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분노할 결심
[기고] 분노할 결심
  • 이주은
  • 승인 2022.09.18 1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주시장직 인수위원회의 ‘한지테마파크 여론에 대한 반론’을 접하고...
△이주은 [사단법인 한지개발원 사무국장]
△이주은 [사단법인 한지개발원 사무국장]

지난 1999년 회원으로 활동하던 단체가 한지축제를 한다하여 영화 동아리 소속이었던 필자는 행사 기간 영상스케치 등을 하며 손을 보탰다. 다음해 한지의 ‘한’자도 몰랐던 나는 전공자라는 이유로 전시 담당 팀장으로 축제 자원봉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 당시 축제 사무국의 선배들이 불과 몇 십만 원의 상근비를 받으며 일하는 동안 자원봉사임에도 불구하고 활동비를 받아가며 일을 했으니 돌이켜보면 완전한 자원봉사자로서 당시 함께 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이 지금도 가슴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8월 18일 민선 8기 시장직 인수위원회는 활동결과보고서를 원주시청 홈페이지에 올렸다. 여기에는 원주한지테마파크 관련 문제점과 평가 및 제언이 담겨있다. 첫 번째 문제점으로 지적한 (사)한지개발원의 테마파크 위탁운영에 대한 지적부터 한지개발원이 자립 운영을 하지 못했다거나 한지를 전략사업으로 육성하지 못했다는 논리 없고 근거 없는 지적 앞에서 말문이 막힌다. 

평가 및 제언 사항은 개인적으로도 언급할 가치를 못 느낄 정도로 단편적이며 한쪽으로 경도된 사견으로 보인다. 비전문가로 구성된 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오히려 자료에 충실하고 관련 기관의 입장을 들으며 겸손한 자세로 자료를 근거로 관련 내용을 검토해서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했다. 마치 한풀이하듯 오히려 신임 시장의 귀를 막으며 시정에 걸림돌을 자처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당연히 문화에 대한 전문성을 보여주지 못한 구성이었으니 큰 기대가 없긴 했지만, 이 보고서를 통해 파생되는 잘못된 판단과 시정의 향방을 예측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장직 인수위원회는 활동결과보고서 이후 여론이 좋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는지 원주신문에 ‘한지테마파크 사업관련 여론에 대한 반론’을 인수위 명의로 실었다. 해체됐는데 말이다. 덧붙여 ‘결과보고서가 지난 8월 20일 공개되면서 이해관계자들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지를 사랑하고 순수하게 축제를 지켜내고자 하는 사람들, 실무자, 회원, 시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볼 수 있다. 이권을 따지고 영리를 추구했다면 누가 이 길을 가려고 했을지 의문이다. ‘매년 운영지원금이 7억 2,700만 원이다’ 라는 문구도 반박하자면, 2011년 개관 당시 지원금은 2억 3,400만 원이었고 2020년에는 자부담금이 없어지면서 위탁운영비로 7억 2,700만 원이 지원됐다.  

물론 2020년부터 원주한지테마파크의 모든 수입금은 원주시 세외수입으로 처리됐다. 지난 2019년까지 원주한지테마파크의 연간 자부담 비율은 총예산액의 50% 내외로 법인이 자부담을 출연하며 운영했다. ‘그동안 운영비로 약 86억 원이 지원되었다. 국도비를 제외하면 시비는 그간 사업비와 운영비 포함 180억 원이 투자되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2011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의 위탁운영비 총액은 46억 3,000만 원이다. 감사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감사가 무산되었다는 것도 허위이고 한지개발원은 감사 대상 기관이 아닐뿐더러 의회에 출석할 자격도 없다. 경영공시를 할 대상도 아니고, 한지개발원이 공익법인 등록한  2021년부터 결산 공지를 하고 있다.  

순수 민간단체라는 성격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의회 행정사무 감사에서 요구받는 자료는 성실하게 제출해 왔다. 허위사실 유포가 아닐 수 없다. 기고문에서 지적한 근거 없는 운영 불투명, 자생력 등에 대한 언급은 더 말할 가치도 없다. 실무자로서 분노의 감정이 솟구친다. 

지금처럼 원주한지테마파크라는 한지문화 플랫폼이 없었던 때, 축제가 열리는 시기마다 강원감영과 치악예술관 일대가 한지등 야외전시, 실내 특별전시, 한지체험을 하는 사람들로 장관을 이뤘다. 그 후 시간이 흘러 세계종이작가협회 원주총회 준비를 계기로 한지개발원 사무국에서 일하며 한지를 서서히 공부하게 됐다. 

스며들다, 매력에 빠져든다는 뜻의 ‘한며들다’라는 말을 요즘 절감하며 축제도 하고 교육도 하며 시민 속에서 한지라는 새싹이 자라나는 것을 지켜봤다. 서서히 문화 서비스의 질적인 향상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나의 역할과 서비스 정신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오늘도 한지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 길이 언젠가는 아름답고 단단하여 전 국민이, 세계인이 원주로 향하는 길, 한지의 길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