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걸을 수 있는 도시가 경쟁력을 높인다
[문화칼럼] 걸을 수 있는 도시가 경쟁력을 높인다
  • 전영철
  • 승인 2023.06.25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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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변의 걸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지역이
최고의 정주요건으로 부각하고 있으며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 전영철 [상지대 FIND칼리지학부 교수]
△ 전영철 [상지대 FIND칼리지학부 교수]

원주의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터미널이 떠나간 우산동이 모처럼만에 매주 금요일 저녁 사람들로 들썩이고 있다. 복개되었던 우산천이 다시금 모습을 드러내고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한시적이나마 우산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중심의 하이볼축제가 열리면서 지역 활성화에 대한 희망이 싹트고 있다. 

2022년 코로나가 다소 완화된 가을부터 상지대학교 후문 상지대학교 한방병원부터 롯데리아사거리까지 일방통행길 마저도 잠시 막고 매주 목요일 밤 소규모 축제가 펼쳐졌고, 열린 공간의 골목처럼 보이는 공간에서 가을의 낭만을 만끽하였다. 이는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상지대학교와 학생들의 노력과 우산동 지역주민,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의 노력으로 열린 축제였고, 학생들의 루틴에 따라 목요일 밤을 활용한 점이 주효하였다. 

많은 지역에서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대학의 위기와 이에 따른 학사촌 중심의 지역도시의 위기상황에서 상지대학교와 우산동 사례는 많은 도시에 시사점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언론과 기관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류 도시 활동가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는 그의 저서 ‘미국 대도시의 삶과 죽음’을 통해 자동차의 증가와 차량중심의 도시계획이 초래한 도시의 황폐화를 지적하면서 자가용을 줄이며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도시공간은 자연스레 다시금 사람들로 북적일 것이라 하였다. 

걸을 수 있는 도시(Walkablity City)의 저자 제프 스펙(Jeff Speck)은 보행자를 위한 도시환경은 교통사고를 감소시키고 시민들을 건강하게 하고 탄소배출량을 감소시켜 환경까지 보호한다고 하였다. 또한 걷기 좋은 도시는 창의적인 인재를 유입시키고, 이동에 대한 비용을 감소시켜 지역경제 내에 머물게 하는 효과를 발휘한다고 하였으며 걸을 수 있는 도시에 대한 전략을 다음과 같이 10단계로 제시하였다. 

먼저 유용한 걷기를 제안하면서 차를 두고 다녀라, 용도를 혼합하라, 주차할 권리를 얻으라고 제시하였다. 둘째, 안전한 걷기를 위해 보행자를 보호하고, 자전거를 도입하라고 주장하였다. 세 번째, 편리한 걷기에서 공간을 만들고, 가로수를 심을 것을 제안하였다. 네 번째, 흥미로운 걷기를 제안하면서 친숙하면서 특색 있는 랜드마크를 만들어라, 유리한 곳을 선택하라고 제안하였다. 

뉴욕 타임스퀘어의 브로드웨이는 보행자 중심의 공원 조성을 통해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다. 이러한 걷기 좋은 도시에 대한 담론은 우리나라에서도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제기되었는데, 서울 강남구의 디자인 벤치거리를 조성하자는 운동은 테헤란로에 있는 기업들의 사회적가치공유(CSV)라는 관점과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원주도 원주천, 우산천, 중앙선 옛 철길, 치악산 둘레길, 원주굽이길을 통한 걷기 좋은 도시의 조건은 어느 정도 갖추어져 가고 있는 듯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미 원도심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는 걷기 좋은 도시에 대한 담론을 원주가 준비해야 할 시기라는 측면에서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원주 도심걷기 지도나 안내서의 개발이 필요하다. 일종의 도시 사용설명서와 같은 친절한 원도심의 걷기 좋은 길과 콘텐츠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일이 필요하다. 둘째, 도심 걷기 축과 자전거길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과 도시전략상의 계획수립이 필요하다. 기존의 다양한 걷기자원과 걷기길의 축선을 연결시키는 작업과 더불어 축이 끊어진 지역을 이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셋째, 매력적인 원도심 내 교통수단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매력적인 도시는 매력적인 교통수단을 가지고 있다. 우리도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로 인해 집 주변의 걸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지역이 최고의 정주요건으로 부각하고 있으며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원주도 혁신도시, 기업도시의 걷기 좋은 환경에 덧붙여 원도심의 보행환경 개선과 매력화 방안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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