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중앙선 폐선을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반곡~금대 관광활성화 사업이 원강수 시장 취임이후 우선순위에서 완전히 뒷전으로 밀린 모양새다. 사업이 장기간 공전을 거듭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원주시와 민선 8기 원강수 시장 공약자료집, 2023년 주요 시책보고서에 따르면 반곡~금대 관광활성화 사업은 상권 활성화를 위해 혁신도시와 연계해 오는 2024년까지 반곡역~치악역 구간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업 내용은 금대지역, 반곡지역, 관광열차, 반곡역 IC 4개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금대지역은 똬리굴(2km) 디지털 테마터널, 금대주차장 조성(37,363㎡)을, 반곡역 일원은 철도조각공원인 반곡 파빌리온스퀘어 조성(78,620㎡)을, 관광열차는 반곡역~금대역(6.8km)관광열차 제작 및 운행을, 반곡역 IC는 국도대체우회도로와 연결하는 입체교차로를 각각 조성·개설하는 사업이다.

총 1,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인 가운데 지금까지 금대주차장 조성 사유지 매입, 관광열차·탑승장과 정비고 설치 등 무려 200여억 원이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올해 상반기까지 국가철도공단 부지와 사유지를 매입해 반곡역 파빌리온 스퀘어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원주시가 지난 12일 원주시의회에 제출한 2023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반곡~금대 관광활성화 사업은 예산이 단 한 푼도 편성되지 않았다.

반곡역에는 지난해 10월부터 관광열차 2편이 납품돼 안전점검, 시운전을 거쳐 기적소리를 울린 시간만 기다리고 있다. 열차 제작에 54억 원, 탑승장과 정비고 설치에 26억 원이 투입됐다. 이에 따라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사업이 제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준공시기도 기약 없이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혁신도시 한 자영업자는 “지지부진한 혁신도시 공공기관 직원들의 가족 동반 이주, 코로나19 장기화로 그동안 상권이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라며 “반곡~금대 관광활성화 사업을 통해 체류형 관광지를 조성하겠다는 원주시의 계획에 기대를 걸었는데, 사업이 무산 수순으로 가는 느낌이라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상인들이 크게 절망하고 있는 것은 가뜩이나 혁신도시 상가 공실률이 심각한 상황에서 조만간 국민건강보험공단 제2청사가 완공될 경우 현재 혁신도시 상가건물에 산재해 있는 공단 산하 단체와 부서가 일시에 제2청사에 입주하게 되면 상가 공동화현상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앞서 원강수 시장은 지난달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최대화한다면 투입 예산액 대비 시민의 행복 체감도는 훨씬 높아질 수 있다”라며 “반드시 필요한 사업과 아닌 사업을 가려내고 불필요한 예산을 최소화하고 시민들이 가장 원하고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 부서의 의견을 수렴하여 과감하게 불필요한 사업을 폐지하고 보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반곡~금대 관광활성화 사업이 장기간 겉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사업이 뒷전으로 밀린 것은 사업 부지 가운데 국가철도공단 소유의 국유지 활용방안이 복잡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사용허가 또는 점용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경우 시설물을 영구적으로 설치할 수 없다. 연간 수억 원에 달하는 사용료도 부담이다.

대안으로 완전 매입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지만, 국가철도공단의 동의가 전제돼야 하고 절차가 까다로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반곡~금대 관광활성화 사업의 시급성이 떨어진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심규정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