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계적인 아트 마켓 프리즈 개최 이후 원주를 돌아보다
[기고] 세계적인 아트 마켓 프리즈 개최 이후 원주를 돌아보다
  • 이주은
  • 승인 2023.03.12 2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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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아트페어처럼
원주 지역작가를 위한 장터와
상설 판매 플랫폼이
지자체를 중심으로 준비되었으면 한다.
△이주은 [사단법인 한지개발원 사무국장]
△이주은 [사단법인 한지개발원 사무국장]

우리는 각자 좋아하는 화가가 한 명 이상은 있을 것이고 그 화가의 그림을 상상 속에서나마 각자의 집에 걸어보기도 할 것이다. 현실은 카피 인쇄본이나 지인 화가의 그림이 우리의 거실이나 침실에 걸려있는 정도?

‘미술에 빠진 대한민국’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운영하는 2020년 미술주간의 주제였고 같은 해 세계적인 아트 마켓인 프리즈(Freize)가 한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시작하여 드디어 지난해 9월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역사적인 행사를 치렀다.

프리즈는 아트바젤(Art Basel), 피악(Fiac)과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히며 아시아에서의 최초 개최지로 서울을 선택했다. 프리즈 매거진으로부터 시작된 프리즈 아트페어의 역사는 2003년 영국 런던의 리젠트 파크에서 천막 부스를 시작으로 지금은 프리즈 런던, 프리즈 로스엔젤레스, 프리즈 뉴욕, 프리즈 마스터스의 페어를 운영하는 거대 플렛폼이 되었다. 프리즈가 아시아, 그 중에서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 미술시장의 급성장을 꼽을 수 있다.

필자는 지난해 세계적인 갤러리들이 한국을 찾는 빅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찌감치 얼리버드 티켓을 구입했고 가고시안 갤러리,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를 현장에서 볼 수 있었다. 또한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작품도 다시 볼 수 있었다. 모두 아시겠지만 일반 전시회와 아트페어의 다른 점은 판매와 구매를 전제로 전시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들이 이러한 전제로 새벽시장의 날 것처럼 관람객을 만났고 프리즈 서울은 약 6,000억 원의 판매액을 기록하면서 세계인을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2021년 기준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를 비롯해 국내 아트페어는 총 65회 개최되었고 그 중 강원도는 2개의 아트페어가 개최되었다. 국내 아트페어의 거래 작품은 총 54,039점으로 총 거래액은 188,966만 원이었다. 화랑과 경매를 통한 판매액을 합치면 총 756,270만원이 집계되었다. 지난 10년 간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걸맞는 규모와 액수이다.

굉장한 비약이 되겠지만, 강원도와 원주시의 미술시장은 어떤가. 강원도도 매년 아트페어를 개최하고 지역 문화재단의 주최로 작가 작품이 판매와 구매의 목적으로 전시가 열리기도 하지만, 판매액의 통계조차 내놓을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하다. 상업적인 갤러리도 없고 지역에 있는 미술전시장도 단체전과 개인전 위주로 진행되면서 적극적인 판매보다 작가의 작품을 지역에 알리는 정도로 봐야할 것이다.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박수근, 이중섭, 박서보, 김창열 등 몇 몇 슈퍼스타가 많은 비중의 매출을 차지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젊은 작가, 지역작가의 고군분투가 안타깝다.

그렇다면 원주에 작가의 작품 판매촉진을 위해 어떤 장치가 더 있어야 할지 생각해본다. 강릉아트페어처럼 원주 지역작가를 위한 장터와 상설 판매 플랫폼이 지자체를 중심으로 준비되었으면 한다. 또한 지역의 상업 갤러리도 활성화되어 시민이 원주작가의 색을 담은 작품을 만나고 판매가까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에 관계자가 많은 관심과 실행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22년은 내게 있어 의미가 깊은 한해였다.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바뀐 해이자, 영국과 미국에서 한지 문화제를 치른 해이며, 거리두기의 완화로 세계적인 비엔날레들이 다시 기지개를 켠 해이고, 사랑하는 한지작가 M 선생님이 우리의 곁을 떠난 해, 또한 생애 처음 국제 아트페어를 참관한 한 해라고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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