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84) 드보르작 (5) 신세계 교향곡 (中)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84) 드보르작 (5) 신세계 교향곡 (中)
  • 최왕국
  • 승인 2023.02.0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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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
△최왕국 [작곡가]

<스메타나와 드보르작>

체코 민족주의 작곡가의 양대 산맥인 ‘스메타나’와 ‘드보르작’...

이 두 작곡가의 작품에는 공통점도 많지만, 차이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1) 체코 민족주의 음악의 개척자 스메타나는 교향시나 오페라 등의 작품에 민족주의적 음악 기법을 사용한 작곡가이다. 드보르작 역시 체코 민족주의 정신에 입각한 작곡가이긴 하지만 그의 작품에는 민족주의적 요소 외에도 유럽 본토, 특히 독일 신고전파의 음악 어법이 많이 적용되어 있다.

2) 스메타나의 경우에는 ‘팔려간 신부’와 같은 유명한 오페라 작품들이 있지만, 정작 오페라에 진심이었던 드보르작에게는 이렇다 할만한 걸작 오페라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드보르작의 작품들은 대부분 기악곡들이 많다.

물론 드보르작의 오페라 작품들도 매우 뛰어나긴 하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대중적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시골 소년의 음악 본능을 깨운 노래>

다시 신세계 교향곡으로 돌아와서...

오늘 감상할 드보르작의 작품은 교향곡 9번 ‘신세계’ 2악장이다. 2악장의 메인테마는 “꿈속의 고향”으로 번안되어 불려진, 짙은 향수가 배어 있는 멜로디다. 아래 링크된 유튜브 영상은 신세계 교향곡 2악장의 메인 테마를 번안하여 바리톤 박수길 선생님이 부른 “꿈속의 고향”이다.

“꿈속에 그려라 그리운 고향

옛 터전 그대로 향기도 높다

지금은 사라진 동무들 모여

옥 같은 시냇물 개천을 넘어

반딧불 쫓아서 즐기었건만

꿈속에 그려라 그리운 고향”

오래전 시골 마을 초등학교 합주부 단원으로 이 곡을 연주했던 한 소년은 이 아름다운 선율에 매료되어 음악가의 꿈을 키웠고, 결국 작곡가가 되었다. 음악인으로서의 삶이 팍팍하고 어렵고 포기하고 싶어질 때 마다 이 노래를 생각하며 어린 시절의 꿈과 결심을 되새겨 본다.

<2악장 해설>

두 번째 영상은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다.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는 구(舊)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로서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로 구성된 최고의 관현악단이다.

2악장의 빠르기말은 ‘Largo(매우 느리게)’이며 bpm 52다. 여기서 ‘bpm’이란 ‘beats per minute’, 즉 1분에 몇 박을 연주하는가를 나타내는 음악용어다. 이 경우 1분에 52박을 연주하는 것이므로 한 박이 1초보다도 긴 아주 느린 템포이다.

2악장이 시작되면 플루트와 오보에를 제외한 관악기 군에서 ‘ppp(피아니시시모; 매우 여리게)’로 2분음표의 느린 화성 진행을 연주하는데, 증4도 등 아주 먼 관계의 화음으로 진행을 한다. 굳이 전문적인 용어까지 알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드보르작은 매우 작은 소리로 아주 먼 관계의 화성 진행을 함으로써 머나먼 고향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관악기의 짧은 화성진행이 끝나면 잠시 현악기의 안정적인 진행이 나온 후, 곧바로 ‘잉글리시혼’의 독주(solo)가 등장하는데, 이 선율이 바로 위의 유튜브 영상에서 들었던 ‘꿈속의 고향’ 멜로디다. 참고로 ‘잉글리시혼’은 오보에族(oboe family)의 악기로서 오보에 보다는 악기가 더 길고 마우스피스 부분이 구부러져 있으며 오보에 보다 아래 음역을 담당한다.

이후 이 멜로디는 현악기와 프렌치혼 등을 두루 거치면서 여러 모양으로 변형되어 연주되다가 이 영상 4분30초부터 플루트와 오보에가 제시하는 새로운 멜로디로 한껏 감성의 폭을 넓히게 된다. 이후 명랑한 부분도 등장하고 1악장의 테마도 등장하며 화려하게 전개를 해 나가다가 끝 부분에는 ‘꿈속의 고향’ 선율이 다시 등장하며 조용하게 마무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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