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22년 원주시의 과이불개(過而不改)
[기고] 2022년 원주시의 과이불개(過而不改)
  • 김장기
  • 승인 2022.12.18 20:3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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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기 [지식인연대 강원도부위원장·행정학 박사]
△김장기 [지식인연대 강원도부위원장·행정학 박사]

벌써 12월 중순이다. 곳곳에서 연말 결산과 송년 모임을 개최한다. 한두 주가 더 지나면 2022년 임인년(壬寅年)과도 영원히 안녕이다. 시간은 처음과 끝이라는 직선적인 특성을 보인다. 알파(α)와 오메가(Ω)이다. 다시 재생되거나 환원되는 게 아니라, 우리는 강줄기처럼 흘러가는 일정한 시간대 속에서 살아간다. 지금은 2022년의 연말이다. 

연말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다. 교수신문에서 935명의 교수들을 대상으로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과이불개(過而不改)다. 이 말은 ‘잘못하고도 고치지를 않는다’는 뜻이다. 잘못했으면 생각과 행동을 반듯하게 고쳐야 하는데, 막상 그렇지를 못했다. 그 이유는 둘 중의 하나이다. 제대로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잘못을 알고도 드러내는 일이 부끄럽기 때문이다. 

송년의 시간은 임인년(壬寅年)의 묵은 것을 내려놓고 다가오는 기묘년(己卯年) 검은 토끼해를 잘 맞이하자는 마음속 기원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열정적이고 진취적인 사람들은 잘한 일과 잘못한 일을 돌아보며, 새해의 성취 목표를 세우고 실천 계획을 수립한다. 사전계획을 충실히 수립하고 성공적으로 새해를 맞이하려는 결심을 담아 놓는다. 

하지만 올해는 떠나보내는 것보다 먼저 고치고 가야만 할 것들이 많다. 이런 입장은 개인이든 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크게 차이가 없다. 잘못된 것은 고치고 가야 한다. 그래서 나는 원주시의 과이불개(過而不改)를 고민해 보았다. 원주시민의 한 사람, 또는 글을 쓰는 필자로서 기묘년(己卯年)의 원주시 발전을 위해 고치거나 버렸으면 하는 일들이다. 그것은 불필요한 소모성 정쟁, 쓸데없는 자원 낭비, 그리고 비리 사건이다. 이런 문제들은 적시성 있게 고쳐나가지 않으면 커다란 걸림돌이 되어 원주시 발전을 제한할 수가 있다. 

첫째, 소모적인 정치적 정쟁이다. 소금산그랜드밸리, 아카데미극장 보존, 한지테마파크 육성, 원주시설관리공단, 원주문화재단, 바람숲길 개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유치 등 무모한 정치적 이해 갈등이다. 정치집단 간의 갈등보다는 다양한 발전영역에서 원주 시민사회가 참여하고 다양한 논의를 통해서 가장 적합한 방안을 선택하는 시민 중심의 의사결정 무대를 만들었으면 한다. 소모적인 정쟁 관계를 떠나 시민사회의 통합된 의견을 최고의 정책결정 기준으로 삼았으면 한다. 

둘째, 실질적인 성과주의의 시정 운영이다. 코로나 19 등 전염성 질병 확산과 재난재해로부터 시민 안전을 보장하는 일이다. 원주시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약 330억 원 정도를 지급했다. 이제 학생들에게도 학원비 수백억을 지급해야 한다. 시(市) 정부는 선심성 예산집행보다는 적시성 있는 성과 중심의 예산집행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테면 전염성 질병의 확산 방지와 학생집단의 학력 증진이라는 뚜렷한 성과 중심의 사업 목표 달성을 위한 예산집행이다. 

셋째, 불미스러운 법적 사건의 해소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 6개월이 지났어도 재산축소 신고 및 허위 비방 선거 운동 등 여전히 선거 후유증으로 시끄럽다. 이것만이 아니다. 지난 5년간 각종 비리 사건에 연루된 원주시 공무원 41명의 징계처분 결과가 드러났다. 중앙부처이든 지방정부이든 공직사회의 품격은 높은 청렴 의식과 시민사회를 향한 고객 충성도에 있다. 그래서 원주시정의 덕목은 청렴도 확산과 시민 중심의 기관 운영에 두어야만 한다. 

원주시 송년의 시간, 선조들은 묵은 것을 떠나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라며 당부했다. 이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잘못한 것은 지혜롭게 고쳐나가야 한다. 원주시 발전을 위해 고쳐야만 할 것은 소모성 정쟁, 자원 낭비, 그리고 부정부패 등이다. 이제 곧 다가올 기묘년(己卯年)에는 잘못한 것보다는 원주시민 사회가 염원하는 행복한 도시발전을 마음껏 성취할 수 있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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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M 2022-12-23 15:45:47
깔끔하네. 잘 읽었소.

Doc Bang 2022-12-21 18:39:20
많이 늙어가네요. 강원도는 꼭 강원특별자치도를 조성해야 한다며, 만나는 사람마다 강하게 어필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요.

Junha 2022-12-18 21:40:29
여의도에서 연구원 생활할 때와는 많이 부드러워지셨녜

Jongwhan 2022-12-18 21:37:38
자제하지 말고 신랄하게 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