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 원경묵의 리더십이 자주 거론되는 이유
[비로봉에서] 원경묵의 리더십이 자주 거론되는 이유
  • 심규정
  • 승인 2023.03.19 19: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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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적이고 원만하고 부드러운 리더십,
여기에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충성과
조직의 잠재력을 끌어올려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심규정<원주신문 편집장>
△심규정<원주신문 편집장>

선거에서 득표율이란 후보자의 위상이다. 원주농협 원경묵 조합장은 최근 맞대결 구도로 치러진 조합장 선거에서 90.23%의 높은 득표율로 상대 후보를 가볍게 제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제3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에서는 1,346명의 조합장을 선출했다. 이 가운데 9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는 원경묵 조합장을 비롯해 서울축협, 구성농협, 목포원예농협, 이양청풍농협, 진량농협 조합장 6명이다. 

다자대결 구도냐, 맞대결 구도냐에 따라 득표율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맞대결 구도를 보자. 어느 조직이건 반대 세력이 있고 후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에서는 적어도 상대 후보가 20~30%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게 지금까지의 득표 패턴이다. 이번에 원경묵 조합장에 대한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지지가 던지는 의미는 묵직한 메아리로 돌아온다. 

그는 지역 정치계에서 풍운아다. 4선 시의원, 원주시의회 3.4대 후반기 부의장, 5대 전·후반기 의장, 시장 선거에서 3차례 연이은 낙선, 원경묵 조합장만큼 굴곡진 정치역정을 보여준 인물이 또 어디 있을까. 2001년 말부터 취재현장에서 그를 지켜봤다. 그는 재선 시의원이었고, 필자는 10년 차 혈기왕성한 기자였다. 

아직도 그에 대한 첫인상이 선명하다. 삼국지 장비 같은 외모지만 후덕한 인상, 정제된 언어, 강하지 않은 모습, 그러나 모든 사람이 완벽할 수 없듯이 어딘지 모르게 2%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을 수 없었다. 조합장에 당선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인생이, 사람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말이 있듯 그가 조합장에 당선되면서 그의 또 다른 페르소나가 보이기 시작했다. 

왜일까. 좋은 리더십과 나쁜 리더십을 가늠하는 유일한 척도는 팀의 성공이다. 원주농협은 전국 최고의 농협으로 우뚝 섰다. 그는 평소 “사람이 하는 일은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라고 강조했다. 신용자산 도내 최초 2조 원 달성, 대박을 터트린 주유소 사업, 갈수록 증가하는 교육사업비 지원, 드론 농약살포, 택배사업 등 농익은 비지니스 마인드와 함께 조합원에 대한 서비스 다각화. 

뭐니 뭐니 해도 카드 사업은 6년 연속 대상을 받아 오는 3월 도시농협 중 최초로 NH농협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 개방적이고 원만하고 부드러운 리더십, 여기에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충성과 조직의 잠재력을 끌어올려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일심일덕(一心一德)이 만들어낸 빛나는 성적표다. 

심리설사(心理說史)라는 게 있다. 사회심리학 이론을 통해 역사 속 인물이나 사건을 분석하는 것이다. 심리설사의 창시자로 통하는 중국 닝보대학교의 천위안 교수는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1, 2」,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2」에서 위·촉·오가 천하를 삼분하여 호령하던 중국의 삼국시대 영웅들의 리더십을 통찰하고 있다. 

조조는 뛰어난 용인술로 수많은 인재가 자신에게 충성하도록 만들었지만, 간악하고 잔인하며 거짓되고 속이 좁은 데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간웅(姦雄)의 이미지가 남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유비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고무줄처럼 유연하게 적응하는 인물이었다. 뼛속 깊이 박힌 덕을 바탕으로 장비처럼 용맹정진하고, 제갈량 같은 불세출의 기재를 얻어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다. 

원경묵 조합장은 덩치만큼 리더십도 크고 무겁다는 사실을 이번 선거를 통해 확연히 보여주었다. 불안과 갈등을 부르지 않고 인내와 포용으로 사람들을 보듬는 화애가친의 리더십, 겸양의 리더십이 오늘의 원경묵 조합장을 있게 하지 않았을까. 그가 있어 원주농협 조합원들은 행복할 것이다. 자긍심 또한 높을 것이다.

요즘 힘 깨나 있는 권력자들의 리더십이 자주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원경묵의 리더십이야말로 주변의 뜨듯미지근한 충성심에 고민하는 리더들이 시금석으로 삼아야 할 나침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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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sskim 2023-03-20 11:32:41
팀웍을 끌어내는 리더십, 참 지혜로운 것 같습니다^^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