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조승래 作 / 누가
[시가 있는 아침] 조승래 作 / 누가
  • 임영석
  • 승인 2022.12.25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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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조승래

 

누가 그러데

나는 좀 더 반성하며 살아야 한다고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다 보면 못 참을 것도 없다고

 

누가 그러데

살다 보니 곁에 있는 많은 일들이 과분한 행운이라고

 

그 사람들 곁에 내가 머물 수 있음이 축북 아니냐고

 

서로 잡은 손에 36.5도가 유지됨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누가 그러데

누가 그러데

절대 누累가 되지는 말자고

 

포에지 창원 『시향』19호,《도서출판 경남》에서

'누가'라는 말은 특정한 사람을 지칭하지 않고 제3자를 두리뭉실 말할 때 쓰는 말이다. 누군가의 줄임말이다. 조승래 시인은 이 '누가'라는 말을 통해 자기 자신을 뒤돌아 본다. 누가 나에게 하는 말 중에는 내가 반성을 하며 살아야 하고 참을 성을 길러야 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일들이 과분한 행운을 얻어서 잘 살았다는 뜻으로 말한다. 다소 자기 자신을 겸손해 하는 뉘앙스를 풍긴다. 사람이 자기 자신의 모습을 두고 다 주위의 사람들이 나를 돕고 잘 보살펴주고, 사랑을 해 주어 내가 이만큼 잘 되어 있다고 말하는 이는 흔치가 않다. 자기 자신의 노력에 대한 대가를 정당화하려는 마음이 앞선다. 그러면서도 결국 그 누군가의 그 '누가'라는 말에는 가장 핵심적인 말이 담겨 있다. 누(累)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누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남에게 여러 가지 손해나 정신적인 피해를 입히는 말이다. 남에게 누를 끼치지 않고 사는 것 하나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고들 말한다. 적어도 도움은 주지 못해도 남의 도움을 받거나 해를 입히는 일을 하지 않고 사는 일이 쉽지가 않다. 세상 싫다고 목숨을 끊고 죽어도 결국 남의 손길을 빌어 세상을 등지게 되어 있다. 살아서 나 죽어서 나 사람은 자기 스스로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다. 때문에 누가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만큼은 따뜻하게 바라보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아름다운 삶을 지니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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