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금산그랜드밸리 백화점식 콘텐츠...“궁합이 안 맞아”
[기고] 소금산그랜드밸리 백화점식 콘텐츠...“궁합이 안 맞아”
  • 이공주
  • 승인 2022.12.04 20:1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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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주 [前 민선8기 원주시장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
△이공주 [시민논객]

최근 열린 원주시 관광마스터플랜 수립용역 중간보고회에서 간현관광지 캠핑장에 불멍체험장(불멍, 장작불을 보며 멍하게 있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 명상체험장을 신설하고, 아로마 테라피, 사운드 테라피 공간을 마련해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자는 제안을 하였다고 한다. 과연 현재 캠핑장 위치가 그러한 제안이 실현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분석해 본다.

현재 캠핑장은 두 곳으로 나누어져 있다. 글램핑장은 강의 왼쪽에, 일반캠핑장은 강의 오른쪽이다. 불멍체험장은 일단 불은 지필 수 있어야 하는 곳이기에 일단 글램핑장은 안된다. 글램핑장은 실내에서 전기로만 사용(야외 바베큐 안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반캠핑장은 위치상 낮은 강가에 있기에 올해 홍수피해가 있었고 여름마다 계속 홍수피해 위험성이 존재하기에 다시 재개하기가 어렵다는 평가이다.

산림치유 프로그램 역시 위치상 어렵다. 글램핑장은 오른쪽으로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고 있고, 왼쪽으로 현재 하산길이 조성되어 있기에 글램핑장의 상하좌우 나무가 별로 없다. 일반적으로 산림치유 프로그램은 산속에 조용히, 정말 공기 좋은 곳에 위치하여 쉴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글램핑장, 일반캠핑장의 위치로 보아 더 이상 활성화는 어렵고, 유지 또한 어렵다고 평가된다. 

현재 있는 클램핑장의 가장 큰 단점은 자차출입이 안된다는 것이다. 오토캠핑이 일반화된 요즘 시대에 차량출입이 안되는 캠핑장이 활성화 될지 의문이다. 또한 캠핑장 이용안내를 살펴보면 입실시간은 당일 14시부터이고, 퇴실시간은 명일 12시까지이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활성화 한다고 하여도 입실시간과 퇴실시간에 맞추어 무료셔틀(전동차)을 운영하면 그 시간에 도보로 소금산을 오르려는 사람들이 많을 시간인데 현재 비좁은 도로 연건상 교통안전을 확보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글램핑장 외형은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형상화하여 알록달록하게 지어져 있다. 소금잔도나 울렁다리에서 내려다보면 알록달록하여 주위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 소금산밸리 안내소의 소금산 이야기에 의하면 ‘소금산’은 ‘금강산’을 떼어다가 조그맣게 옮겨놓았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금강산’이 지니고 있는 ‘산세’를 갖춘 듯 하여 이름붙인 산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에 느닷없이 호주분위기의 건축물이 자리를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자연을 보러 갔을 때 그 자연 자체가 좋아서이다. 소금산이 좋은 이유는 우리의 작은 금강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금산에 또 다른 국적불명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출렁다리를 지나 ‘하늘정원’ 조성사업이다. 소금산 하늘정원 사업(75억원)은 이태리 정원, 천사의 정원, 프랑스 정원 등으로 구성하여, 분수대, 블루엔젤 외 5종 331주, 황금사철나무 외 8종 19,400주, 가우라 외 27종 46,540본을 식재한다고 한다. 소금산은 그리 높지 않기에 산에 물이 없다. 그럼에도 산 정상에 외국정원을 모방하여 분수대를 설치하고, 외국종 나무를 심는다고 한다. 물론 이미 거의 완성은 되어 있다. 그런데 현재 잘 되어 있는 데크산책로에서 하늘정원으로 가는 입구로 우회하도록 다시 데크를 추가로 설치하고 있다.

사실, 하늘정원이기에 기대를 하고 보았지만, 웅장하지도 않으면서 생각보다 작았다. 그곳에 외국정원을 만들어 지하수를 끌어올려 분수를 만들겠다고 한다. 우리가 소금산을 가는 이유는 우리의 멋진 자연을 보러 가는 것인데, 왜 자꾸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다른 나라의 건축물을 만들어 소금산 자체를 국적불명의 산으로 만들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소금산은 출렁다리~데크산책로~잔도~스카이타워~울렁다리의 코스로 이미 완성이 된 것이다. 그리고 주변시설로 수변 물놀이 공원이 있고, 별자리 공원도 있고, 들꽃정원도 있고, 섬강을 따라 데크길도 있고, 하산 후 내려오면 쉴 수 있는 광장도 있다. 더 이상의 국적불명의 추가사업은 그만했으면 한다.

용역보고서의 제안에서처럼,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활성화 시키고자 한다면, 치악산 둘레길, 백운산 계곡 등 이미 있는 프로그램들이 잘 활용하면 된다. 그리고 치악산, 백운산처럼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그 자체가 원주시의 대표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캠핑장은 접근성이 용이하여야 하기에 캠핑장을 만들려면 원주천 둔치에 조성하여 시민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훨씬 좋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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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sskim 2022-12-05 19:14:21
최종적인 선택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업 전체를 철회하고 그림을 다시 그리던가, 아니면 수정 보완하던가 둘 중의 하나가 되어야 겠지요. <원주시 관광마스터 플랜수립 중간 용역보고회>였으니까, 원주시장이 공무원들과 협력해서 보다 현실성 있고 원주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안을 선택하면 될 것 같은데요. 그리고 원주시 발전은 여야의 정치문제가 아니라, 원주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들을 마련하는 일일 겁니다. 대립적이고 소모적인 관점보다는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관점이면 좋을 듯합니다.

속은 산 2022-12-05 14:03:59
소금산은 속은 산이었다. 치악산처럼 숲이 울창한 산도 아니고, 백운산처럼 물이 넘치는 계곡도 없었다. 그냥 예전 간현유원지의 강가의 추억이 더 그립다.

공부하고쓰자 2022-12-04 23:29:41
약점 안 잡히려고 공부 좀 하고 쓰셨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