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철도교통 사통팔달도시 원주의 미래상과 과제
[문화칼럼] 철도교통 사통팔달도시 원주의 미래상과 과제
  • 전영철
  • 승인 2022.07.17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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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철 [상지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전영철 [상지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지난 2000년 7월 밀레니엄 기념으로 무엇을 남겨야 하나 고민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황량한 시베리아 벌판을 달리는 까만 실선으로 표시된 “철도를 따라가자”라는 취지로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여행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무르 강의 하바로브스크, 바이칼 호수의 이르쿠츠크, 예카테부르크, 페름, 노보시비르크, 모스크바 그리고 상트뻬제르부르크까지 1만 킬로미터가 넘는 여행길은 철길 하나가 동서양의 문명을 잇고 경제를 이어주는 엄청난 대동맥이었음을 현장에서 생생히 느꼈던 경험이 새롭다. 

기후 위기시대 친환경 철도 도입과 도로교통 중심에서 철도로의 교통정책 변화로의 중심이동을 통해 2030년까지 철도망을 2배로 확대하겠다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지난해 수립되었다. 강원도에서는 전체 네 개의 사업이 반영되었는데 원주역~만종역 복선전철 직선 연결로 길이 6.6km 투입예산 6,371억 원, 동해선으로 삼척~강릉 간 단선전철 고속화 길이 43.0km 투입예산 1조 2,744억 원, 용문~홍천 광역철도 단선전철 길이 34.1km에 투입예산 8,537억 원, 마지막으로 동해 신항선으로 삼척 해변~동해 신항 간 단선철도로 길이 3.6km 투입예산 1,650억 원의 사업이 반영되었다. 또 추가 검토 사업으로 경원선 전철화로 경기 연천~철원 월정리 간 단선전철, 원주춘천선 철도로 원주~춘천 간 단선전철, 태백 영동선으로 제천에서 삼척 간 복선전철을 추진하기 위해 태백선과 영동선 복선화 사업을 추가하였다.

이러한 계획에서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곳이 단연 원주이다. 정부에서 이미 원주역에서 서원주간 중앙선 철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6.6km의 원주역에서 만종을 연결하는 직선 노선을 새로 계획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강릉으로 향하는 열차가 제천을 떠나 원주역을 거쳐 강릉으로 가려면 서원주역까지 가서 다시 강릉으로 향해야 하는데 속도를 줄여야 하고 이로 인해 소요 시간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종까지 직선 노선을 계획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은 어떤 추가적인 효과를 발생시킬까? 우선 정부가 국가교통망 계획에 있어 현재 경부 축 사선에 강릉과 목포를 잇는 강호 축을 통해 국토의 균형개발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보이는 것으로 읽힌다. 이는 향후 남북관계의 개선 시에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철도망과 연결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큰 것이다. 

이미 추진되고 있는 여주-원주 간 철도가 예정대로 2027년에 완공되고 충북 도담에서 경북 영천의 중앙선 철도 복선고속화가 2023년 말 완성된다. 이제 원주의 역할은 옛날 대전과 천안이 철도교통에서 했던 역할을 하는 도시로 거듭나게 된다. 서쪽으로는 여주시와 판교를 지나 인천공항까지 연결되고 동쪽으로는 강릉, 그리고 남쪽으로는 강호 축을 통해 목포까지 2시간 30분 내외, 부산까지 2시간 내외에 논스톱으로 연결될 수 있다. 내륙에 갇혀있던 도시에서 전국 어디라도 철도로 연결되는 천지개벽이 이루어진다. 원주역에서 만종역까지의 직선 노선개설은 원주와 춘천 철도건설의 사업 타당성을 높여주는 효과도 기대된다.

여주~원주 철도연결은 원주가 준 수도권으로 편입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일부 수도권 인구를 편입시키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로 인해 기존 주민들은 지가상승과 주택비용 상승에 직면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의 위기시대에 원주에는 새로운 전환을 가져오고 오히려 자족도시로의 발전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사전 치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KTX 역 세 개를 갖춘 도시로써 철도와 도시교통을 연계시키는 노력과 다양한 도시 내 교통수단을 철도역과 연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서원주역이 여객과 화물역으로서 복합기능을 더 견고하게 가져가도록 주변에 화물 물류단지와 복합 화물터미널의 구축 등 다양한 노력을 덧붙여야 할 것이다. 셋째, 수도권의 4도 3촌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젊은 인구의 유입전략을 통해 세컨드하우스나 워케이션에 대한 대응을 통해 인구 유입 정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레 관광, 경제, 일자리, 물류의 발전으로 원주를 더욱 매력 있는 도시로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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