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원주漆(칠)공예주식회사와 아카데미극장
[기고] 원주漆(칠)공예주식회사와 아카데미극장
  • 김대중
  • 승인 2023.05.14 20:05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재청이 전례가 없는 예산까지 보내
건물과 부지를 매입하자고 나선 원주칠공예주식회사.
문화재청이 두 번씩이나 가치 없다고
근대 역사문화 공간 재생 활성화 사업에 탈락시킨 아카데미 극장.
자업자득이고 부끄러운 일이다.
△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원주는 참 안타까운 도시다. 요즘 시끄러운 아카데미 극장을 살리느냐 없애느냐의 과정을 보면 쉽게 이해할 것이다. 바로 아카데미 극장의 ‘근대 역사문화 공간 재생 활성화 사업’ 공모 탈락이다. 아카데미 극장은 지난 2019년과 2020년 연속으로 문화재청의 근대 역사문화 공간 재생 활성화사업 선정에 실패했다. 등록문화재 지정에도 실패했다. 이런 여파인지는 몰라도 지난 2022년 도 지방투자심사에서도 보존 가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최종 평가였다. 만일 문화재청의 사업에 계획대로 선정됐더라면 어땠을까. 모든 것이 순항이었을 것이다.

문화재청은 당시 왜 그런 판단을 했을까. 원주시 행정과 일부 시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일을 그리도 무정하게 평가 절하 했을까.

그로부터 바로 3년 전인 2016년의 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떠올려야 하고 반성해야 한다. 얼마나 부끄러운 짓을 했는지 기억해야 한다.

혹시 원주칠공예주식회사라는 이름을 들어 보았는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원주옻칠로 산업화에 도전한 원주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는가. 한국전쟁 후 잿더미가 된 원주의 미래 성장 동력을 원주옻칠로 삼고 파종에서부터 육묘와 재배, 옻칠 및 칠기제품 생산과 판매 전 과정을 아우루는 종합회사. 우리나라 최초이며 유일한 옻칠전문 민간기업 원주칠공예주식회사. 1978년 부도 처리될 때까지 태장1동사무소 뒤편에 30여 년 간 존재했다.(현재 관련 원주옻역사를 옻칠기공예관에서 전시 중)

부도 후 방치돼 오던 칠공예주식회사에 지난 2013년 언론 보도 등으로 관심이 시작됐다. 원주시 관련 실무진이 부지 1,521㎡와 건물 3동 매입을 위해 20억 원의 예산 확보 계획을 세웠다. 일사 김봉룡선생 기념관을 비롯해 전수교육관, 원주옻칠문화 역사 홍보관을 갖춰 옻칠문화 창작과 교육의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최종 결정 과정에서 “다 망가진 데다 뭐하러 예산을 투자하느냐”며 당시 시장의 결정 한 방으로 백지화 됐다. 문화재청은 달랐다. 더 큰 관심을 가졌다. 문화재청은 복원 관련 용역을 했으며 외관과 프레임이 견고하고 역사성과 상징성 등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

심지어 2015년엔 문화재청 담당 국장 등이 현장까지 방문했다. 문화재청은 복원 후 운영비는 지원할 수 있지만 부지 매입은 규정상 국비 지원이 불가하다고 했다. 원주시가 포기한 칠공예회사의 귀한 가치에 꽂힌 문화재청은 더 열정적으로 달려들었다. 해결책을 강구하던 끝에 2016년 8월 부지 긴급매입비까지 10억 원을 지원해 주기로 결정했다. 이러자 원주시도 문화재청의 노력에 화답해 10억 여 원을 확보키로 했다.

그런데 이러는 사이 칠공예회사를 등록 문화재로 지정해 수용할 계획이라는 시관계자의 인터뷰가 언론에 보도된 것이 비극의 씨앗이 됐다. 땅주인이 이 뉴스를 보고 원주시가 문화재로 지정해 싸게 매입하려 한다며 리모델링을 해버렸다. 문화재적 가치 상실로 문화재청의 지원 계획은 백지화됐고 원주시에 왔던 예산 10억 원도 반납됐다.

문화재청은 원주를 어떻게 보았을까. 바로 3년후 원주가 내민 아카데미 보존 사업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문화재청이 전례가 없는 예산까지 보내 건물과 부지를 매입하자고 나선 원주칠공예주식회사. 문화재청이 두 번씩이나 가치 없다고 근대 역사문화 공간 재생 활성화 사업에 탈락 시킨 아카데미 극장. 자업자득이고 부끄러운 일이다. <본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초코 2023-05-21 22:18:48
매번 옻칠사업과 아카데미 보존을 엮어 비판하시네요
칠공예주식회사 역시 보존 되었어야 하죠
때론 무능과 무지 그리고 무관심으로 인해 모두것이 다 지켜지지는 못합니다
칠공예에 대한 무관심과 지원 부족을 이런 방식으로 비판하시니 매번 글을 읽을 때마다 동의가 힘드네요
내가 안되니 너도 안된단 심사로 읽혀지니 ㅎㅎ 글 읽는 제가 부족하고 꼬여서 이겠죠?
다른 방식으로 옻칠공예를 알리시기 바랍니다

rjtlf 2023-05-15 12:45:10
부끄러움은 왜 읽는 사람 몫인지... 화끈거린다!!!

원주원주 2023-05-14 21:46:20
사실확인 좀 제대로 하고 기고하세요

문화재청의 근대 역사문화 공간 재생 활성화사업 선정에 실패했다? 등록문화재 지정에도 실패했다?

근대역사문화공간 사업은 아카데미극장이 아닌 중앙동을 대상으로 한 전혀 다른 사업입니다.

오히려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2021년 문화재청장상을 받으며 보존 가치를 인정 받았습니다.

등록문화재는 신청한 적도 없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