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TX 만종역 애가(哀歌)
[기고] KTX 만종역 애가(哀歌)
  • 김대중
  • 승인 2023.06.25 20:1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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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학성동의 원주역에
KTX노선과 중앙선을 연결시켰으면
구도심 활성화는 물론
정지뜰까지 잘 활용할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KTX 원주역은 왜 그런데 있어요?”, “KTX 만종역은 뭔가요” 며칠 전 옻칠기공예관을 들른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강릉~서울간 경강선 KTX 만종역을 두고 한 이야기다. 혁신도시에 사는 사람들인데 주로 직장 때문에 원주로 이주했다가 정착한 시민들이다. 혁신도시서 KTX만종역을 이용하려면 택시비가 2~3만원, 시내버스는 노선이나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주차장이라곤 너무 협소해 차라리 없다고 하는 게 나을 듯하다고 했다.

KTX 만종역을 한번 둘러 보자. 주변 환경은 어떤가. 울타리를 두고 대한송유관공사의 대규모 석유 저유소 시설이 있다. 지상으로 보이는 대형 탱크들만 봐도 절로 겁이 난다. 공장과 대규모 비닐하우스 시설 등 역을 둘러싼 환경은 보기만 해도 섬뜩하다. 입구에서부터 주변을 모두 계획적으로 이런 모습으로 조성해 놓은 듯하다. 인구 36만의 도시에 설치된 유일한 KTX역이 인근 4만 도시들의 몇 개씩 있는 역만도 못하다.

강릉역 방문 경험이 있다면 쉽게 비교될 것이다. 더 가까이 횡성의 두 개 역만 가봤어도 이해할 것이다. 기차나 고속 및 시외버스 같은 대중교통의 역과 터미널은 그 도시의 관문이다. 대중교통 이용자들은 그런 시설을 통해 도시를 방문하고 떠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내버스나 택시 등 다른 대중교통 수단과의 연계는 필수이기에 도심 교통정책의 최우선이 된다. 그 다음이 주변의 경관이다. 그 도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첫 인상을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주 KTX 만종역은 이런 것들을 일시에 뒤집어 놓고 짜증과 혼란을 각인시킨다.

“세상에 어떻게 2017년에 개통된 KTX역이 이럴까” 원주시를 이끌어가는 시장과 국회의원, 공무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이런 도시 인프라로 틈만 나면 관광을 외칠까. 원주는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교통수단 이용에 가장 불편한 도시일 것이다. 왜냐면 기차역이나 버스 터미널에서 소위 관광지라고 하는 곳을 연계 경유하는 노선이 완비되지 않은 아주 드문 도시다. 연간 보조금을 수십억씩 지원해 주면서 시내버스 노선 정책을 이렇게 하는 도시도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 한심스런 관광 시설에 수천억씩 퍼붓는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승용차 이용객들만 찾아오라는 소리인가.

2018평창동계올림픽 덕에 2017년 강릉~서울간 KTX가 생겼다. 강원도의 최대 경사라고 평가됐다. 그중 원주가 최고의 수혜 도시로 꼽혔다. 그런데 이때 기존 중앙선의 학성동 원주역을 없앴다. 대신에 강릉~서울간 KTX 노선에 서원주역과 만종역이 생기고 기존 중앙선에 원주역이 생겼다. 역이 3개가 됐다.

역을 사방으로 찢어놓으면서 효율성이 사라졌다. 불편과 혼란만 낳았다. 기존 학성동의 원주역에 KTX노선과 중앙선을 연결시켰다면 어땠을까. 구도심 활성화는 물론 정지뜰까지 잘 활용할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화성으로 지구인을 이주시키는 꿈을 실현해 가는 시대다. 그깟 철도 노선하나 기술적으로 해결하지 못할까. 정치와 행정, 돈이 문제지.

똑똑한 원주시 공무원들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행정 경험 없는 시장이 모른다고 뒤에서 무시하지만 말고 고언(苦言)과 솔선수범으로 나서야 한다. 시중의 이런 소리 부끄러운 일이다. 시장은 전능한 신(神)이 아니다. 원주시와 원주시민을 위해 지혜와 능력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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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장 2023-07-07 20:14:38
무능 무능하는 구나

김우신 2023-06-26 06:43:42
관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