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76) 여성 작곡가들 (上)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76) 여성 작곡가들 (上)
  • 최왕국
  • 승인 2022.10.16 1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왕국 [작곡가]
△최왕국 [작곡가]

<‘여성 작곡가’라는 단어>

교회 찬양대원 분들께 많이 알려진 이름 ‘매리 맥도널드(Mary McDonald)’...

“Mary”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여성 작곡가이다.

우리나라 합창 작곡가들 중에도 조혜영, 진선미, 홍지열 등 여성분들이 많다. 대중음악이나 클래식 등으로 범위를 넓혀도 요즘엔 ‘여성 작곡가’라는 단어를 쓰기가 어색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성 작곡가들이 많지만 옛날에는 그렇지가 않았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뛰어난 음악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동생 뒷바라지만을 해야 했던 모차르트의 누나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7080 시절만 하더라도 혼성 듀엣 현이와 덕이의 장덕(1961~1990)은 여성 싱어송라이터로서 매우 희귀한 존재였으며, 이후 심수봉과 노영심 등이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명성을 떨치는 등 여성 작곡가들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오늘은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나 자신의 재능을 맘껏 펼치지 못했던 여성 작곡가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나넬 모차르트>

‘나넬’은 그녀의 애칭이었고, 본명은 ‘마리아 안나 모차르트(Maria Anna Mozart 1751~1829)’다. 동생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보다 5살 위 누나였으며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음악적 재능이 특출하여 동생을 능가할 정도였다고 한다. 비록 정설은 아니지만 어쨌든 남달리 훌륭한 음악성을 가지고 있던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남매에 관한 이야기는 영화로도 개봉되어 화제가 되었는데, 실화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좋을 것 같다.

역시 음악가였던 아버지 레오폴드 모차르트(Johan Georg Leopold Mozart, 1719-1787)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남매를 데리고 연주여행을 다니곤 했는데,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신동 남매의 음악적 재능에 감탄했으며, 그들의 연주회는 장안의 화젯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아버지 레오폴드는 아들에 대한 편애가 심했기 때문에 나넬은 건반악기와 성악까지만 허용했고, 바이올린이나 작곡은 배우지 못하게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넬은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바탕으로 결국 바이올린 연주와 작곡까지도 훌륭하게 해 내고야 만다.

모차르트 남매와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는 본 칼럼 36회에서 자세히 다룬 바 있으니 일독을 권한다.

<멘델스존의 누나>

‘파니 멘델스존(Fanny Mendelssohn Hensel, 1805~1847)’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Bartholdy, 1809~1847)’의 누나로서 400곡이 넘는 작품들을 작곡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을 주로 살롱에서 연주하곤 했는데, 당시 사회 분위기상 여성 작곡가의 작품을 큰 연주홀에서 대규모 편성으로 연주하기는 어려웠다.

그녀가 14살 되던 해에는 바하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24곡 전곡을 외워서 연주할 정도로 천재성을 보였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동생 펠릭스가 빅토리아 여왕 앞에서 연주할 기회가 있었는데, 여왕은 펠릭스가 연주한 곡 들 중 그의 누나 ‘파니’가 작곡한 ‘이탈리안’을 가장 맘에 들어 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여성에게 음악적인 재능이란 단지 결혼을 더 잘 할 수 있는 조건으로만 여겨졌고, 직업적인 음악 활동은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그녀의 아버지는 ‘파니’에게 음악은 그냥 취미 활동과 교양 수준에서 만족할 것을 종용하였다.

‘파니 멘델스존’의 남은 이야기는 지면 관계상 다음 칼럼에서 계속하도록 하고 오늘은 빅토리아 여왕이 감탄했다는 ‘파니 멘델스존’의 가곡 ‘Italien’을 감상하도록 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