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71) 미국 민요 작곡가 ‘포스터’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71) 미국 민요 작곡가 ‘포스터’
  • 최왕국
  • 승인 2022.08.0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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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
△최왕국 [작곡가]

< 민요를 작곡한다? >

보통 ‘민요’라고 하면 예로부터 민간에 구전되어져 내려오는 노래를 말한다. 우리나라 민요는 물론, 스코틀랜드나 독일, 이탈리아 등 각국의 민요들이 대부분 그렇다. 그런데 미국의 민요는 한 작곡가가 만든 노래들이 많은데, 그 작곡가가 바로 ‘포스터(Stephen Collins Foster, 1826-1864)’이다. 중요한 건 아니지만, 사실 ‘민요’라기 보다는 ‘가곡’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지만...

1800년대의 미국은 나라의 역사가 짧으니 구전되어 내려오는 민요라는 것이 존재하기 어려운 건 당연한데, 온 국민을 노래로 하나 되게 만들어 줄 곡이 필요했던 시기에 나타난 포스터의 주옥같은 노래들은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포스터의 생애 >

포스터는 정규적인 음악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미국 가곡의 자존심을 세워준 작곡가로 불릴 만큼 아름다운 노래들을 많이 썼다. 선천적으로 뛰어난 음악성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볼 수밖에...

포스터는 음악인으로는 최초로 ‘위대한 미국인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었고, 미국 최초의 ‘전업 작곡가’였다. 또한 미국 최초로 한 작곡가의 전곡이 한 세트로 출판되었던 것도 포스터였다.

그러나 정작 포스터는 살아생전 경제적인 궁핍함에 시달렸다고 한다. 작사 작곡을 하는 능력은 뛰어났지만 그걸 돈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아내와 딸을 제대로 보살피지도 못하고, 결혼도 파탄나고, 알콜 중독에 시달리다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불운한 작곡가였다.

포스터의 4대 명곡 중 하나로 꼽히는 ‘금발의 제니’는 금발의 아내 ‘제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쓴 곡인데, 결국 아내가 떠나가는 아픔을 겪어야 했던 것.

< 스와니강 >

포스터는 200여곡의 노래를 만들었는데,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스와니강(Swanee River)’이다. 이 곡은 포스터가 25세 되던 해에 작사 작곡한 것으로, 원제는 ‘고향 사람들(Old Folks at Home)’이며 미국 남부 출신 흑인이 고향을 떠나 방랑객으로 살며 ‘스와니강’가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노래다.

그러나 스와니강변의 마을은 포스터의 고향이 아니다. 가사를 구상하던 포스터가 지도를 펼쳐 놓고 음절이나 어감상 가장 잘 어울리는 강 이름을 선택했다는 일화도 있다.

이 노래는 비단 미국 남부를 고향으로 둔 사람뿐만 아니라, 고향을 그리워하는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의 향수를 달래 주는 노래가 되었다. 크림전쟁에 참전한 영국 병사들도 고향을 그리워하며 ‘스와니강’을 불렀고, 남북전쟁시 남군은 물론, 북군도 이 노래를 부르며 향수를 달랬다고 한다.

< 켄터키 옛집 >

포스터의 또 다른 명곡으로는 ‘켄터키 옛집’, ‘올드 블랙 조’, ‘오 수재너’ 등이 있는데, 제목만 들어도 알 수 있듯 주로 어린 시절의 추억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흑인들의 삶과 애환을 그린 노래들이 많다.

‘스와니강’과 함께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켄터키 옛집’의 탄생 배경으로는 여러 설이 있다. 신혼시절 켄터키주에 있는 친지의 집에 방문한 적이 있던 포스터가 그 때의 기억을 바탕으로 이 노래를 작사/작곡했다는 것이 정설인데, 그 집은 현재 켄터키 주정부의 관리하에 “켄터키의 집”이라는 이름의 명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또한 작곡가와 켄터키의 연관성 보다는 그가 ‘톰 아저씨의 오두막(Uncle Tom’s Cabin)’이라는 소설을 읽고 영감을 받아 쓴 곡이라는 설도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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