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원강수 시장의 해고 사유 통보 납득할 수 없다”
[기고] “원강수 시장의 해고 사유 통보 납득할 수 없다”
  • 김억수
  • 승인 2022.10.30 20:17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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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원주시시설관리공단 제공]
[사진=원주시시설관리공단 제공]

지난 13일은 마음이 깊은 상처로 얼룩진 날로 기억될 것 같다. 평생을 공직자로 살아왔는데, 자존감과 명예가 한꺼번에 무너졌다는 자괴감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내 머리를 감싸고 있다. 그날, 시설관리공단을 총괄하는 원주시청 A 과장이 찾아왔다. 시장의 지시라며 이사장직을 해고하겠다고 전했다. 순간 황당하면서도 말문이 막혔다. 해고 사유는 이랬다. 첫째, 평소 민주노총 간부와 수시 단독 면담과 노조 요구 사항을 검토 지시하고. 둘째, 시설관리공단 가로청소팀 청소기동반 선발 관련 일반직 노조에서 고용노동부에 진정서 제출 및 취하를 꼽았다. 

셋째, 지난 5월 노조위원장이 공단 직원과 관련된 노조 활동에 사용해야 하는 근로 면제 시간에 자체 노조 활동이 아닌 시내버스 공영제 기자회견장에 출입한 것에 대한 확인서(경위서) 징구를 차단했다는 것이다. 결론은 이렇다. 이사장이 특정 노조위원장의 편을 들어 원주시정에 역행하고 부당 노동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이는 엄연히 사실과 다르며 삐뚤어진 노사관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첫째, 현재 공단은 5개 노조가 활동하고 있다. 외근직 위주의 민주노총 소속 노조와 내근직 위주의 일반노조가 주축이다. 업무 특성상 가로 청소나 장애인콜택시 등 운전직 업무를 맡은 외근직 조합원들의 불만과 요구 사항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공단 설립 초기다 보니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노조 측의 면담 요청이나 건의 사항 제안은 당연하고, 이사장은 열린 마음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둘째, 지난 3월 일반노조 조합원이 업무 과정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에게 심한 폭언을 하여 주의 처분을 받자, 피해 직원은 상대에게 내린 처분이 약하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폭언한 직원에 대한 이동 배치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공단은 일사부재리의 원칙과 경영권 개입을 적용하여 이동 배치 요구에 불응했다. 이후 6월 공단의 도시환경부에서 청소기동반 운영을 위해 직무 공모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폭언한 일반노조 직원이 청소기동반에 합격하자, 민주노총에서는 합격자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다. 

이에 폭언을 한 직원이 소속된 일반노조 측에서도 이사장에게 항의 면담을 요청하고,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양대 노조가 강 대 강으로 대립했다. 숙의 시간이 필요했고, 결국 발령 보류를 지시했다. 협상을 통해 진정서 제출을 취하시킨 후 애초 계획한 7월 1일 청소기동반이 정상 출범했다. 

셋째, 시내버스 공영제 관련 기자회견장 출입과 관련해서는 당사자인 노조위원장은 공단에서도 공영버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이에 전혀 무관치 않다며 노조 활동 시간에 참석한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감사실에서도 명확한 위반 여부 판단이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무엇보다 이 사항은 공단 직원 복무 내규에 따라 처리하는 전결사항이다. 

공단은 5개 노조가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칠 수밖에 없다. 이사장이 손 놓고 있거나 누구의 이야기도 듣지 않고 강경하게 독단적으로 일 처리를 한다면 직원들과 노조원들의 불만이 커질 것이다. 만약 노조원들의 단체 행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은 모두 시민들의 몫이며, 공단 내부의 갈등이 확대되어 외부까지 확산되면 시민들의 비난 화살은 원주시정으로 날아들 것이다.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최소화하는 게 사용자 측 대표인 이사장의 몫이다. 원만한 공단 운영을 위해 노조원들과 대화하고 협상하며 일처리 한 것이 과연 해고 사유가 될 수 있을까? 

그래서 본인은 지난 24일 해고를 지시한 시장과의 단독 면담을 가졌다. 해고 사유에 대한 소견서를 제출하고 이사장직에 대한 사직 의사를 표명했다. 시장의 귀와 눈을 어둡게 하는 자들의 말만 듣고 잔여임기 6개월 남은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게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해고 조치를 내려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시장이 직접 저를 불러 솔직하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면 나는 흔쾌히 동의했을 것이다. 인수위 백서에서 드러났듯, 시장은 어떤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우리는 서로 오래전부터 아는 관계이고, 지역 선후배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한 게 죄(?)라면 달게 받겠다. 원강수 시장은 해고시 대원칙인 해고사유의 구체성, 양형의 형평성, 절차적 정당성을 지켰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중용의 길을 가야 한다. 1,900여 공직자의 대표이자, 36만 원주시민의 얼굴로서 공명정대한 시정을 펼치기를 바란다. 저의 ‘사직의 변’이 후배 공무원과 공단 직원들에게 의미 있는 희생이 되길 바란다. 원주시의 발전과 시민들의 건강을 빌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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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권 2022-11-03 11:40:57
'시장이 직접 저를 불러 솔직하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면 나는 흔쾌히 동의했을 것이다. 인수위 백서에서 드러났듯, 시장은 어떤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우리는 서로 오래전부터 아는 관계이고, 지역 선후배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고가 기사로서 가치가 있는건가요? 이런 수준의 내용이 언론사에 기고된다는거 자체가
언론사 스스로의 수준을 드러내는것 같아 안타깝네요. 그래도 원주의 전반적인 소식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참...

치악산 2022-11-02 20:58:01
많은 경우에 있어 선거에서 이긴 사람은 자신이 가지게 된 권한(인사권)을 극대화 하기 원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시장에 당선된 사람이고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이런 욕망이 가장 강하게 작용할 때입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자신이 생각하는대로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임명하거나 배치해서 시정을 이끌어 가고 싶어할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자신의 인사권 행사가 자신이 원하는대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자리가 있다면 이걸 해결하기 위해 거의 집착 수준의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바로 이런 점이 지금의 현상을 만들어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것입니다. 4년 임기 중 반환점을 돌아 시민들 눈치를 봐야 하는 시기가 올 때까지 이어질 것입니다. 두고 보십시오!

시민 2022-11-01 11:49:25
양쪽 얘기 다 들어봐야지. 이런 글을 기사화 하는 것 자체가 언론이 중심을 잃고 있는 것 아닌가?

실상은? 2022-10-30 20:38:44
행정서비스의 전문성 및 효율성 재고를 위해 원주시시설관리공단 설립을 했다. 이건 외부에 알리는 공식적인 입장이고, 실제로는 지지난 지선 공신에 대한 자리 마련이 목적인거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 도대체 원주시시설관리공단 설립 목적이 무엇인가? 그렇게 공단 추진을 반대하던 민노는 왜 그 당시 태도를 바꾸었는가? 모든게 미심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