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 한일전기 근로자들의 선택, 원주시민일까?
[의정단상] 한일전기 근로자들의 선택, 원주시민일까?
  • 곽문근
  • 승인 2022.11.06 20: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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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문근 [원주시의원]
△곽문근 [원주시의원]

집토끼가 우리를 뛰쳐나간다. 1964년도에 설립된 원주의 대표 향토기업인 한일전기는 언론자료에 의하면 300여명이 근무를 하고 연 매출액이 1,7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 회사 소재지 인근에서 고등학교에 다녔던 필자는 등·하교 시에 만나는 이 회사 직원들을 보면서 나중에 커서 ‘한일전기에 다니고 싶다.’ 는 꿈을 키웠다. 우리나라 펌프업계의 선두그룹이었고 소형가전제품 업계에서도 독보적인 존재이다 보니 당연히 부러움이 스멀댈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경영을 염려해야 하는 상태에 이르렀다며 세종 시로 이전계획을 진행한다고 한다.

원주시와는 무관한 이전계획일까?

이미 예견할 수 있었던 내용이 있다. 본사를 원주에 두고 있다 보니 시에 바라는 내용이 언론에 의해 투영되고 있었지만 ‘쇠귀에 경 읽기였다.’ 고 보여 지는 대목이 있다. 공장이 있는 세종 시에 비해 원주지역의 한일전기 제품판매량이 적다며 이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적과 효과는 미진했다.

이는 기업체에서는 본사가 위치한 지자체에 지방세의 세원 확보에도 기여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으니 매출액을 올리는데 도움을 줬으면 하는 직설적인 표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울어도 달라진 것이 없었나 보다. 결국 살길을 택한다며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세종 행을 택했고 내년 7월쯤에는 본사를 이전하겠다고 한다. 본사가 있는 토지도 이미 서울의 소유부동산과 함께 매각을 완료했다는 전언이고 보니 이제 이전계획의 물길은 돌리기 어려울 듯싶다.

지난해 3월 강원의료기기산업협회와 한일전기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중소·중견기업의 동반성장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구두선이 되고 말았다.

또 무늬만 향토기업 우대시책의 결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대목이 있는데 삼양식품 문막공장도 판매량 증진에 도움이 되어 줄 것을 요청했었지만 특별히 눈에 띄게 지원됐다는 대목을 찾기 어렵고 금년에 문을 닫았다. 기업의 생존목표는 이익이고 이것이 늘어나야 지역을 위해 보람을 나누게 되는 것이다.

지역의 기업체가 연속성을 가지고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는 산토끼를 잡는 것보다는 집토끼를 키우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를 뛰쳐나가려 하는 집토끼들을 묶어놓기 위해 어떤 시책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 원주시 민선8기의 화두는 경제 살리기이고 이를 위한 ‘필살기’는 대기업유치이다. 어떤 선택과 집중에 집중하려는지 눈여겨보게 된다.

모든 지자체가 기업체 유치에 매달리는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일자리 마련과 지방세수의 증대일 것이다. 한일전기가 원주를 떠나 세종시를 택하는 것은 외관상으로는 방만한 경영환경을 개선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본사가 있는 원주의 소극적 대처에 따른 문제점은 없었을까? 한번쯤은 되짚어 보고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았으면 한다.

본사를 이전하는 기업체에서는 여러 가지 검토를 하게 되는데 이 중에 가장 큰 것이 직원들의 이동일 것이고 수백 명의 직원을 거느린 오너의 심정은 여러 갈래의 생각에 접했을 것이다. 특히 노조가 있는 경우는 더했을 것이고 이로 인한 시그널은 어떤 방식으로든 나타났을 것이다. 직원들과 직원의 가족에 대한 생활환경이 회사로 인해 바뀌게 될 때 직원들의 선택이 무엇일지를 잘 알고 있기에 고민의 자리는 넓었으리라 본다.

그리고 직원들 본인들의 입장은 어떨까? 어차피 출퇴근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니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생활환경은 바뀔 수밖에 없다. 특히 퇴직을 선택한 경우인데 이미 한일전기 직원들의 동향을 보면 금년 들어 소폭씩 감소되는 형국인데 이를 과연 원주 시에서 방관해도 되려는지 모르겠다. 또 회사를 따라 가족 모두가 이주를 선택할 경우도 있을 텐데 이 또한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인구 증가대책은 지방 중소도시 자치단체장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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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2022-11-07 09:32:08
12년간 민주당은 뭐하셨습니까?
의정활동에 관심대상이긴 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