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 ‘뽀얀 민낯’ 드러낸 원강수호(號)의 팀워크
[비로봉에서] ‘뽀얀 민낯’ 드러낸 원강수호(號)의 팀워크
  • 심규정
  • 승인 2023.04.23 20:10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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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정<원주신문 편집장>
△심규정<원주신문 편집장>

시민들의 커다란 기대를 안고 출항한 원강수호(號)가 기우뚱거리고 있다. 민심의 파고보다는 조직 내부의 엇박자가 요란하기 때문이다. 아카데미극장 철거 후 공연장을 조성하는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 처리를 둘러싸고 원주시의회가 사흘째 파행으로 치닫는 것은 정말 황당 시추에이션이다. 정상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이라면 절대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 이유를 따져보자. 원주시는 지난 2021년 보존을 전제로 아카데미극장을 매입했다. 철거 후 공연장 등을 조성하려면 매입 목적이 바뀜에 따라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과 함께 철거비를 편성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예산편성과 의안 제출까지는 몇 개월 소요된다. 그러나 원주시는 본회의 개회 하루 전인 18일 전광석화처럼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공유재산심의위원회 심사 없이 서면 심사를 통해 졸속으로 제출한 것이다. 야당 의원들이 절차적 하자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서면 심사를 통해 제출했으니 불법은 아니라는 원주시의 설명은 너무 궁색해 보인다.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여럿 있다. 아카데미극장 철거냐, 보존이냐는 논란은 인화성이 큰 화두인데, 지금까지 결과를 놓고 보면 이 부분이 여지 없이 간과된 것 같다.

관련 부서인 문화예술과, 재산관리과, 기획예산과는 법령을 제대로 꿰뚫고 있었는지, 사전 충분한 협의를 거쳤는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부서는 업무 조정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 뭉개구름처럼 원주시청 상공에 솟아오른다.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긴밀히 연관돼 있어야 할 시스템이 나사하나 빠진 채 덜커덩 거리는 모양새다. 시민의 생활과 밀접한 행정시스템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신행정의 불씨가 불협화음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원주시의 ‘오로지 GO, 직진 행정’도 아쉽다. 아카데미 친구들이 제출한 주민공청회 청구에 대해 청구권자 자격을 문제삼아 보도자료까지 내며 공세적인 모습을 보인 점, 시간을 두고 조용히 해결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공청회 개최를 꺼리는 듯한 점, 의견이 백가쟁명이어야 할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고의 폭이 이렇게 경직되어 있다니 한심하기 이를데 없다. 원강수 시장이 아카데미 친구들과 면담하고 하루 뒤 기자회견을 열어 철거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미리 결과를 내놓고 밀어부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좀 더 숙고하는 모습이 아쉽다. 

파행사태가 이어지자, 원주시 관계자들은 뒤늦게 야당의원들을 찾아가 사과했다. 마지못해 사과하는 것 같다는 불퉁한 반응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치는 언어와 타이밍이라고 했다. 적절한 타이밍에, 적합한 사과 또는 유감을 표명했더라면 이번 의회 파행사태는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원주시의 엇박자 행정은 이뿐만이 아니다.

캐릭터인 꽁드리 논란도 그렇다. 디자인 변경이 필요하다며 사용중지 조치를 내렸다가 노조의 반발을 산 것도 선뜻 이해할 수 없다. 꽁드리는 공모를 통해 시민들과 공직 내부의 오랜 숙성을 거쳐 최종 확정된 옥동자다. 앙증맞고 방싯한 모습은 시민들의 뇌리에 언제나 어른거린다. 캐릭터가 얼마나 밉상(?)이라고 성형수술에 나서겠다는 것인지 나무만 보는 미시적 접근법에 모두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어쨌든 이번 시의회 갈등의 진앙지는 원주시청이다. 원주시청 몇몇 부서에서 시작된 재채기가 지역을 뒤흔들고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시의회가 뒤치다꺼리하는 현실, 시의회가 언제부터 집행부에 이렇게 너그러웠는지 보지 못했다. 마치 떠받드는 모습에 자존심은 여지 없이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원주시 행정은 스텝이 너무 긴데다 빠르고 직선적이다. 그러니 이번처럼 스텝이 꼬인 것이다.

혹자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원강수 시장은 6개월의 견습시장(?)을 거쳐 오는 7월 1일 취임 첫돌을 맞는다. 실전시장의 진면목을 보여주어야 한다. 시행착오는 이제 용납되지 않는다.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또 어떤 인재(人災)를 선보일 지, 원주시정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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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ntte 2023-05-01 22:50:17
원강수호=똘마니+DS+딴따라+술꾼+쭌석이 일당+카멜레온 민주당.....국힘도 포기했당께

원주시 2023-04-25 15:00:05
여기저기 무능, 고집불통, 불협화음 등 온갖 잡음이 들리는가 보넹

종교활동 2023-04-24 21:04:34
종교도 기독교, 천주교, 유교, 불교 등 아주 코걸이 귀걸이잖소. 참 신뢰감 떨어져요

정론 2023-04-24 11:38:48
넘 못하네

국민의힘 2023-04-24 11:37:08
힘껏도왔더니, 죽썼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