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 우리에겐 ‘365일 산타클로스’가 필요해
[비로봉에서] 우리에겐 ‘365일 산타클로스’가 필요해
  • 심규정
  • 승인 2022.07.3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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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정[원주신문 발행인·편집인]
△심규정[원주신문 편집인]

멈출 것 같았던 코로나19의 낌새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2019년 말 코로나19 급습 이후 각종 변이 바이러스 등장, 여기에 최근 이름도 생소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바이러스 하위 변위 BA.5까지.

확진자가 두 자릿수에서 다시 세 자릿수로 상승곡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젠 풍토병이지 않냐. 어느 정도 면역력이 형성됐으니 크게 걱정할 것도 없다”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 많다. 

하지만 안심지수는 장담할 수 없다. 카멜레온처럼 다양한 페르소나를 선보이는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스멀스멀 뻗칠 촉수의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 도통 모를 일이다.

‘사회적 핵무기’로 일컫는 코로나19가 이처럼 우리와 근인관계를 맺고 있는 현실에서 삶은 더 팍팍해질 수 밖에 없다. 사회적 약자, 취약계층의 삶은 더더욱 그렇다. “사회적 취약자는 남들보다 코로나19의 생물학적 위험에 오래 노출될 수 있다”라고 미국의 통섭형 학자인 예일대 니컬러스A, 크리스타키스(Nicholas A. Christakis)교수는 말했다. 

그야말로 형편 무인지경의 삶은 이제 일상이 될 것이다. 위기는 행동과 대응을 촉발한다고 한다. 전대미문의 전염병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각종 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환난이 또 다른 환난과 겹치는 퍼펙트 스톰(Perpect Storm)은 우리에게 선함과 이타성을 시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2년부터 시민서로돕기 천사운동을 벌여온 원주시가 든든한 복지를 위해 위기가구 발굴에 나섰다고 한다. ‘어려움을 당하면 서로 돕는다’라는 조선시대 향약의 4대 덕목 중 하나인 ‘환난상휼(상호부조)의 대명사’ 격인 게 바로 원주시의 시민서로돕기 천사운동이다.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던 차상위계층이 지난해부터 기초생활수급자에 편입되면서 위기가구 발굴을 통해 수혜자와 금액을 늘려 복지의 그물망을 촘촘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매달 13만 원의 지원에서 벗어나 수혜의 폭을 의료비, 교육비, 장학금 등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원강수 원주시장이 지난달 25일 천사운동 1,004만 원을 선뜻 기부한 것은 든든한 복지를 위한 솔선수범의 자세다. 그는 “경기침체 등으로 지역 경기가 어려운 현실에서 더 많은 시민이 천사운동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라며 말했다. 

사회복지학 용어로 빈곤선(poverty line, 혹은 최저 생계비)이란 말이 있다. 빈곤과 비빈곤의 경계선을 말하는데, 심각한 경제적 궁핍을 피하기 위해 한 가족이 가져야 한다고 추정되는 연간 소득액이 700달러(91만 2,450원)라는 말이다.

자선 기부액이 세계 1위인 미국의 경우 공동체의 강한 유대감을 실천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집단적·호혜적 보살핌과 평등한 사회관계를 목표로 하는 상호부조재난구조회, 도우려는 사람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모두 참고할 수 있도록 상호부조단체 목록을 제공하는 미국코로나19상호부조회도 있다.

지역 공동체의 끈끈하고 섬세한 유대감을 위해서는 선한 천사, 산타클로스 같은 이웃의 따듯한 손길이 위기가구에 접착체처럼 붙어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부자와 빈자의 양극화가 심화되면 곤란하다. 

세익스피어의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나오는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말을 소개하면서 글문을 닫겠다. “인간의...선행은 뼈와 함께 묻히고 만다”  훈훈한 징표는 사람의 마음 속에 이름과 함께 오래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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