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박옥위 作 / 인생 구구법
[시가 있는 아침] 박옥위 作 / 인생 구구법
  • 임영석
  • 승인 2023.04.16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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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구구법

박옥위

일일은 첫 아기 엄마아빠 빼닮았네

이이는 귀염둥이 아지랑이 보배둥이

삼삼은 초동의 나라 눈부신 새싹 세상

 

사사는 사춘기라 새로 생각나는 나이

오오는 청운의 꿈 별을 찾아 가는 길

육육은 한 시대의 풍광, 화사한 축포로다

 

칠칠은 칠전팔기 넘어져도 일어나고

팔팔은 한철 메뚜기 벼논의 손님이요

구구는 비둘기의 나라 평화를 꿈꾸네

 

열열은 백두산 천지연에 신선될까

살아온 한세상 하늘 길을 맡겨두고

착한 길 바른 길 가며 기도하며 살 일이다

 

 

계간 『시조시학』2022년 여름호에서

구구법은 곱셈의 기초적인 공식으로 일에서부터 구까지 그 곱의 합을 말한다. 박옥위 시인의 「인생 구구법」은 말 그대로 1에서 10까지 그 곱을 살아가는 삶의 나이를 두고 짊어 본 이야기이다. 그러니 그 수의 합을 보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 이정표 같은 의미들을 짚어보고 있다. 물론 지금의 이정표가 내일의 이정표는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세상의 길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 보니 앞날을 예측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장 기본적으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그 의미를 보면 아장아장 걸음마를 하는 시기부터 세상을 푸르게 살아가는 청춘의 시절, 넘어져도 칠전팔기의 오뚝이 정신이 있는 패기, 그리고 백두산 천지연에 살아가는 신선 같은 마음을 지닌 백수의 나이가 들 때가 올 것이다. 이 모두가 그런 인생을 꿈꾸고 살아야 가능할 것이다. 구구법은 우리가 먹고 살아가는 세상에서 다른 수학 공식과는 달리 가장 많이 삶에 적용하는 수학 공식이다. 다른 수학 공식, 예를 들어 방정식이나 함수 등은 우리 실생활에 직접 적용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구구법은 과일 한 박스를 사더라도 몇 개가 들었으니 한 개 값이 얼마 정도일까 쉽게 계산을 하는 데 적용이 된다. 수학은 우리 실생활이 깊이 스며들어 있다. 비닐봉지 손잡이를 잡고 걸어갈 때 그 무게 중심의 합을 계산하여 비닐이 버틸 수 있는 두께나 힘의 작용 등을 생각하여 만든다. 물론 이러한 것은 전문가의 영역이다. 인생 구구법도 세상을 보다 일목요연하게 바라보는 그런 삶의 수식이 아닐까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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