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오낙률 作 / 광장을 보며
시가 있는 아침] 오낙률 作 / 광장을 보며
  • 임영석
  • 승인 2023.05.14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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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을 보며

오락률

 

틀린 자들은

왜?

하나같이

귀들이 어두워서

 

높은 사람은 대체

얼마나 높은 곳에 있어서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외쳐대야

겨우 그 소리

알아들을까?

김관식 평론집 『방언시어의 활용방법』, 《고향》에서

세상이 바르고 틀린 지는 시간이 어느 정도는 지나봐야 알 수가 있다.  사람이 길을 걸으며 그 발길을 뒤돌아 보듯이 바라보면 자기 자신의 걸음이 삐뚤어졌는지 알 수가 있다. 요즘, 현대사회는 미디어의 발달, 전자제품의 발달 등으로 많은 사람이 자기주장을 펴는 일이 서슴지 않는다. 광장에 모여 시위를 하거나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는 일은 일상화가 되어 있어 무엇이 바른지, 틀린 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옛날에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시위를 하고 집회를 했지만, 요즘은 그 범위가 대중없이 이루어진다. 목 좋은 장소는 이미 몇 달씩 집회 신고를 사전에 해 둔다고 한다. 오낙률 시인의 시 「광장을 보며」라는 시를 읽으면서 왜 '틀린 자들은 / 왜? / 하나같이 / 귀들이 어두워서'라고 말해야 했는지 모르겠다. 귀가 어두운 것이 아닐 것이다. 그 귀까지 가는 통로가 막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차라리 틀린 자들이라는 동사의 의미를 부각 시키려면 그 앞의 사실적 의견이 개진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목소리라 해서 다 올바른 것은 아니다. 단지 민심을 얼마나 바르게 듣고 민심을 위해 바른 정치를 하느냐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나는 이런 사회적 현실을 다루는 시들을 쓸 때 한 발 뒤로 빼서 현실을 목도하는 시는 그 의미 전달이 두리뭉실하다는 생각을 한다.  광장은 축제도 열리고, 시위도 하고, 집회도 하는 여러 가지 사실들이 늘 반복되는 곳이다. 그 어떤 사실성이 뒷받침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 시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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