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무엇이 더 중한가?
[살며 사랑하며] 무엇이 더 중한가?
  • 임길자
  • 승인 2022.04.03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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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향 임길자 [문막노인복지시설 정토마을 원장]
△도향 임길자 [문막노인복지시설 정토마을 원장]

연일 코로나19(오미크론) 확진자가 2~3,000명을 넘나들고 있다. 원주시청 인구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3월 말 기준 전체 인구 35만 9,000명 중에 확진자가 8만 명이 넘었으니 22%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확진 통보를 받은 사람들 중 누구는 어디서든 일정기간 동안 격리되었을 것이고, 또 누구는 병원에 입원했거나, 또 어떤 이는 이미 생을 달리했다.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가 시작할 때만 해도 우리는 “이 소동이 얼마나 갈래나? 바이러스라고 하니 날이 풀리면 없어지겠지”라고 하다가 “설마 해를 넘기기야 하겠어?”라며 각자가 편리한 쪽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예측은 거칠게 빗나갔고 그 통증은 매우 크고 오래가고 있다.

특히 집단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중 노약자가 머무는 아동 및 노인시설은 어디를 막론하고 공포의 도가니가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잡을 길도 없고, 느낄 수 있는 냄새도 없으니 누구도 막을 방법이 없었다. 필자가 운영하는 시설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2년 동안 고요했던 시설에 2월 초 명절 연휴가 끝나면서 시작된 오미크론이 두 달 가까이 시설 전체를 뒤흔들어 놓았다.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 9일 제20대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 헌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국민들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몸 받쳐야 할 책무가 당선자에게 주어진 것이다. 그는 국민이 불러냈다며 공정과 상식을 외쳤다.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광화문 대통령을 외쳤고,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지급을 확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랬으면 좋겠다. 어느 쪽이 얼마나 아픈지? 누가 얼마나 괴로운지? 지금 이 순간에도 대통령 당선인의 입을 바라보고 있을 수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진중(鎭重)하게 헤아렸으면 좋겠다.

대통령에게 국가의 안보를 지키는 일보다 우선하는 것은 없다. 대통령에게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살피는 것보다 더 우선하는 일은 없다. 그래서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자 국가의 원수로서 국정의 최고 책임자일 뿐 국민 위에 군림 해선 안 된다. 대통령의 권한은 국민을 위해 부여된 것이다. 아울러 대통령에게는 입법, 행정, 사법을 중재하고 국정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이 또한 국민들의 생명과 삶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사용돼야 한다. 

당선자는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라고 했던가? 의식은 ‘깨어있는 자신이 스스로를 단속하는 영역’이다. 그래서 공간이 의식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고, 깨어있는 의식이 공간을 지배하고 자신을 지휘하는 것이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정치란 입장이 서로 다른 사람들과 공통의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조금 늦더라도 바른길을 가야 한다. 공정과 상식의 기준은 원칙을 지키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지금 대통령 당선인은 정권 인수과정에 있다. 현재 정부의 국정 운영시스템 전반을 학습하는 시간이다.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면서, 계속해야 할 일과 변화가 필요한 일, 그리고 더 나은 국민의 삶을 위한 방향을 연구하고 설계하는 시간이다. 또한 어려운 환경에 처한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에 친절히 반응하며, 어렵고 답답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국민들을 대통령의 언어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방법을 찾는 시간이다. 아울러 오랜 기간 울퉁불퉁하게 조작된 당선자 내면의 기구를 국가 원수로서의 도구에 어울려지도록 쓸고 다듬는 기간이다. 

지난 20일 동안 당선자가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먹었는지는 궁금하지 않다. 어떤 나라를 만들고 싶은 건지? 그래서 어떤 일을 하려 하는지? 그리하면 국민들에겐 어떤 이득이 주어지는지? 대통령 당선인의 언어로 소상히 설명해 가는 과정이 지금이라고 본다. 국민과의 소통은 국민들의 소리를 듣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이해와 양보와 배려는 가진 자가 하는 것이다. 

그 외에 무엇이 더 중하리…“香遠益淸(향원익청) 處染常淨(처염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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