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 취임 1주년, 원강수 시장에게 전하는 감사장
[비로봉에서] 취임 1주년, 원강수 시장에게 전하는 감사장
  • 심규정
  • 승인 2023.06.18 20:41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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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변의 독자’를 넘어 ‘미지의 독자’를 위해
그저 뚝배기처럼 
우리 스타일대로 용맹정진(勇猛精進)할 것이다.
△심규정<원주신문 편집장>
△심규정<원주신문 편집장>

‘언론인 출신인 귀하는 간부회의 자리에서 본지에 대해 ‘편향적 시각을 가진 신문’이라거나 ‘이런 신문에 왜 이런 광고가 게재되냐?’는 등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 결국 일부 광고가 끊기는 유례 없는 사태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본지가 불편부당과 불요불굴의 정신으로 저널리즘의 본령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촉매제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최근 홈페이지 방문객 수와 페이지 뷰가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데 귀하는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따라서 본지는 시민들로부터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자들의 권익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의 마음을 담아 감사장을 전달합니다.’

2023년 7월 1일 원주신문 임직원 일동

원강수 시장 취임 1주년을 맞아 본란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까? 수개월 전부터 고민고민 끝에 이런 글을 내놓게 됐다. 취임 100일 당시 우리는 ‘무지갯빛 미래가 펼쳐지길 기대합니다’란 글이 새겨진 무지개떡을 시장실에 보내 축하한 바 있다. 이번에 두번째로 원강수 시장에 대한 애정표현(?)을 하게 된 것이다.

원강수 시장이 성공한 시장으로 평가받는 것은 곧 지역 발전, 시민의 행복과 직결된 것이므로 친소관계, 호불호를 떠나 그가 시정을 잘 이끌어주길 진심으로 바랬다. 지역의 선배로서, 아니 언론계 선배로서. 그동안 원강수 시장과 가까운 인사들과 대화를 통해 이런 메시지를 누누이 던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그러다 불이익받으면 어떻게 하냐?”라는 가슴을 뜨끔하게 하는 말(?)이 부메랑처럼 돌아왔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왜? 애초 창간부터 정파를 초월해 색깔 있는 신문,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올곧은 대변지를 지향점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한 열독자는 “당신이 전임시장을 빗대 1면에 ‘깃털처럼 가볍다’라거나 이광재 국회의원 후보를 매섭게 공격했던 것을 리스트 업 해서 공개하라”고 했다. 허나 그러지 않았다. 왜? 33년 기자 생활하면서 이게 원칙이라고 배웠고, 그게 나의 정체성, 생득성(生得性)이라고 봤다.

지금도 광고 탄압은 계속되고 있다. 계획됐던 광고 집행이 특별한 이유 없이 중단됐다. 이유를 묻자, 해당 부서는 검토해 보겠다며 대충 얼버무리는 모습이다. 그 입장 충분히 이해한다. 원강수 시정의 본지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은 이뿐만이 아니다. 광고가 게재되자, 고위급 인사가 해당 기관에 어떻게 광고가 나갔느냐고 확인하는 사례까지 전해들었다.

이런 숨통 조이기에 그로기 상태에 몰릴 정도로 우리는 허약 체질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밝힌다. 마치 우는 아이에게 떡하나 주듯 대단한 시혜(?)를 베푸는 것 같은 행태를 단호히 거부했다는 사실도 밝힌다. 비판 언론을 길들이기하고 족쇄를 채우려는 의도라고 생각한다. 그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자치단체장의 대 언론관을 또렷이 목도하고 있다.

서슬퍼런(?) 원강수 시장의 강수(強手)에 나의 영혼이 유배기를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왜? 문제의식을 갖고 접근하는 매서운 보도에 우리 홈페이지는 지금 불이 났고, 급기야 119에 신고(?)를 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하루 방문객과 페이지 뷰가 정점을 찍을 때는 각각 6,500명, 1만 3,000건을 기록할 정도다. 무한 신뢰라는 독자들의 애정 호르몬이 샘솟고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 ‘좋은 게 좋은 거’처럼 침묵의 동조자, 방관자이거나 갈대처럼 줏대없는 논조를 유지할 수는 없다. 원주신문이 편향 보도를 하는지 아닌지는 시민들이 판단한다. 원강수 시장이, 아니 원주시정이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면 될 일이다.

자치단체장이라는 권력을 소상공인급의 작은 언론사 겁주기에 남용하면 두고두고 안주감이 될 수 있다. ‘불변의 독자’를 넘어 ‘미지의 독자’를 위해 그저 뚝배기처럼 우리 스타일대로 용맹정진(勇猛精進)할 것이다. 권력은 계약직이지만, 언론은 무한하다. 권력과 언론의 역사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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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 2023-06-20 22:09:48
1회용

치악산 2023-06-20 21:06:54
진실을 보도하며 참언론의 길로 가고 있는 '원주신문', 열렬히 지지합니다!!!

원주방송 2023-06-20 15:34:40
원주시 메이저급 언론에게 밉보였으니 앞날이 구만리, 끝났넹

기업도시 2023-06-20 14:28:14
다음 번에는 표창장을 주시고 또 그 다음에는 공로패를 주세요. 원시장님 상 많이 받아서 좋겠네요. DS에게도 극우 세력에게도 우수생 표창장을 부탁드려요.

반곡동 2023-06-20 13:53:46
무능의 극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