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자식은 부모의 생각을 먹으며 성장한다
[살며 사랑하며] 자식은 부모의 생각을 먹으며 성장한다
  • 임길자
  • 승인 2023.03.05 19: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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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향 임길자 [문막노인복지시설 정토마을 원장]
△도향 임길자 [문막노인복지시설 정토마을 원장]

정부는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지난 2021년 1월 1일 국가수사본부를 신설했다. 경찰의 모든 수사를 담당하는 기구로, 일선 경찰서의 수사 관련 경찰관은 모두 국가수사본부 소속이 된다. 2024년 1월부터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도 국가수사본부로 이관될 예정이라고 한다. 또 다시 무서운 국가 공권력이 만들어지고 있는 듯 싶다.

국가수사본부 초대 본부장엔 남구준(경찰대 5기)이 임명되었는데, 그의 임기는 2023년 2월 25일까지였다. 대통령은 그 후임으로 정순신(서울대 법학과–검사출신 변호사)을 임명하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그는 학교폭력 가해자의 아비임이 밝혀졌다. 그동안 경찰 수사 사령탑에 검찰 출신이 임명 된다는 소문에 말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런 사달이 우연은 아닌 것이다.

그는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지자 입장문을 내고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수본부장이라는 중책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국수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의 아들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1항 8호 전학」조치를 받은 모양이다. 이 법률에서는 가장 큰 처벌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만큼 피해자에게 행한 폭력행위가 심각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된다. 4호조치 부터는 학교생활기록부에 등록이 된다고 한다.

그들(정순신과 아들)은 전학을 취소해달라며 재심과 행정소송,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에 나섰다. 오로지 아들 허물을 덮기 위해 아비는 갖은 법 기술을 모두 동원했던 것이다. 그는 아들의 법률 및 소송대리인을 자신의 사법연수원 동기에게 맡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모두 기각됐고, 아들은 결국 전학 조치됐다고 한다.

그는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피해자 쪽에 특히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아이 잘못이 있어서 해결하는 과정이 있었고, 당시에는 서로 합의를 했었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부모 입장에서 잠깐 생각해 보았다. 추측하건데 법꾸라지들의 집요한 위협에 어떤 모양이든 합의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법(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갖은 자들의 거듭되는 법 장난에 돈도 권력도 없는 피해자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은 또 다시 법적 폭력을 당하며 견디는 것이다. 결국 그 견딤이 고단해지면 세상을 등지고 만다.

태어날 때부터 사회적 문제 아이는 없다. 전에 심리상담일을 조금 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면 아이들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알아차리게 된 사실이 있다. 문제아이의 등 뒤엔 언제나 불편한 부모가 있었다. 잘 못된 부성애(父性愛)·모성애(母性愛)가 삐뚤어진 의식을 가진 아이로 키워낸다. 망가진 인재들을 길러내는 권력자 부모들이 교육을 멍들게 하고 있다. 그의 아들은 공공연히 부모의 존재를 들먹이며 “우리 아빠가 검사이기 때문에 내가 무슨 죄를 지어도 아빠가 힘을 쓰면 다 해결된다”고 말했다지. 그는 결국 잘못된 특권의식이 싹트도록 아들을 교육한 셈이 되었다.

우린 누구나 연습하고 부모가 되진 않는다. 그래서 부모는 누구나 완벽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살면서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가려내는 것은 꼭 누가 꼭 가르쳐야 아는 것은 아니다. 지난 세월 남의 자식 눈에 피 눈물 흘리게 했으니, 이제 어떤 형태로든 벌(罰) 받아야 한다. 오랜기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을 피해자와 그의 가족들이 괜찮다고 할 때까지 용서를 빌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법조인으로서 함량 미달임을 온 국민들이 판단했으니 그는 앞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사는 일은 멈춰야 한다.

자식은 부모의 생각을 먹으며 성장한다. 바른 생각이 건강한 언어를 만드는 것이다. 3월 입학철이다. 꿈과 희망이 건강하게 영글어가는 학교에서 아이들의 행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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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적이시네요 2023-03-07 01:12:20
편향적인글이네요 민감한글을 민감한시기에 기고한다는건 아니라고봅니다.
원주에대한 중요사항도 많은데 구지 이런내용을 기고하신다는건 아닌것같으네요 문막노인복지시설원장이시면 노인복지에대한 정책을 더 기고하시는편이 좋을뻔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