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 옛 종축장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단추
[의정단상] 옛 종축장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단추
  • 전찬성
  • 승인 2023.01.15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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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찬성 [강원도의원]
△전찬성 [강원도의원]

지난 6월 반곡관설동 주민들의 선택을 받은 후, 첫 의정단상에서 반곡동 옛 종축장 부지 활용 대책 촉구를 주제로 5분 자유발언에 나섰다. 도유지인 옛 종축장은 지역의 가장 노른자위 땅에 위치할 정도로 시민들의 생활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옛 종축장 부지 활용을 위한 도의원들의 노력은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제9,10대에서 도정질문 4회, 서면 질문 7회, 5분 자유발언 4회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방법을 논의하는 과정들은 자료에 남아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노력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했다. 오랜 시간 방치 된 세월은 그렇게 15년이 넘었다. 그간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십 수 년 전의 상태로 리셋되는 현실, 첫 단추부터 꿰야할 시점에 허망한 생각이 뇌리를 감싼다. 본 의원은 아쉬움은 뒤로하고 그동안의 과정들을 살펴보며 백지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옛 종축장 부지의 변화와 발전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옛 종축장의 이야기를 다시 세상 밖으로 끄집어 내보자. 필자는 옛 종축장 부지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십수년 전 농축산 부서 소관이었을 때의 담당 공무원들과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이미 퇴직한지 오래된 분들인지라 불확실한 사실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을 파악했다. 옛 종축장이라고 부르는 곳은 어떤 곳이었을까?

이곳은 지난 1970년대 농림부 산하에 있던 강원도 가축 종자 전문 연구 기관이었다. 젖소, 소, 돼지, 양, 염소 등 국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가축의 우량 품종 개량 연구는 물론 농가들에 교육과 공급, 양질의 축산산업을 구축하는 연구소 개념이었다. 면적은 6만 1,477㎡, 평수로는 약 1만 8,600평 정도이고 주변의 활용 가능한 땅까지 본다면 약 2만 평정도 될 것이다.

당시 반곡동은 시내 중심지와는 거리가 먼 한적한 시골이었다. 대체적으로 낮은 구릉지가 즐비해 종축(種畜) 관리를 하며 가축들을 방목하고 연구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그러기에 자연환경이 대체적으로 잘 보존되어 있으며 숲을 형성한 부지의 토양도 상태가 좋을 거라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규모의 면적은 어떠한 사업을 추진하든 부족함이 없는 조건이다. 물론 사업에 따라 부분적인 재용역이 필요하지만, 활용 가치가 뛰어난 점은 모두 수긍할 것이다. 

필자는 지난번 도의회 5분 자유발언과 KBS라디오 방송을 통해 강원도와 원주시가 옛 종축장 부지에 이렇다 할 활용 계획이 없다면 방치하지 말고 강원도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다목적 잔디 광장’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가까운 이웃인 경기도 여주시의 강천섬을 벤치마킹한 결과다. 드넓은 잔디광장과 은행나무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강천섬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다. 기본적인 공중화장실 시설과 조경만으로도 연간 수만 명이 찾는 명소로 여주시의 각종 행사와 콘서트, 세미 캠핑을 즐기는 경기도민과, 시민들의 쉼터로 자리매김했다. 

옛 종축장 부지도 이러한 환경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시골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강천섬에 비해 오히려 더욱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반곡관설동은 강원도에서 인구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강원도의 랜드마크인 혁신도시가 위치해 있고, 인근 치악산을 배경삼아 정부 공공기관이 우뚝우뚝 솟아있다. 인구 구조상 만 18세 이하 청소년과 어린이가 유독 많이 거주하는 이 지역을 중심으로 소방서와 대형호텔이 위치하고 있고 교통의 편리함까지 두루 갖춘 강원도의 심장부다.

주차장 조성과 조경 정리만으로 도민과 시민들의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도심 속 안식처가 될 수 있다. 큰 돈 들이지 않고 가심비를 높일 수 있으니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차후 부지의 활용 목적이 보다 명확해 진다면 그 때엔 시민들의 생활에 플러스가 되는 무엇을 기획해도 되지 않겠는가. 예산만큼 중요한 것이 공공의 시간이다. 15년 전 시간이 그대로 정지된 채 머물고 있는 옛 종축장 부지. 방치된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많은 예산을 소비해 버린 것일까. 활용방안 없이 계속 방치한다면 직무유기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시민들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강원도와 원주시의 적극행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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