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재 파이프 라인 제대로 갖췄나
[기고] 인재 파이프 라인 제대로 갖췄나
  • 김대중
  • 승인 2022.11.27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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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중국 전국시대에 연(燕)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이 나라 소왕(昭王)이 인재를 구하기 위해 현자(賢者)로 명성이 자자한 곽외라는 사람을 불러 지혜를 구했다. 곽외는 소왕에게 인재를 구하는 방법으로 한 사례를 들어 조언을 했다.

“옛날 어떤 나라의 왕이 금 천근을 걸고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는 천리마를 구했지만 몇 년이 지나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신하 한 명이 ‘제가 구해 오겠습니다’ 하고 나섰습니다. 소왕은 그 신하에게 일을 맡겼습니다. 그 후 3개월뒤 신하가 천리마가 있다는 곳을 수소문해 찾아갔더니 그 말은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신하는 말의 뼈를 반값을 주고 사들고 와 소왕에게 보고했습니다. 소왕은 몹시 화를 내며 그 신하를 꾸짖었습니다.

‘짐이 찾은 것은 살아 있는 말이오. 죽은 말을 금 5백 근이나 주는 사람이 어디 있소’ 그러자 신하가 말했습니다.

‘죽은 천리마를 금 5백 근을 주고 샀다는 소문이 돌면 살아 있는 천리마는 그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사들일 거라고 생각하고 천리마를 가진 자들이 모여들 것입니다. 기다려 보십시오. 곧 폐하께서 원하시는 천리마를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왕이 그의 말대로 했더니 과연 1년도 안되어 천리마 세 마리가 모여들었다고 합니다“

곽외는 이어 “폐하께서도 진심으로 훌륭한 인재를 얻고자 하신다면 주변 사람들을 먼저 아끼십시오. 그러면 ‘저와 같은 자’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는 소문이 퍼지면 저보다 뛰어난 인재들이 몰려들 것입니다”

곽외의 말대로 소왕은 곽외를 최고의 고문으로 받아들여 스승으로 받들며 가름침을 받았다. 그러자 각지에서 인재들이 모여들었다. 소왕은 그들의 도움을 받아 나라를 크게 부흥시켰다.

중국 고서 <전국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전국시대의 책략을 기록한 책으로 사마천이 <사기>를 집필할 때 중요한 사료로 삼았다. 원저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의 고(故) 이 건희 회장은 생전에 인재 1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강조했다. 그의 기업 경영에서 인재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말이다. 이 회장의 이런 인재 철학이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든 바탕이 되었다. 물론 이 철학은 선대인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내려온 것이지만 이 건희 회장때 삼성이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한 것은 바로 인재의 중요성에 대한 확고한 철학 때문이다. 또 인재의 핵심으로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꼽았다. 창의성과 도전정신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은 사람이다. 국가나 기업이나 지자체나 모두 사람이 끌고 가기에 모든 것은 사람으로 귀결된다. 그러기에 국가나 기업이나 지자체들이 능력 있고 인품이 바르고 도덕성을 갖춘 사람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대통령이나 기업 오너나 지자체장은 전능한 신(神)이 아니다. 지도자는 능력 있는 사람들을 이용할 능력과 지혜를 갖고 있으면 실패하지 않는다. 주변에 능력 있는 인재들을 얼마나 많이 그리고 잘 활용하는 지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원주도 마찬가지다. 원주시라는 지자체를 돌아보면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첫째가 우수한 공무원들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공직 여건을 만들지 않았다. 정치에만 관심 갖게 만들었다. 원주의 역사 문화 정체성이 뭔지도 모르게 방치하는 꼴이 됐다. 둘째가 외부에서 현자(賢者)를 구하고 인재를 찾아야 한다. 그러면 성공한다. 품격 있는 원주로 도약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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