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문화관광재단 설립 논의…간과해서는 안될 지점들
[문화칼럼] 문화관광재단 설립 논의…간과해서는 안될 지점들
  • 전영철
  • 승인 2022.10.0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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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철 [상지대 FIND칼리지학부 교수]
△전영철 [상지대 FIND칼리지학부 교수]

민선 8기가 출범하면서 많은 지자체에서 행정부서 조직개편과 산하기관 및 출자 출연기관에 대한 재편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멀리 대구에서는 공공기관 구조조정을 통해 18개 기관을 11개로 통폐합했다. 기관 통폐합에 앞서 경제적인 논리와 수월성만을 내세우게 되면 나중에 더 큰 문제를 안게 될 것이다. 
원주에서도 문화재단에 관광 기능을 덧붙여 문화관광재단으로의 재편하자는 의견이 오고 가는 모양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원주 정도의 인구 40만을 바라보는 도시로서 문화관광재단에 대한 논의는 좀 더 신중해야 된다고 본다. 나름 그 이유를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도시 내에서 문화와 관광은 성격이 전혀 다른 대상을 상대로 한다. 문화는 내부의 시민 문화예술 향유와 전문 창작예술지원을 목적으로 하고 관광은 지역을 방문하는 외지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문화는 내부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면, 관광은 외부의 관광객 유치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목적이 있고, 대부분의 공적인 지원조직의 기능도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둘째, 두 부문 모두 명확한 전문성을 가지고 조직이 별도로 운영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문화관광재단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재단은 대부분 군 정도의 행정단위나 광역 단위에서도 전북 정도가 이름을 쓰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작년에 속초, 올해 횡성, 그 전에 동해 정도가 문화관광재단이라 칭하고 있을 정도이다. 광역지자체인 강원도에서도 문화재단과 관광재단을 구분해 설립한 이유를 보면 잘 알 것이다. 또 문화관광재단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어도 업무를 초기에는 축제 운영을 관광업무로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전북에서도 처음에는 명칭만 문화관광재단이라 하였고 한옥 자원 활용 상설 공연에서 출발해 지금에서야 관광진흥 본부로서 그 기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서울에서도 초기에 관광공사로 출범했다. 관광 지원기능이 갖는 공적인 특성 때문에 관광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경기관광공사는 출범 때부터 경기관광공사로 출범해 마이스 산업지원 등 활발한 관광 부문의 진흥과 지원에 힘쓰고 있다. 제주도 역시 관광공사로 출발해 지역관광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셋째, 문화와 관광 모두 원주 같은 도시에서는 확대해 가야 하는 부문이다. 문화는 특히 젊은 MZ세대에게 있어서는 도시 정주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아무리 급여를 많이 주는 직장이 있다 하더라도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향하는 이유는 그들이 추구하는 취향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을 지지해주는 지역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못한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관광은 반면 지금과 같이 경제구조가 생산중심에서 교류인구와 서비스산업으로 가는 시기에 있어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각각 전문성을 가지고 두 부문을 모두 확대하고 육성해 가야 한다. 

전남 같은 경우에는 문화재단에 관광 지원 기능을 하고 있다가 전남 관광재단을 별도의 조직으로 출범시켰다. 광주도 문화재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관광이라는 핵심사업을 앞세워 관광재단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 지역이야말로 우리가 피상적으로 볼 때 문화와 관광이 가장 가까운 지역이지만 별도의 조직들을 운영하는 것을 보면 문화와 관광의 성격이 각각 다르다는 것을 선험적으로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문화와 관광을 하나의 우산에 씌워 시너지를 발휘해야 하는 도시의 규모는 이미 원주는 넘어선 것 같다. 또한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있어서 지역축제, 지역문화, 지역 예술 등도 중요한 영역으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자칫 문화적인 성숙도가 낮은 상태에서 이를 관광 상품화한다든지 관광을 먼저 앞세우게 되면 자칫 문화예술이 원래 가지고 있는 기능이 도시에 있어 발휘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화관광재단이라는 이름을 현재 쓰고 있는 지역의 중간 지원조직이자 출연기관으로서 고민이 많을 것이다. 문화와 관광 모두 원주시로서는 매우 중요한 부문이다. 그리고 두 부문 모두 전문적인 기능과 성격을 가지고 역량을 강화해 나갈 때 원주의 새로운 문화적인 활력과 관광진흥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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