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춘천, 반도체밸리 조성”주장...불편한 ‘갑툭튀’
[기고] “춘천, 반도체밸리 조성”주장...불편한 ‘갑툭튀’
  • 이공주
  • 승인 2022.12.18 20:34
  • 댓글 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공주 [前 민선8기 원주시장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
이공주 [시민논객]

‘갑툭튀’라는 신조어가 있다. “갑자기 툭 튀어나온다”는 말이다. 예상하지 못한 사물이나 현상 따위가 갑자기 나타나거나 생겨났다는 표현이다. 최근 춘천에서 ‘갑툭튀’ 주장이 나왔다. 춘천시장, 춘천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모 언론사 주최의 세미나에서다. 도청 예정지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춘천 캠프페이지에 ‘실리콘파크’를 구축하여, 반도체 벨트를 춘천에서 원주까지 확장하자는 것이다. 도내 반도체 전진기지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강원도의 전략사업인 반도체산업은 강원도민이 역량을 결집해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임은 맞다. 그러나 춘천에서 원주까지의 확장이 아니라 원주에서 춘천 등 까지로의 확장이어야 한다. 강원도 반도체산업은 민선 8기 강원도지사와 원주시장의 공통 공약이다. 현재 로드맵에 따라 착착 추진되고 있다. 당연히 원주시가 주도하고 원주시가 반도체 중심축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후 원주 부론산업단지를 방문하여 원주시의 반도체산업 유치에 힘을 실어주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원주를 반도체 클러스터에 포함시켜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추진하겠다는 다짐을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을 경제부지사로 영입한 것은 그 같은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박정하 국회의원(원주갑) 역시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한 입법 활동과 원주시의 기업유치 활동에 노력하고 있다.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한 원강수 시장의 의지와 열정은 남다르다. ‘투자유치과’를 신설하여 대기업 유치에 대한 뜻을 확실히 표방했다. 특히 미래산업유치TF팀을 구성하여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반도체산업 육성은 단순히 대기업 반도체 위탁공장 유치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팹리스 기업’(반도체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설계 및 기술 개발만 하는 기업), ‘파운드리 기업’(팹리스에서 주문과 설계 데이터를 받아 반도체 칩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 반도체 교육센터 설립 등 반도체 관련 모두를 포함한 실질적이고 완전한 반도체밸리의 완성이 그 목표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춘천시는 내년 출범하게 되는 강원특별자치도의 특례발굴에서 반도체산업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특례를 제시하지 않았다. 원주시는 반도체산업 관련 특례를 핵심 특례로 선정, 반영토록 준비를 해왔다. 기업유치 지원사항을 지자체에 권한 이양하는「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전략산업 특화단지의 지정·해제 특례를 적용하는 「국가첨단전략산업법」, 폐수배출시설 설치 제한을 해제하는「물환경보전법」, 수질오염총량제와 관련하여「오염총량관리 기본방침」에 대한 특례를 적용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반도체 관련 대기업유치를 위해 부론일반산업단지, 부론국가산업단지와 함께 추가 후보지 2곳을 특화·집적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타 도시와의 경쟁력 제고, 대규모 공장 유치를 위한 주요 기반시설인 용수의 문제, 폐수처리시설, 전력 확보, 가스 배관 연결  등 구체적인 확보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원주시는 입지경쟁력에서도 도내 타 도시보다 우수하다. 수도권과 충북 북부권 반도체 생산기지 확장의 최적지이자, 지진·홍수·태풍의 피해가 없는 재난재해 안전지대다. 여기에 더해 철도·고속도로·공항 등 인프라가 잘 구축된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이다. 교육경쟁력에서도 대학뿐만 아니라 3개 특성화고에 반도체학과를 신설하여 실무인력 양성을 계획하고 있다. 또 전국 최초로 공공부문 주도의 반도체 교육센터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달 말 원주 동화농공단지에 설립 예정인 반도체 교육센터는 특성화고, 대학교, 대학원, 재직자 교육 등 다양한 교육수요에 대응하는 종합 교육기관이다. 사업부지가 확정되면 오는 2027년까지 총 460억 원(국비 260억 원, 지방비 200억 원)을 들여 신축할 계획이다. 앞으로 국가적으로 부족한 반도체 소요 인력을 양성·공급하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춘천 캠프페이지는 현재 강원도청 이전 예정지의 하나이다. 강원도의 행정중심도시인 춘천은 도내 18개 시군의 행정을 아우러야 한다. 만약 춘천시가 행정중심도시의 역할에 더해 반도체산업이라는 밥상에 숟가락 얹는 모습으로 비춰진다면 강원도청을 원주시로 옮긴다는 것을 전제로 주장을 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강원도청을 원주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은 ‘갑툭튀’는 아니지만 말이다. 춘천시의 갑툭튀가 소지역주의로 강하게 와닿는 것은 아마 나뿐만이 아닐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7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뭉쳐야 산다. 2022-12-20 11:24:29
우리 원주시민들은 뜻을 한 데로 뭉쳐야 합니다. 춘천시가 숟가락 얻는 것도 모자라 밥을 뺏어갈 수도 있으니....

ajrglssus 2022-12-20 02:49:09
이천 SK가 여주와 충주댐에서 용수 수십만 톤을 이미 배수관 설치하여 끌어 쓰고 있는 마당에 이천시와 충주시가 원주에까지 용수 공급을 과연 허락할까요? 또 반도체가 아무리 좋다고 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물이 엄청난 환경 오염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미래를 보면 반도체 원주보다 청정 원주가 훨씬 더 좋은 것이죠. 경기도와 충청도에 원주와 반도체로 경쟁하는 지역이 수십 곳인데 지금까지 홀대를 받아온 강원도가 이번엔 홀대를 받지 않게 될까요?

이성철 2022-12-19 13:23:18
강원도의 행정중심이 춘천에 있을지라도 경제중심은 원주입니다.

chesskim 2022-12-19 12:35:0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원주사람들이 원주의 이익을 위해, 또는 원주발전을 위해 당연히 주장해야 합니다. 하지만 반도체산업 육성은 춘천, 원주, 강릉을 공동으로 육성하겠다는 강원도 산업육성 기조이고 추진전략입니다. 그래서 '갑툭튀'가 붉어졌을 겁니다. 그리고 강원도청 이전도 실제 춘천시는 결정 역량이 없습니다. 강원도가 갖고 있는 정책결정 권한입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좋은 견해이고 주장이라고 봅니다. 원주시 내부가 아니라, 외적으로 알려졌으면 합니다. Good^^

이왕에 2022-12-19 10:42:43
이왕 말나온 김에, 강원도청을 원주시로 옮겨옵시다. 춘천시는 아직도 부지선정을 못하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