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이상인 作 / 바다 공책
[시가 있는 아침] 이상인 作 / 바다 공책
  • 원주신문
  • 승인 2023.06.1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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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공책

이상인

날마다 쓰고 또 써도

끝없이 펼쳐진 빈 공책

 

갈매기들이 끼룩끼룩 쓰고

뿌웅 배들이 힘차게 써 봐도

써야 할 빈 줄이

너무 많이 남아서 출렁거리는

푸른 공책

 

그동안 쓰다가 그만 지쳤는지

오늘은 파도들도

작은 손장난이나 치며 논다.

 

이상인 동시집 『민들레 편지』, 《푸른사상》에서

[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바다가 그렇게 넓어도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자꾸 높아진다고 한다. 아무리 큰 태풍과 폭우가 내려도 바닷물이 높아지지 않는다.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뜨거워진 온도 때문에 빙하가 녹아 빙하가 차지하고 있던 공간만큼 해수면이 높아지고, 이로 인하여 여러 생물, 동물 자원이 살아가는데 문제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수 억년의 세월 동안 변화되어야 할 일들이 근 백 년의 시간에 이루어지고 있다. 이상인 시인의 동시 「푸른 공책」을 읽어보면 드넓게 펼쳐진 바다에 어떤 말을 써 놓아도 그 넓이가 넓다 보니 그 빈칸을 채울 수 없다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내려다보면 지나가는 배들이 콩알만 하게 보인다.  그러니 얼마나 바다가 넓은지 비교가 쉽게 된다.  바다에 대한 시들도 참 많다. 그 많은 넓이를 지니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바다에 대한 무궁한 마음을 펼치는 것은 당연하다. 바다는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인다고 하여 바다라고도 하고, 바다의 옛말에는 “타다, 짜다, 싸다, 따다”등의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런 바다가 공책이라는 부피로 펼쳐 있다는 것은 어떤 마음이 쓰이든, 타고, 짜고, 싸고, 따는 일이 반복된다. 바다의 깊이가 2,000m부터 심해라고 부른다. 마리아나 해구가 1만 1,000m로 가장 깊은 바다라 한다. 사람이 바다를 활용하는 것은 5%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넓은 바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의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바다 공책은 아마도 5%도 다 쓰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보면 파도가 손장난을 왜 치고 있는지 그 궁금증이 풀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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