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서고의 비상(飛上)을 위한 제안
[기고] 영서고의 비상(飛上)을 위한 제안
  • 곽문근
  • 승인 2022.10.1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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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문근 [원주시의원]
△곽문근 [원주시의원]

반곡관설동에 위치한 영서고등학교, 1941년 설립되어 시계추처럼 묵묵히 교육현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해 오고 있고 오랜 전통을 가진 고등학교이다. 6.25전쟁 시에는 학교의 교사 및 부속건물이 전소되기도 했고 교지 및 실습지 일부가 군사기지로 징발되기도 했다.

70년대에는 농업, 축산, 잠업, 원예, 임업, 농산제조과 등의 과에서 수많은 농협·공무원 등의 인재를 배출했었고 원주 발전에 기여한 동문들이 넘쳐 난다. 기존에는 ‘원주농업고등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해 왔는데 2005년에 현재의 영서고등학교로 개명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 성과평가 결과 ‘우수’학교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학생들에게 역량과 꿈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 학교로 정평이 나있다.

개설한 과도 골프경영과, 사무행정과 등 시대변화에 맞게 학칙을 개정하면서 공업·농립특성화 고등학교로 잘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문제는 진학을 하려는 중학생들의 인식변화이다. 취업, 교육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달라져 입학생 경쟁률이 저조하고 재학생 중에 중도이탈자가 다른 일반 고등학교에 비해 많은 편이다.

학급당 평균 학생 수의 자료를 옮겨 보면 원주고등학교의 경우 학급당 26.7명이고 원주여자고등학교는 26.4명, 진광고등학교는 27.6명인데 비해 영서고등학교는 18.9명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보면 재도약의 발판이 필요해 보이고 이를 통해 지난날의 명성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을 이 학교가 위치한 지역주민으로서 갖게 된다. 

현재 반곡관설동에는 제일풍경채를 포함해 7개의 사업지에 5,000여 세대가 증가할 예정이고 이와 별도로 ‘반곡지구 도시개발 사업’이 확정되면 추가로 5천여세대가 더 들어설 전망이다. 그러면 반곡관설동의 인구는 2030년쯤에는 약 5만 5,000명이 되리란 전망이다. 지금도 인근의 웬만한 군의 인구보다 많은 4만4천명을 넘기다 보니 이 지역 주민들은 고등학교의 신설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계획된 사업지의 입주가 완성되는 시점에는 이 지역 학생 수는 더욱 증가할 것이고 이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든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문제는 원주의 전체인구가 늘어나지 않는 한 현재의 원주지역 고등학교의 증설은 쉽지 않아 보인다. 원주 시 학생 수가 기존 고등학교 가지고도 수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추가신설은 관련기관인 강원교육청에서도 난감해 할 것이고 기존 고등학교들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도시 중 일부지역만 팽창하는 환경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의외로 크다. 우선 교통흐름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학생들의 통학시간만 되면 병목구간이 늘어나게 될 것이고, 학생들에게 통학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학습효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뿐만 아니라 부모들의 생활시스템과도 무관하다 할 수 없으니 민원의 증가가 예견되는 부분이다. 다자녀의 가정에서는 더욱 고충이 클 것이고 대기오염도 염두를 둔다면 통학거리가 길다는 것은 분명 개선점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기존의 학교 중의 하나인 영서고에 현재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직업인이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특성화 교육과정의 학급수를 조정하고 일반계열 즉 대학진학을 목적으로 하는 교과를 신설한다면 좋은 방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영서고는 혁신도시와 근접해 있다. 심사평가원 후면을 지나면 걸어서도 영서고에 도달할 거리이고 혁신도시 초입에 있는 업무시설 용지에서도 가까운 거리라 인근 공동주택에서도 걸어서 등교가 가능하다. 이 업무시설용지에서 큰 길을 건너면 ‘반곡지구 도시개발 사업’의 예정지이다. 영서고 정문 앞 원주천 건너편에는 대단위 공동주택 예정지들이 있는데 이 지역의 일부도 도보로 등·하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오랫동안 학교 역사를 잘 이어왔으니 지역의 명망 있는 분들과 동문들 중 일부는 학교의 존립에 근간이 되었던 과들을 존치해 학교의 색깔을 유지해 주길 바라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길게 보면 학교의 비상(飛上)은 신입생의 숫자부터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 당장은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될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기회는 언제까지 기다려 주지 않을 테니 이 시점이 절호의 기회라면 잡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영서고등학교의 이미지는 오랜 역사 속에서 가꾸어 온 귀중한 자산이고 쉽게 내어주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알맞은 때란 결과와 마주치기 전에는 알 수 없기 때문에 감히 제안을 해보는 것이다. 신설고교의 설립도 어렵고 영서고의 특성화 고등학교란 이미지 포기도 어렵다면 다른 방법으로는 기존의 일반계열 고등학교를 이 지역에 이전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나 이미 지역에 있는 영서고이니 기능을 전환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머리에서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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