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원주시 삼성반도체 공장의 유치 논쟁
[기고] 원주시 삼성반도체 공장의 유치 논쟁
  • 김장기
  • 승인 2023.03.05 19:45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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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기 [지식인연대 강원도부위원장·행정학 박사]
△김장기 [지식인연대 강원도부위원장·행정학 박사]

원주시는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를 얼마나 확신할까? 그야말로 유치하면 대박이다. 국내외에서 이것보다 더 좋은 호재를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첫 단추부터 희대의 사기극이니 핫플레이스이니,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반도체산업은 차세대 첨단전략산업이다. 국가 차원에서도 커다란 관심 대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가 경제 활력을 이끌 미래산업으로 반도체산업을 지목했다. 해외 국가들도 자국 내 반도체산업을 강화하였다.

국내에선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를 놓고 경상남도, 고덕신도시와 안성시, 화성시 등 전국적으로 약 17개 자치단체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물론 핫이슈가 된 곳은 강원도 원주다. 원주시 일대를 기점으로 약 100만 평 이상의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강원도지사와 원주시장은 연합전선을 형성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에 전념해도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신청조차 못하였다.

엄밀히 따지면 이 지점에서 심각한 고민거리가 발생한다. 삼성반도체 공장의 유치냐 반도체산업의 육성이냐는 첨단산업육성의 물결이 다르다. 반도체라는 산업 형태는 같아도, 원주시 기업육성 차원에서 ‘대기업 공장의 유치냐’ 또는 ‘보유자원 투입을 통한 산업육성이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사실상 실천 계획의 수립과 추진과정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이미 일정 부문 강원도와 원주시는 정부 자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강원도는 정무부지사를 삼성 임원으로 발탁하고 도내 교육 기관들과 협약서를 체결했으며, 원주시는 미래산업 전담부서를 구성하고 반도체 교육원을 유치하는 등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했다. 더욱이 삼성반도체 공장의 유치는 약 30조 원의 직접투자, 163조 원의 경제 유발 효과, 그리고 약 10만 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를 주장했다. 두말할 것도 없이 호재 중의 호재다.

해외든 국내든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를 탐낸다. 그래서 원주시는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에 전력투구할 것인지, 아니면 반도체 산업클러스터 육성에 집중할 것인지는 또 다른 고민거리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에는 한계가 크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연초부터 원주시장은 곳곳에서 원주시를 중부내륙권 반도체 산업클러스터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며 시정 의지를 표명했다.

이때 내가 감지한 점은 원주시 첨단전략산업의 관점 변화였다. 삼성반도체 공장의 유치는 해당 기업주와 기업에게 막대한 이익을 제공하며, 글로벌 삼성전자의 미래 기업 성장을 보장하는 뚜렷한 입지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반면 원주시 반도체 산업클러스터 육성은 특화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산업입지 기반과 기술력 확보, 반도체 전문 교육기관 설립과 인력 양성, 인큐베이팅(Incubating), 관내 대학 등 교육기관과의 연계, 판로개척, 세제와 특례 혜택 등 전략적인 추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큰 우려는 꿩 대신 닭이 되거나, 또는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에 실패한다면 원주시민 사회는 깊은 허탈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원주시민의 희망은 산산이 부서지고 겨우 되살아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만약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를 포기하고 적극적으로 반도체 산업클러스터를 육성하겠다면 이에 대한 뚜렷한 입장표명과 원주시민 사회의 이해를 사전에 구해야만 한다.

앞으로도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는 정치집단 간의 소모적인 갈등과 시민사회의 불신을 불러낼 소지가 너무 크다. 그래서 더 많은 시간이 흘러가기 전에 원주시의 여야 정치권과 시민단체, 공무원 사회, 전문가 그룹, 시민대표들이 한군데 모여 이에 대한 심층적이고 공통된 의견을 수렴했으면 한다. 원주시민 사회를 위해서라도 심각하게 대립할 수 있는 정책 후유증을 사전에 해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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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세종 2023-03-18 11:47:51
소모적인 정치적 갈등, 딱 맞았네. 계속해서 좌충수를 두겠죠

선견지명 2023-03-17 08:04:45
인력과예산 쏟아붓고 정책후유증만 남았네. 개인돈도 아니고

미국기 2023-03-11 07:19:49
알맹이 없는 껍데기라서 못알아 들을듯요.

이용신 2023-03-09 08:53:45
글 잘 보고 갑니다

더블당 2023-03-08 20:13:15
면죄부를 주자고 안될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