망한 청년 인구 비중이 타 시도에 비해 아주 높다. ‘미래의 기둥’이자 ‘성장의 중추’인 청년이 결국 희소자원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란 암울한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원주·횡성권역을 저탄소 집약적인 산업벨트로 묶어 발전시켜 나가면 일자리에 목마른 청년들을 지역에 묶어둘 수 있을 것이다. 긴 안목으로 치밀하게 전략을 짜서 하나하나 준비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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