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원주, 대한민국 최고의 행정 도시인가?
[기고] 원주, 대한민국 최고의 행정 도시인가?
  • 김장기
  • 승인 2023.07.16 20:26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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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시정 운영 기반을 조성하려면,
이 시점에서 시정 전반에 대한
총괄적인 시민만족도 평가를 제안하고 싶다.
△김장기 [지식인연대 강원도부위원장·행정학 박사]
△김장기 [지식인연대 강원도부위원장·행정학 박사]

왜 이렇게 멋쩍고 어색할까? 흔히 사람들은 자기 PR시대라고 말한다. 그렇다 보니 자화자찬(自畵自讚), 또는 대놓고 자발적인 칭찬을 드러낸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면 불편하게 느낀다. 원주시는 ㈜한국전시산업원에서 주관한 ‘2023 대한민국 지방의회·지방행정 박람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시군구 정책업무의 홍보·전시행사였다.

물론 축하한다. 잔치상에 재 뿌릴 생각은 조금도 없다. 박람회는 민간단체가 주관하여 광역 시도 및 시군구의 의정활동과 정책홍보, 그리고 주민자치 체험을 목적으로 개최했다. 2022년에는 66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140여 개의 전시 부스를 대관하였다. 2023년 박람회의 참가는 전국 자치단체의 참가신청서 제출과 함께, 전시 부스와 사용 면적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대관료를 지불해야 한다. 전국 50여 개의 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참여했다.

아마도 원주시는 민선 8기에 추진했던 시장실 1층 이전, 예체능 계열 10만 원 학원비 지원, 시민 1인당 코로나 19 재난지원금 10만 원씩 지급, 역대 최대 규모의 원주사랑상품권 발행 등 막대한 예산투입과 관련된 시정사업을 홍보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박람회의 수상 결과를 놓고 대한민국 행정 최고 도시 원주라는 자체 평가를 쏟아냈다.

나는 약 30년간을 행정과 정책 전문가로서 활동했다. 대학과 정부기관에서 행정 관련 과목들을 강의하고 현장 연구 활동을 수행했다. 내가 작성했던 저서와 논문, 보고서 등 연구실적은 뛰어나지는 못해도, 항상 발간하고 나면 부족한 것, 모자란 것에 대한 후회가 몰려왔다. 좀 더 애정을 갖고 잘 다듬었으면 훨씬 좋은 결과를 낳았을 것이란 아쉬움이었다. 주로 자체 성과에 대한 자기 성찰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행정 최고 도시!’라는 자발성 자체 평가를 보며, 민선 8기 원주시정에 대한 짙은 아쉬움이 맴돌았다. 최고의 행정 도시라는 자체 평가를 보며 왜 안타까웠을까? 그 이유였다.

첫째, 광역 시도 및 시군구 등 어느 자치단체도 자체 평가에서 ‘최고’, 또는 ‘최대 규모’라는 용어를 잘 사용하지를 않는다. 이런 용어는 대부분 사업추진 목표로서 채택할 수는 있어도, 자체 평가 결과로서의 적극적인 사용을 금기시한다. 최고 최대라는 말을 사용하는 순간, 현실과의 뚜렷한 괴리감 때문에 그만큼 정치적·행정적 부담감이 뒤따른다.

둘째, 시민들에게 자체 실적을 드러내고 싶더라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고 모자란 점이 있기 마련이다. 민선 8기의 원주시는 획기적인 지역발전 사업의 대표 실적 부족,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와 반도체 산업의 제약, 강원특별자치도 산업 특례 발굴과 미채택, 아카데미 극장 철거 논란과 집단 간의 갈등 증폭, 실질적인 기업유치 성과 부족, 제2차 공공기관 이전 등 각종 현실 문제를 껴안고 있다.
셋째, 자기 성찰이다. 지난 1년간 시정사업에서 어떤 것이 문제가 있었고 어떤 점을 개선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방안을 갖고 있는가이다. 이런 점에서 선도적인 원주시정은 끊임없는 개선과 혁신 활동이 전제되어야만 하며, 이를 기반으로 점차 원주시민의 시정만족도를 최적화해야 한다. 그래야지만 선도적인 행정 도시의 입지 기반을 제대로 갖출 수가 있다.

벌써 민선 8기도 1년이 지났다. 성공적인 시정 운영 기반을 조성하려면, 이 시점에서 시정 전반에 대한 총괄적인 시민만족도 평가를 제안하고 싶다. 지금부터라도 대한민국 내에서 선도적인 행정 도시로 거듭나려면 시민 중심의 행정운영 체계를 구축해야만 한다. 나부터라도 피부에 와 닿는 시민 체감형 원주시정의 운영기반과 고도의 행정시스템을 마련했을 때 최고의 행정 도시라는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기 때문이다. 나도 대한민국 최고의 행정 도시에서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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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실동 2023-07-28 20:39:37
애독자에유. 참 잘쓰네유

White House 2023-07-19 20:17:06
칼럼이 맛깔스러워, 원주에도 이런 분이 있군요. 포스가 느껴집니다.

국가공무원 2023-07-18 09:10:57
총괄 시민만족도 조사~내용구성을 잘하면

원주시민 2023-07-17 05:07:19
행정 달인~

YNAM 2023-07-17 04:52:31
인사이트가 대단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