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85) 드보르작 (6) 신세계 교향곡 (下)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85) 드보르작 (6) 신세계 교향곡 (下)
  • 최왕국
  • 승인 2023.03.13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왕국 [작곡가]
△최왕국 [작곡가]

<3악장 Molto Vivace D단조, 3/4박자, 스케르쵸>

3악장은 신세계 교향곡의 모든 악장들 중에서도 가장 한국적(?)인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링크된 연주 영상 1분 30초부터 플루트와 오보에의 유니슨(unison, 여러 악기가 똑같은 멜로디를 연주하는 것)으로 시작되어 클라리넷으로 이어받는 선율은 마치 한국 민요를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우리나라 음악과 흡사하다.

https://youtu.be/Y7jtYgIy4do?t=91 (플루트와 오보에의 unison 부분)

아무래도 우리 한민족과 같은 종족이라고 알려진 아메리카 인디언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라 그렇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 본다.

<3악장의 감상 포인트>

3악장에는 인디언 민요풍의 선율은 물론 전형적인 유럽풍 멜로디와 화성진행도 많이 등장한다. 특히 러닝타임 4분 10초부터 나오는 폴리포닉한 악곡의 구성은 바로크 음악의 느낌도 준다. 어찌 생각하면 서로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음악 요소들이 여기저기 등장하지만 그 이음새가 너무 깔끔하여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질 않는다. 드보르작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3악장의 백미는 중반 이후라고 본다. 3악장에 등장하는 두 개의 주선율(main theme)은 여러 형태로 옷을 갈아입으며 나온다. 때로는 독립적인 모습으로, 때로는 협력하는 모습으로...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3악장의 전반부에서 인디언 민요의 냄새를 물씬 풍기던 선율들이 이번에는 유럽음악의 전통적인 모습으로 치장하고 화려하게 등장한다는 것이다. 본 칼럼 184회에서도 이야기한 (민족주의적인 감성과 정통 서유럽 음악기법이 혼재된) 드보르작의 작곡 기법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6분 10초부터는 1악장의 주선율이 다시 등장하며, 6분 51초부터는 1악장의 주선율과 3악장의 주선율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 연주되는 등 각 악장간의 통일성을 꾀하는 치밀한 건축학적 구성미를 보여준다.

신세계 3악장에 대한 평론가들의 표현은 다음과 같다.

“유머러스하다, 명랑하다, 소박하다, 엄숙하다, 기괴하다, 아름답다”

얼핏 서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의 조합인 것 같지만, 실제로 3악장을 들어보면 이런 단어들이 묘하게 어울리는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된다.

<4악장 Allegro con fuoco, E단조 4/4박자>

4악장은 원조인 E단조로 복귀하며, 소나타 형식을 취하고 있다. 마치 영화 ‘죠스(Jaws)’의 배경음악(BGM)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의 서주와 야구장에서 주먹을 위로 치켜들며 힘차게 “빰빰빠 빰빠빠~ ♪♬” 응원가를 외치던 그 유명한 제1주제 선율이 등장한다. 사실 신세계 교향곡이 훨씬 먼저 작곡되었으니, 영화 ‘죠스’의 BGM 작곡가인 ‘존 윌리엄스’가 이 곡을 패러디한 셈이다.

4악장의 빠르기말인 ‘Allegro con fuoco’는 직역하면 “정열적으로 빠르게”라는 뜻인데, 의역하면 ‘격렬함이 느껴질 만큼 빠르게 연주하라’는 뜻이다. 실제로 4악장을 들어보면 뒷부분으로 가면 갈수록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며 정열적으로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4악장의 감상 포인트>

4악장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곡이니 최대한 간략하게 요약해 본다. Jaws 음악을 떠오르게 하는 서주와 행진곡 풍의 제1주제부가 끝나면 클라리넷으로 연주되는 서정적인 제2주제가 등장(1분50초)하지만, 곡 진행은 곧바로 활기찬 모습으로 되돌아간다.

4악장에는 이들 주제 말고도 단편적으로 슬라브 무곡 풍의 부주제들도 등장하여 드보르작의 민족적 정체성을 대변해 준다. 마무리 부분에서는 2악장과 1악장의 테마가 번갈아 등장하여 곡 전체의 통일성을 높여주며 4악장의 메인 테마를 연주하면서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