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민주주의 꽃 선거는 끝났다
[문화칼럼] 민주주의 꽃 선거는 끝났다
  • 전영철
  • 승인 2022.06.0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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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철 [상지대학교 교양학부 교수]<br>
△전영철 [상지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지난 겨울부터 계속되어 온 선거 국면이 겨울과 봄을 지나 여름의 초입에서 끝났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채 100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있었던 여덟 번째 지방선거여서 썸트렌드에서 연관어 트렌드분석을 해봐도 지방선거에서도 대통령 선거의 후보자 이름과 정당 이름이 가장 많이 도출되었다. 원주의 경우에도 원주선거를 키워드로 검색하여 보니 지자체장 후보 이름보다 도지사 후보나 중앙 정치인인 국회의원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하였다. 이는 지역일꾼 선거라는 본래의 의미가 많이 퇴색한 선거였음을 보여주는 자료이다.

원주는 이번 지방선거 기간 동안 원주갑 지역구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맞물려 전 국민의 관심 지역이 되었고 사전 여론조사에서도 시장,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초박빙의 경합지역으로 나타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투표율에서는 전국 평균 투표율 50.5%, 강원도 투표율 57.8%와 비교할 때 51.8%로 이웃도시인 강릉과 춘천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였다. 특히 2030세대 젊은 층의 투표율은 거의 무관심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30%대에 불과했다.

이번 선거를 통한 유무형의 성과도 있었다. 강원도 무대접론이라 할 대표적인 사례로 수십 년 동안 입법발의에만 머물렀던 강원특별자치도법이 5월 말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또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에서 삭감되었던 여주~원주 철도 SOC예산과 동해북부선 철도에 대해 이슈가 되었고 또 일부계수조정을 통해 살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가기 전에 여당 도지사 후보의 삼성반도체의 부론산업단지에의 유치공약은 실현 가능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나오기도 했다.

준 광역협력망을 바탕으로 차세대이동모빌리티 산업 유치, 의료헬스케어 산업 유치 등이 공약으로 나오기도 하였고 남한강권 협력경제벨트구축이 공약으로 나오기도 했다. 어찌 보면 지난 대선에서 지역별 공약이 다시 나와 관심을 끄는 데 한계도 지적되기도 하였다. 세대별 복지공약이나 육아나 교육 등의 공약은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되기도 하였다. 이 과정에서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나 서민들의 삶에 대한 안전망 구축 등에서는 아쉬움이 제기되기도 한다.      

대통령 선거부터 계속되어 온 선거운동에 피로감도 느낄 만하였지만 모두들 최선을 다해 지역에 대한 문제해결을 약속한 후보들의 노고에도 감사드린다. 당선자들에게는 축하와 낙선자들에게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입후보자들의 선거운동 방식에도 한층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유권자들을 찾아가 만나고 그들의 요구사항과 지역의 문제점을 현장에서 파악하고 메모하여 공약화하는 과정이 지난 선거보다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보 외에 후보자들에 대한 정치적 견해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는 제한적이었다. 대표적으로 시청이 불편한 시간대의 방송토론 외에 딱히 없었다는 한계도 있었다. 방송토론 영상이 유튜브로 기록에 남아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이런 문제는 지속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감 선거도 후보의 난립과 교육에 대한 철학과 검증의 한계도 보였다. 어떤 후보는 오히려 교육감도 정당 공천제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있었다. 또 역량이 뛰어난 후보가 중앙정치의 영향에 의해 추풍낙엽처럼 낙선하는 경우를 보고 지자체장이나 지방의원의 경우 정당 공천제를 폐지해야 된다는 이야기도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소수정당의 지방의회 진출의 어려운 문제도 여전하다.

기권도 하나의 정치적인 의사 표현이라고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 참여는 두 명 중의 한 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특히 미래세대인 젊은 층의 투표율은 심각한 실정이다. “삶이란 우리의 인생 앞에 어떤 일이 생기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라는 존 호머 밀스((John Homer Mills)의 명언은 선거를 대해는 우리의 자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진영논리가 치열하게 충돌하였던 대선과 지선이 있었던 2022년 상반기, 이제 코로나의 엔데믹으로의 전환과 더불어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다. 생각이 다르다고 갈등의 골이 깊어졌던 과거를 뒤로하고 이제 지역발전과 내 삶, 이웃의 삶에 대해 같이 존중하고 응원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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