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히 걱정스럽다. 누가 봐도, 2024년도 원주시 종합청렴도 평가는 낙관하기 힘들 수도 있다.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가 있다. 청렴도 향상과 반부패 정책은 물론이고 부패사례 방지를 위한 강한 리더십(leadership)이 필요하다. 우리 속담에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말한다. 청렴 의식 함양과 반부패 의지는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맑은 물과 같다.

역사적으로도 매우 관심이 큰 것은 청렴이다. 우리가 청렴 표상으로 삼고 있는 인물은 조선 초의 황희 정승이나 오리 이원익 대감, 그리고 허목 대감이다. 이들은 조선시대의 3대 청백리다. 우리나라는 1981년부터 국가공무원법 규정에 근거하여 청백리상을 수여한다. 청렴하고 투철한 봉사 정신을 갖춘 공무원들에게 주는 상이다.

청렴은 오늘날에도 공공기관이나, 또는 해당 기관에서 일하는 공직자에게 매우 중요한 도덕적 덕목이다. 공직자의 삶은 소탈하고, 성품과 행실은 맑고 깨끗하며 재물을 탐내지 말아야 한다. 이런 청렴 의식은 국제사회에서도 중요하게 다룬다. 이를테면 국가별 부패지수를 전담하는 국제투명성기구(TI: 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반부패 NGO기구다. 매년 세계 국가별 부패지수를 평가한다. 2022년 대한민국의 세계 청렴도 수준은 총 180개 국가 중에서 63점으로 31위였다. 북한은 17점으로 171위였으며, 꼴등은 12점으로 소말리아였다.

국내에서도 국민권익위원회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청렴도 평가를 수행하며, 매년 그 결과를 발표한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방식은 공직자 및 시민설문조사의 결과인 청렴체감도, 반부패 노력을 평가하는 청렴노력도, 그리고 기관별 부패사건 발생 현황인 부패실태를 평가하여 종합점수를 산출한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평가 비중이다. 종합청렴도 평가는 청렴체감도 60%, 청렴노력도 40%의 비중으로 가중 합산하고 부패사례가 발생하면 대폭 감점한다. 부패사건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하다.

특히 2022년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에서 강원도청 3등급, 강원도 교육청 4등급이었다. 강원도 소재의 공공기관 중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평창군이 청렴도 1등급을 받았다. 무척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이다.

하지만 원주시의 종합청렴도 평가는 4등급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청렴체감도 4등급, 청렴노력도 4등급이었다. 이런 결과 때문인지, 원주시는 2022년 한국윤리인권연구원에서 약 3개월에 걸쳐 「원주시 자체 청렴도 조사 용역」을 실시하였다. 또한 2023년에는 청렴콘서트를 개최했으며, 청렴포털 등 공직자부조리익명신고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아쉬웠던 점은 청렴도 향상과 부패 행위에 대한 예방적인 대응체계가 뚜렷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청렴도는 공직자들이 자발적으로 깨끗한 마음을 갖도록 마음가짐을 촉구하는 것이라면, 반부패는 엄격하게 제거해야만 할 비리 행위에 대한 것이다. 청렴도는 공직자들이 깨끗한 마음을 품는 것이라면, 반부패는 현행 제도와 지위를 악용해서 발생하는 각종 비리 행위의 대응체계다.

따라서 원주시의 종합청렴도 평가는 청렴도 향상과 부패 방지라는 구별된 체계 속에서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과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앞 시대를 산 현자(賢者)는 “관직을 다스릴 때는 공평함 만한 것이 없고, 재물에 임하여서는 청렴함 만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다시 한번 원주시는 예산집행, 인사와 채용, 인허가와 민원, 도로 등 각종 건설행위, 민간투자 사업 등에서 부패 제로(zero)를 추구하는 1등급의 청렴 시정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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