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표현 중에는 같거나 다르다는 말을 쓴다. 서로 깊은 동질감을 느낄 때는 같다는 표현을, 또는 이질감을 느낄 때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름을 말하는 것은 서로 동화되지 못한 아쉬움이 베여 있다. 함께 도시공동체로서 다양한 교류 협력 관계를 형성하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다.

아마도 원주에서 가장 이질감을 느끼는 곳은 반곡동 혁신도시일 것이다. 나는 며칠 전에도 혁신도시를 갔다. 내심 점심시간을 맞추어, 얼마나 많은 공공기관의 임직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인가를 기대했다. 점심때가 되면 여의도 일대에서 쏟아져 나오던 직장인의 행렬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쉽게도 몇 년 전부터 눈여겨보았던 썰렁한 현실과는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치악산 밑의 깔끔하게 정비된 도시 속의 외톨이 섬, 또는 원주 속의 또 다른 원주라는 느낌을 받아야만 했다.

요즘 혁신도시 시즌2가 화제다. 전국적으로 커다란 관심거리이며, 지역균형발전의 최대 화두는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다. 국토교통부는 업무보고에서 올 상반기쯤 수도권에 있는 360여 개의 공공기관에 대한 지방 이전계획을 발표했다. 공단·공사와 같은 대형 국가공기업보다는 적게는 200명 많게는 1,000명 안팎의 협회나 연구원과 같은 소규모 기관들이다. 그러나 혁신도시 시즌2를 준비하는 기초자치단체의 움직임은 이전과는 다르다. 일찍부터 유치 가능성을 떠나 강원도에서도 춘천, 원주, 강릉, 횡성, 평창, 홍천 등에서 유치 의사를 표명했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위한 혁신도시 구상은 2003년 노무현 정부 때였다. 혁신도시 시즌1은 16년만인 2019년에 공식적으로 매듭지었으며, 이때 조성된 원주혁신도시는 13개의 공공기관이 이전했다. 원주시는 반곡동 일대의 도시 인프라 조성을 통해 혁신도시를 유치했지만, 원주시와의 공동체적인 도시발전 기대는 상대적인 아쉬움을 남겼다. 여전히 혁신도시의 상권 활성화와 임직원의 원주시 정착에 대한 커다란 숙제를 껴안고 있다.

첫째, 혁신도시 시즌2의 사업추진 성격이다. 주된 유치사업의 특성은 복합혁신센터 건립, 지역인재 채용의 광역화, 미래형 첨단 스마트 시티 조성, 산업클러스터의 활성화, 상생발전의 확산과 같은 다양한 효과 창출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원주시 차원의 혁신도시 시즌2는 침체된 기존 혁신도시의 활성화를 위한 도시 인근형의 유치 주장은 물론, 더 나아가 괄목할만한 지역균형발전의 효과 창출과 첨단 도시기능의 탑재, 정주 여건 개선, 적극적인 산업 유치 및 활성화방안까지 검토해야 한다.

둘째, 혁신도시 시즌1의 성찰과 제약 현상의 해소다. 원주시민의 입장에서는 혁신도시 입주 기관과 원주 시민사회의 도시발전 공동체 형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원주시의 개방적이고 정치적인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혁신도시의 기관 임직원들이 원주 시민사회로 동화될 수 있는 사회적 기회의 제공이다. 상호 간의 상생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원주시는 혁신도시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애로사항 조사 등을 통해 실질적인 도시공동체 형성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제 곧 본격적인 혁신도시 시즌2가 개막할 예정이다. 전국 11개 기존 혁신도시의 기초자치단체장은 혁신도시협의회를 개최하고 공공기관 이전 시 기존 혁신도시 우선 배치를 요구하였다. 이런 단합된 요구에도 자기 지역으로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을 유치하려는 정치적인 움직임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주시는 기존 혁신도시 유치 경험을 최대한 살려 국가와의 관계에서도, 강원도와의 관계에서도, 그리고 도내 각 지역과의 관계에서도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이 원주시로 와야만 하는 다각적인 발전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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