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원주시·횡성군, 지역 가치 차이 확연
[기고] 원주시·횡성군, 지역 가치 차이 확연
  • 김대중
  • 승인 2023.03.05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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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지난 삼일절에 장신상 전 횡성군수가 옻칠기공예관을 찾았다. 일행들과 함께 공예관을 둘러보고 옻칠카페에서 필자의 졸저 「황장목, 금강소나무로 창씨개명 되다」의 인문학 강의를 들었다. 공예관에는 횡성 주민들도 많이 온다. 공예관에서 횡성군청까지는 20여분. 원주시청까지는 30여분 거리다.

10분 차이지만 원주시민들의 체감 시간은 더 크다는 이유로 다들 멀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횡성은 치악산 국립공원의 45% 가량을 차지한다. 겉보기에는 원주가 치악산을 다 차지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치악산 지도를 놓고 보면 동쪽으로는 횡성이 다 차지하고 있다.

황장목과 치악산을 이야기하다보면 각림사(覺林寺) 이야기와 수레너미 길이 필수로 나온다. 태종 이방원 이야기도 단골이다. 각림사는 태종이 번창시켰다. 어려서 글 공부한 인연 때문에 특별히 생각했다. 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억압하던 국가에서 아무리 왕이라도 쉽지 않았던 일이다. 그 만큼 태종에게는 각별했다. 조선왕조실록에 수없이 나온다. 조선시대 대표 사찰로 꼽혔다. 150명의 승려와 90여만 평의 땅을 소유한 큰 사찰이었다. 임진왜란때 소실돼 사라지고 지금은 일부 터만 남아 있다. 지금 횡성군 강림면의 지명도 거기서 유래됐다.

공예관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함께 황장목숲길을 걸었다. 우리 조상들이 부르던 이름 황장목은 일제 강점기에 금강소나무로 개명됐다. 일제는 을사늑약(을사보호조약)때부터 한민족의 혼을 상징하는 우리 소나무에 대한 탄압을 시작했다. 소나무란 이름도 사용하지 못하게 했고 전국의 유명한 황장목 소나무 군락지에서 대대적으로 벌채를 해 갔다.

소나무 망국론을 펼쳤으며 마침내 1928년에는 일본의 저명한 학자 우케키 호미키가 금강소나무라고 이름을 바꿔 학명으로 등재했다. 아름다운 황장목숲길을 걸으며 치악산과 황장금표, 황장목 이야기를 이어 갔다. 세렴폭포 앞에 설치된 비로봉 황장금표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이 땅 황장금표의 지존 비로봉 황장금표를 찾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 필자가 2019년에 설치했다.

삼일절을 의미있게 보냈다며 감사한 장 전군수는 “치악산이 행정구역은 원주지만 생활문화로는 횡성이 더 유리하니 횡성군민들이 누릴수 있는 아주 귀한 자산”이라고 했다. 치악산 구룡사 권역을 찾는 관광객들은 이 일대서 많은 것을 즐긴다. 세상에 하나뿐인 ‘옻칠카페’서 무료 차 한 잔하고 나전칠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옻칠기공예관이 있다. 아름다운 황장목숲길과 수레너미 길이 있고 구룡사가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맛집들이 즐비하다. 특히 인접한 새말에 횡성한우 타운이 형성돼 있다. 폐도가 된 42번 국도 전재를 기발한 아이디어로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만든 루지 체험장은 압권이다. 그 옆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안흥찐빵 마을 이 있다. 흔한 말로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곳이 바로 치악산 구룡사 쪽이다. 그 가치를 알고 횡성 KTX역과 버스터미널을 경유하는 시내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원주는 못하고 있다. 2,000명 가까운 조직에 36만의 인구면 뭐하나, 기본적인 것도 못하는데.

구룡사 쪽으로 연간 100만 여명의 관광객들이 왜 올까. 황장목숲길과 수레너미길, 옻칠기공예관, 전재의 루지체험장, 안흥찐빵 마을, 횡성한우를 즐기며 쉬어 갈 수 있다. 원주의 무관심과 횡성의 관심의 차이는 지역의 가치를 모르고 알고 모른다는 것이다. 장 전군수의 이날 행보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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