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무원=구전 홍보단’의 대전제
[기고] ‘공무원=구전 홍보단’의 대전제
  • 김대중
  • 승인 2023.01.0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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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언론인)
△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원주시 공무원들은 우수하다. 지난해 도내 18개 시 군 공무원 공채 시험 성적을 보면 원주시 합격 커트라인이 1위다. 2000년대부터 불고 있는 공시 열풍으로 우수한 인재들이 공무원으로 대거 들어오면서다. 원주는 도내 시군에선 줄곧 최상위권이다. 군 단위 지역과 비교하면 무려 20~30점이나 높다.

원주시 공무원 시험 합격이 이처럼 힘들다보니 일부는 합격선이 낮은 도내 타 시군에 합격한뒤 원주로 이전하기도 한다. 원주시 공무원을 선호하는 이유는 원주가 도내에서 가장 큰 도시이고 무엇보다 서울과 접근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원주시 공무원 가운데 원주 출신이 아닌 공무원들이 적지 않은 것을 봐도 금방 이해가 간다. 우수한 공무원은 원주시의 힘이다. 

그런데 이렇게 우수한 인재들이 그 뛰어난 능력을 유지하고 발휘하는지는 의문이다. 왜 이런 의문을 갖게 되는 걸까. 지방자치제가 시작되면서 지방공무원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붙박이다. 최대 40년에서 평균 30여년을 원주서만 근무한다. 이 정도의 시간이면 원주 출신이 아니어도 원주가 고향이 된다. 그렇다면 원주란 지역이 어떤 곳인지 알아야한다. 물론 원주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은 기본이다. 거기에 원주의 역사와 문화를 아는 공무원이 돼야 한다. 사랑하지 않아도 알고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 좋은 정책이 나올 수 있다. 원주를 잘 알아야 하는 이유다.

원주를 대표하는 전통문화산업이 무엇인가. 일본 사람들조차 한국에선 옻하면 원주를 꼽는다. 원주는 ‘옻의 도시’이고 옻칠 문화가 상징이다. 그런데 원주시 공무원들은 예외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 때문이다. 옻칠기공예관을 방문해본 공무원들도 아주 드물다. 아주 가끔 옻칠기공예관을 방문하는 공무원들에게 “공예관에 와 본적 있어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처음이라고 답한다.

치악산 구룡사도 마찬가지다. 젊은 공무원 일수록 더 심하다. 그러니 공예관 쪽을 운행하는 시내버스의 시외, 고속버스 터미널과 KTX역 경유는 물론 없다. 공예관 안내판은 몇 개 되지도 않지만 다 엉터리다. 있지도 않은 한지공예관 간판과 함께 있어 찾아오는 사람들마다 헛걸음치기 일쑤고, 짜증지수마저 덩달아 급상승한다. 공예관 아래 시내버스 정류장 안내판에 옻칠기공예관의 옻 자는 옷으로 쓰여 몇 년째 방치되고 있다.

원강수 시장에게 건의한다. 공무원들에게 원주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게 하라. 원주에 30,40년 사는 공무원이 원주의 역사 문화도 모르면서 무슨 좋은 시책을 만들고 추진할 수 있나. 치악산을 제대로 알자, 법천사지, 거돈사지, 원주옻의 역사도 공부해야 한다. 아바타 1개로 3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문화가 돈을 버는 시대다. 제조업의 시대는 갔다.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공무원들이 원주의 역사 문화에서 지역 경제의 무궁무진한 자원을 찾을 수 있도록 공부하는 공직 사회 분위기를 만들길 바란다. 첨단 디지털 시대에 2년마다 발령내는 시대에 뒤떨어진 인사 규정 때문에 시간이 없는 것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원주의 정체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공무원에게 인센티브를 주면 하지 말래도 밤새워 할 것이다. 우수한 인재들을 활용해라. 스티브 잡스의 명언처럼 다르게 생각하라. please, think different(제발, 다르게 생각하세요). 공룡 공무원집단을 경쟁력 있게 만드는 것이 원강수 시장의 정체성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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