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화마 상흔 중앙시장 나동 2층 매입 논란...“돈 먹는 하마?”
시, 화마 상흔 중앙시장 나동 2층 매입 논란...“돈 먹는 하마?”
  • 심규정 기자
  • 승인 2023.06.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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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공유재산관리계획안 통과
63개 점포 매입(16억 원) 보수·보강 계획
의원들 “지하에서 유물 출토될 가능성 크다”
“하자, 1층부터 시작...향후 1층 보수보강은?”
△지난 2019년 1월 2일 중앙시장 화재 직후 촬영된 모습. [사진=원주신문DB]
△지난 2019년 1월 2일 중앙시장 화재 직후 촬영된 모습. [사진=원주신문DB]

원주시가 지은 지 50년 이상된 데가 화마로 D등급을 받은 중앙시장 나동 상가 일부를 매입해 보수·보강에 나설 계획이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미 건물 뼈대가 구조 안전에 큰 허점을 드러낸 상태에서 시민 혈세를 투입해 보수·보강에 나선다지만, 혹여 돈 먹는 하마가 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주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는 지난 22일 오전 제242회 정례회를 열고 원주시가 제출한 중앙시장 나동 2층을 취득하는 내용의 2023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논란 끝에 통과시켰다.

침체된 전통시장 활성화와 쾌적한 환경조성을 위해 중앙시장 나동 2층 건물 63개소 1,062㎡를 매입(16억 원)해 리모델링을 거쳐 소상공인종합정보센터, 아이돌봄센터, 휴식공간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9년 1월 2일 화재가 발생한 중앙시장 나동은 구조안전 진단결과 D등급을 받아 활성화 방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상인들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활성화 대책이 장기간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시의회는 검토의견서에서 “시장환경을 개선하려는 것은 전통시장 상권 활성화를 위해 타당한 것으로 검토된다”라며 “아직 점포 소유자의 매입 및 리모델링 사업 동의를 받지 못하였으며 리모델링에 많은 예산이 (추가)소요되는 만큼 사업추진 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의원들은 “사업 목적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차은숙 의원은 “나동 전체를 매입하는 것이 아닌데, 현재 사업 동의서를 얼마나 받았냐”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명옥 경제진흥과장은 “63개 점포 가운데 70%(42개) 동의를 얻었다”라며 “최선을 다해 동의를 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원용대 의원은 “강원감영터와 가깝다. 향후 지하에 유물이 출토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병철 경제국장은 “나동 지하는 모두 강원감영터와 연결되고 과거 유물이 출토된 적이 있다”라며 “유물이 다량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영업권 보상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원 의원은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될 수는 없는 것처럼 활성화될 수 있도록 좋은 대안을 마련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문정환 의원은 매입을 추진 중인 2층 점포 소유주들의 토지 지분이 없고 1층 점포에만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자는 1층에서 시작된 만큼 보수·보강 시 1층부터 해야 한다”라며 “1층 점포 사유재산 보수·보강은 어떻게 할 것인가. 자칫 배임이 될 수 있다.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질문했다.

[사진=원주시청 제공]

이병철 국장은 “지적하신 부분은 진행과정에서 따져 볼 것이다. 중앙시장 활성화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시가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이번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통과되어야 나중에 국비·도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은 갑론을박 끝에 상임위를 통과했다.

심영미 산업경제위원장은 “중앙시장 나동 1층 구조보강 및 비용 등 법적 검토를 꼼꼼히 살펴봐 달라”라며 “향후 투명성·형평성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라고 주문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 지역에서는 “중앙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의 적극적인 노력은 잘 알고 있지만, 모두 4개 동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시가 선별적으로 매입에 나서 보수·보강을 추진하는 것은 두고두고 논란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준공된지 50년이 지난 중앙시장은 현재 320개 점포가 영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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