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람>나무를 심는 마음
<일과 사람>나무를 심는 마음
  • 조두형
  • 승인 2016.03.20 1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두형<원주시산림조합장>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분명합니다. 봄에 따듯해지기 시작하면 새싹이 돋아나면서 꽃이 피고 여름에는 나무들이 한창 자라고 땡볕에 서늘한 나무 그늘이 그리워지는 계절이 되고 가을은 오색 단풍과 과일이 익어 풍요롭게 보이며 잎을 떨어뜨리고 겨울의 찬바람 속에서 휴식을 하게 하는 사계절이 뚜렸합니다.

사람의 삶도 사계절과 나무와 똑같은 과정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나무에 대한 사랑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나무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나무는 좋다”라고 호감을 얻습니다.

첫째, 나무가 오감을 만족시키기 때문입니다. 눈으로 보면 푸르른 색깔과 꽃과 열매를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만져보면 따듯하고 폭신폭신한 감촉이 있고, 청각은 나뭇잎이 바람에 스칠 때 면 마음까지 흔들어 버립니다.

그리고 후각은 열매에서, 잎에서, 줄기에서 뿜어 나오는 냄새들이 향기를 머금고, 미각은 나무의 맛이 혀의 어느 곳에 닿아도 천연의 맛을 만들어 냅니다. 

둘째, 나무는 그저 바라만 보아도 기쁘고 한가롭습니다. 푸른 녹색은 자연의 색입니다. 녹색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나뭇잎의 녹색은 평안함을 주고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고 몸과 마음을 안정시켜 줍니다.

나무 아래에서 낮잠을 자고 재잘재잘 수다를 떨고 나무에 올라가 장난을 치고 조용히 책을 읽는 일들이 평안한 마음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나무가 좋으면 나무를 심고 싶어지고 나무를 심는 마음은 사랑이고 미래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단순하게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니라 심는 마음에서 사랑을 키우고 정성을 다하여 꿈과 희망을 심는 것입니다. 심은 나무를 키워 열매를 얻고 푸르름을 볼 수 있는 즐거움도 있지만 자신을 키워가는 성취감에서 희망을 찾고 미래를 기대하게 됩니다.

어릴 때 동내에는 꼭 고목나무가 있었고 나무 아래에서 놀던 시절의 동심을 그리워하며 추억을 회상합니다. 뜰이 있고 나무가 있는 집에 사는 사람은 행복한 환경입니다.

단 한그루의 나무도 없는 단독주택은 없습니다. 작은 마당이라도 꽃과 녹음을 보기위해 나무를 심었습니다. 요즈음 뜰이 없는 아파트라도 집집마다 몇 개의 화분은 있습니다.

공기를 맑게하고 마음을 다스려주는 화분을 가꾸면서 여유를 갖으려고 합니다. 고은 시인의 시 ‘산’의 마지막 구절에 “태어난 산이거든 그것이 돌아갈 산이므로 다시 나는 산이어라”로 시를 마칩니다.

우리가 자연 속에서 살았던 수십년 전에는 산에서 태어나 산에서 자라고 마지막도 산으로 돌아가 자연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산과 나무의 마음과 같습니다.

나무 한그루를 심는 마음에서 봄을 맞이하는 기쁨을 얻고, 나무를 심는 여유에서 우리 모두를 사랑하고 희망에 찬 미래를 기대합니다. 나무를 심고 싶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자 하는 마음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