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 ‘운수대통’ 원강수 시장이 ‘만사대통’ 하는 길
[비로봉에서] ‘운수대통’ 원강수 시장이 ‘만사대통’ 하는 길
  • 심규정
  • 승인 2023.07.02 20:41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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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일컬어 운칠기삼을 거론하며,
운수대통(運數大通)한 시장이라고 말한다.
△심규정<원주신문 편집장>

원강수 시장의 시민섬기기는 유별나다. 취임 후 시장실 이전부터가 그렇다. 행운을 부르는 7층에서 시민들이 복작복작대는 민원실 옆 1층으로 내려가 공약을 실천했다. 당초 간부들과 일부 측근들이 반대했지만, 그는 시민과의 약속이라며 밀어부쳐 ‘낮은 자세로 시민을 섬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취임식 후 시장실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했는 데, 기존 시장실보다 공간이 아주 협소했다. 문득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명색이 강원도 제일도시 자치단체장인데 위상이 있지...”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원강수 시장의 시민섬기기는 어디 이뿐인가. 시청 기구표에서 ‘시장’ 위에는 ‘원주시민’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다. ‘원주시민’이 시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내려다보는 만큼 시민을 받들겠다는 자세, 시민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다른 자치단체와는 사못 다른 묘한 분위기다. 

지난달 27일 열린 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민주당 김지헌 의원은 원강수 시장을 상대로 아카데미극장 문제를 거론하며 시청 기구표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시장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시민들에게 무겁게 다가온다”라고 말했다. 진영을 떠나 시민과 적극 대화에 나서달라는 주문이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 만사는 동전의 양면처럼 장단점이 있는 법. 아쉬움이 남는 대목도 여럿 있다. 아카데미극장 철거 예산안을 처리하는 과정은 마치 군사작전처럼 비춰졌다. 그간 노정된 여러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행정을 집행하는 공직시스템의 수장인 데, 시의회에 같은 당 소속 다수 의원이 방파제처럼 견고히 버티고 있는 데, 마치 밀리면 안 된다는 듯, 뭔가에 쫒기듯,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이, 아카데미극장 철거예산을 처리했다. 

스스로 시정질문 답변에서 언급한 것처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여야, 찬반 측을 만나 좀 더 숙의하는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지금의 이런 양극단의 대립은 해소되지 않았을까. 아카데미극장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 중인 아카데미친구들 범시민연대 측에 수박 몇통 들고 찾아가서 머리를 맞대고 무더위에 고생하신다며 함께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결국 철거를 반대하는 측은 국회로, 도청으로 달려가 기자회견을 갖고 법적대응을 천명하는 등 갈데까지 간 모양새다. 필자처럼 아카데미극장 보존에 반대하지만, 원주시의 불도저식 행정 때문에 실망해 보존 측에 온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침묵하는 다수의 시민이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를까. 작금의 사태가 향후 어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지 궁금해진다.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주장하는 시민들은 원강수 시장 위의 ‘원주시민’이다.

아쉬운 장면 2는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사임 파동. 뭐가 급하다고 임기를 6개월 여 앞둔 이사장을 찍어냈는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시가 밝힌 해임 사유가 적절했는지 여전히 의구심을 지을 수 없다. 이후 공모를 통해 임원추천위가 추천한 2명의 인사를 특별한 이유 없이 임명을 거부했다. 재공모를 거쳐 지금은 새로운 이사장 임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측근 인사들의 ‘권력 암투설’까지.

결국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자리는 8개월째 직무대행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원강수 시장은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사임파동 이후 과연 무엇을 얻었을까. 이런 일련의 과정은 ‘원주시민’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 불명예 퇴진한 전임 이사장은 아직도 가슴에 깊은 흉터를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도 ‘원주시민’이다. 이외에도 아쉬운 장면은 여럿 있지만 이쯤에서 접겠다. 돌상에 재뿌린다고 도끼눈을 할 테니까. 

원강수 시장은  임기 4년 가운데 1년이 지났다. 원주시정에, 원주시에 과연 어떤 족적을 남겼을까 진지하게 돌아봐야 한다. 혹자는 예상을 깨고 시장에 당선된 그를 일컬어 운칠기삼(運七技三)을 거론하며, 운수대통(運數大通)한 시장이라고 말한다.

잔여 임기 3년은 원강수 시장에게 황금같은 기회다. 원주시사에 길이 길이 빛나는 괄목한 만한 업적을 이룰 하늘이 내린 시간이다. 중국 상고시대 정치를 기록한 「서경」에 ‘만초손 겸수익’(慢招損謙受益)이라는 말이 있다. 자만하면 손해를 부르고, 겸손하면 이익을 얻는다는 뜻이다. 원강수 시장이 만사대통(萬事大通)하려면 한번쯤 되새겨봐야 할 성어(成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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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수 2023-07-16 05:18:20
심기자는 민주당인가? 응원해주세요

엄현식 2023-07-13 15:26:19
원주시 유권자의 실수 = 원강수

금찐뙈 2023-07-06 13:02:14
잘못뽑음

친중반대 2023-07-04 11:56:51
한편의 영화네. 예전 최문순 도지사가 초임시절에 도청기구표 위에 '도민'을 올려놓았다는 말이 있었는데. 결국 민주당을 따라한건가? ㅋ~~

중앙시장 2023-07-03 19:57:00
시장은 중앙시장과 중앙동 오지 마소. 이 정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