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1995년에 출범한 도농복합도시다. 도시와 농촌의 특성을 모두 지녔으며, 너무 좋은 발전잠재력이고 장점이다. 또한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의 유치는 도시 성장 잠재력을 강원도에서도 월등히 향상시켰다. 하지만 비판하고 싶지는 않아도, 원주시의 도시 설계 수준은 군더더기 같은 도심권 개발과 최악의 대중교통망이다.

도시 내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심과 도심을 옮겨가는 것도, 도농지역을 이동하는 것도 매우 불편하다. 도심 발전계획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도 의구심이 든다. 도시발전 구조는 난잡한 도심권 개발과 산재한 구도심, 활용도가 떨어지는 치악산과 섬강과 원주천, 그리고 전혀 개선되지 못한 대중교통망 체계의 불편함이 대표적이다. 여기저기 공사 중인 개발 현장과 불편한 대중교통체계를 쉽게 감지할 수가 있다.

그래서 원주시 도시디자인 마스터 플랜(master plan)을 강조하고 싶다. 일종의 공간영역별 발전계획으로 토지이용의 합리화, 기능 증진, 미관 개선, 양호한 생태환경 확보를 위한 도시관리계획이다. 무분별한 도시권 확장과 인프라 조성을 위한 도시개발사업과는 차이가 있다. 원주시는 고층 아파트단지가 줄줄이 들어서고 신도심권과 구도심권들, 그리고 읍면지역이 산재해있다. 그나마 공간영역별 발전계획은 공공기관 입주를 위한 혁신도시지구, 기업육성을 위한 기업도시지구에서 겨우 감지할 수 있을 정도다.

누가 뭐래도 원주시 도시발전의 주요 특성은 ‘역사전통’, ‘생태환경’, ‘도농복합’, ‘첨단기술과 교육’, ‘시민 생활’ 등 유기적인 도시기능의 편제다. 현(現) 원주시의 도시개발 수준은 인근지역 흡수형 도시인구 증가와 제조업 육성에 기여했더라도, 적합한 도시환경 조성과 인간의 삶에 대한 이해는 취약했다. 성장 일변도를 내세운 외연적인 도시팽창과 내연적인 밀집도 향상에만 초점을 둔 모습이다.

이런 점에서는 생소하지만 브라질의 쿠리치바, 스웨덴의 예테보리,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등 사람과 도시와 자연이 조화를 이룬 글로벌 생태도시를 소개할만하다. 가장 가보고 싶은 꿈의 생태도시, 또는 가장 현명한 미래도시라고 불린다. 이들 도시의 부각은 우리나라 수도권 도시 주변에는 대표적인 생태도시가 없다는 점이기도 하다. 자신감이 없고 힘이 들어도, 원주시의 미래상은 수도권 인근의 ‘자연과 인간과 도시’가 함께 호응하는 최적의 생태도시로서 발전구조를 추진할 만하다.

그래서 나는 ‘원주시 도시디자인 마스터 플랜’을 수립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최상의 시민 행복을 보장하려는 생태도시에 대한 원주시의 뚜렷한 시각과 정책 의지가 필요하며, 둘째 하드웨어 중심의 도시 인프라 개발구조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적인 도시개발로의 의식 전환이 요구되며, 셋째 특성화된 지구단위계획의 추진과 발전전략 수립을 통해 시민사회와 함께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일이다. 물론 일부 주장은 과거의 단순 경험치를 내세워 먹고사는 경제도시를 앞세울 수도 있다.

하지만 원주시가 전국구형의 수도권 도시로서 발전 기반을 마련하고 국가 차원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려면, 수도권 도시의 지위를 갖추어 나가는 것과 함께, 도시 내부에서 자연과 인간과 도시의 최적화된 생태환경을 마련하는 일이다. 이런 노력은 일시적인 성과를 생산하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지만, 남미와 유럽에서는 가장 각광받는 세계적인 생태도시를 만들어냈다.

원주시의 도시발전구조는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오로지 기업 유치와 제조업 육성을 통해 강원도 제일의 경제산업도시로서 명맥을 이어갈 수는 있어도, 원주시가 도시생태계를 최적화하고 수도권 내의 생태도시로 전환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다. 수도권 도시, 또는 전국구의 경쟁력 있는 도시로 발전하려면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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