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23년 원주시의 그랜드 플랜
[기고] 2023년 원주시의 그랜드 플랜
  • 김장기
  • 승인 2023.01.01 20:22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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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기 [지식인연대 강원도부위원장·행정학 박사]
△김장기 [지식인연대 강원도부위원장·행정학 박사]

계묘년 새해 벽두다. 둥글고 희망찬 태양은 어깨를 활짝 펴고 치악산 동쪽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우리는 스스로 원주시를 강원도 제일 도시라고 부르지만, 이렇게 말하고 나면 뭔가 석연치 않고 뻘쭘하다. 도내에선 최대 인구와 경제활동 조건은 갖추고 있는데, 그렇다고 특출나게 내 세울만한 대내외 자랑거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 민선 8기도 반년 이상 흘렀다. 지방정부의 정권교체와 함께 새롭게 자리 잡은 원주시의 발전 동력은 무엇일까? 흔히 실천 가능성 때문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삼성전자반도체 공장의 유치와 100만 평 이상의 국가산업단지 개발을 부추긴 것밖에는 크게 생각나지를 않는다. 괄목할만하거나 원주시 중심의 중추적인 역할론을 제기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그랜드 비전(grand vision) 말이다.

36만 시민의 지속가능한 행복, 또한 미래세대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본정책체계를 마련하는 일이다. 강원도는 2023년 6월 11일 이후 강원특별자치도 전환에 따른 첨단산업 중심의 경제도시와 국제관광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계획수립에 박차를 가하였다. 강원특별자치도의 발전 구상은 도내 권역별 발전계획과 자치권 강화를 위한 정책 수단 확보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긴박한 시기에도 기존과는 다른 원주시의 발전 동력원, 또는 원주 시민사회를 응집시킬 수 있는 중장기적인 발전 대계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지역 현안문제를 풀어내고 읍면동 대상의 백화점식 열거주의 사업추진, 또는 강원도의 정책 구조 속에서 매몰되거나 분산된 정책 밖에는 크게 기억나는 게 없었다. 눈앞의 시급한 현안문제 해결만으로도 분주한 듯이 보였다.

이제껏 원주시의 메가트랜드(megatrends)는 강원도 제일의 산업경제도시, 중부내륙권 교통 중심도시, 남한강수계 메가시티, 국제스마트시티 조성 등을 제기하였다. 이런 주장들은 ‘기업육성’, ‘교통망 활용’, ‘연계 발전 구조’, 그리고 ‘4차 산업기술’ 등에 기반을 둔 그랜드 비전이었다.

그러나 이런 역할론의 제기에도 가장 아쉬웠던 점은 그래드 플랜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정책 능력의 한계이다. 오히려 원주시의 지속가능한 발전 대계를 추상적인 것으로 취급하거나, 애초부터 중장기 발전에 대한 상대적인 논의조차 꺼내 들지를 못하였다. 이런 실상은 지역 정책을 이해하고 다루며, 설계하고 추진하는 실천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곰곰이 현실 여건을 고민하면, 현시점에서 원주시의 그랜드 비전 수립은 첨단 신산업경제도시, 국제문화창의도시, 국제스마트관광도시, 그리고 세대 간 융복합형 시민행복도시 등 포괄적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도시발전 계획을 기대해 볼 만하다. 현세대와 미래세대가 함께 어울려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발전 기반을 조성하는 일이다.

이런 그랜드 비전의 설정은 지금껏 추진했던 각종 발전사업을 집중시키며, 계획적으로 중장기적인 도시발전 구조를 설계하고 잠재 자원을 최적화하여 지속가능한 도시발전 수준을 충족시킬 수가 있다. 또한 치밀한 대책 없이 이루어지는 환경파괴형 난개발이나 잠재 자원을 훼손하는 낭비적인 도시사업을 방지할 수가 있다.

이런 점에서 나는 2023년 검은 토끼해에는 중추적인 도시발전 계획과 함께 현안사업을 풀어가기를 희망한다. 희망찬 도시발전은 시민의 정체성 형성에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주먹구구식의 도시발전 사업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원주시의 그랜드 비전을 마련하고 미래형 도시발전 계획을 추진하는 일이다. 더 늦기 전에 36만 시민 사회가 함께 꿈꿀 수 있는 발전 대계를 수립해서, 새로운 도시발전 동력원을 마련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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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Ha 2023-01-10 12:52:33
어디에 있든 제 역할은 하는구면

WYD 2023-01-02 10:45:44
잘 짚었군.

KJChoi 2023-01-01 22:47:24
실용주의 지방분권론자

Jeongwhan 2023-01-01 22:24:11
할만한 능럭이 없을텐데

JunHa 2023-01-01 22:00:32
KDI 국가정책공유사업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더니, 잘 읽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