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축제, 로코노미(Loconomy)가 아쉽다
[기고] 지역축제, 로코노미(Loconomy)가 아쉽다
  • 김대중
  • 승인 2023.01.2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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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언론인)
△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지자체마다 축제 만들기에 혈안이다. 강원도에선 화천군이 산천어축제로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곳곳에서 벤치마킹해 열고 있는 물고기 잡이 축제가 20여개에 이른다. 인구 3만도 안되는 화천군에 축제 기간 중에 50만 여명이 찾는다. 대부분 외지인이다. 외국인까지 찾는다. 지역경제 효과가 1천억원이라고 한다. 가히 강원도의 조그만 산골 동네를 먹여 살리고 있다. 화천은 예로부터 겨울에 춥기로 소문난 도시다. 이 추위를 살려서 사람들의 손맛과 놀이를 접목시켜 성공한 것이다.

올해 3회째를 맞는 대전 빵축제는 여러 면에서 발전 가능성을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인들이 즐기는 음식 빵을 소재로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속담처럼 먹는 즐거움으로 빵 마니아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물론 대전의 빵 문화 자산이 토대가 됐다. 대전이 자랑하는 70여년 역사의 성심당이라는 ‘동네 빵집’이 모티브가 됐다. 대전 원도심 상권 활성화 및 대전 도시브랜드 마케팅의 전략이다. 다른 지역 빵집까지 포함해 50여 개가 넘는 동네 빵집들이 참가했다. 10만 명이 넘게 찾았고 이중 외지인이 35%에 달했다는 게 축제를 주관한 대전관광공사의 설명이다. 만인이 즐기는 빵으로 먹는 즐거움에다 무엇보다 젊은 층들이 집중적으로 찾으면서 단시일에 성공했다.

지역의 특산품을 소재로 해 성공한 오래된 축제들도 많다. 보성녹차, 한산모시, 금산인삼, 횡성한우 등 다양하다. 지역 특산품을 축제 소재로 하면서 지역경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에딘버러 축제(Edinburgh Festival)가 있다. 세계에 유명한 축제가 많지만 원주의 따뚜 축제 때문에 되돌아본다. 에딘버러 축제는 1947년 제2차 세계대전으로 상처받은 국민들을 치유하기 위해 시작됐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란 말을 그대로 보여준 전형적인 사례다. 전국에 1천여개 축제 가운데 성공한 축제는 공통된 것이 있다. 백화점식이 아니라 특정 소재로 특화하고 전문화했다. 지역의 정체성을 담고 지역경제 효과를 냈다. 지역을 넘어서 전국으로 그리고 세계로 확대되는 축제로 만들었다. 재미는 기본이고 재방문이 됐다. 주머니 돈을 쓰면서 국내든 해외서든 찾게 했다.

향토 지식재산의 발굴 및 활성화를 통해 성공한 축제는 더 나아가 지역산업과 연결하면 지역 균형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다. 해당 지역에 일자리가 창출되고 한류 열풍을 타고 수출까지 연결되면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원주는 헤매고 있다. 지역을 상징하는 정체성 있는 축제 하나 만들지 못해 시장이 바뀔 때 마다 명멸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50여년을 그러고 있다. 정체성, 역사성, 전통성 등 아무것도 없는 축제를 만드니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예산만 퍼부어 준비 측과 참여 관계자들만의 축제가 되었다. 공연 축제인지 헷갈린다. 유수한 역사와 전통문화, 향토지식 재산이 널렸는데도 발굴하고 활성화 할 줄도 생각도 없다보니 그 지경이 된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남의 흉내나 내니 오늘 날 뜬금없는 축제 현실이 된 것이다.

우리도 제대로 된 원주 대표 축제를 내놓자. 지역(Local)가치가 비지니스(Economy)로 연결되는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원주에서만 볼 수 있는 축제, 구름처럼 사람들이 몰려드는 축제, 그래서 시너지가 샘솟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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