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배종영 作 / 등받이의 발명
[시가 있는 아침] 배종영 作 / 등받이의 발명
  • 원주신문
  • 승인 2023.07.2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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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받이의 발명

 

배종영

 

의자는 누구든 앉히지만

스스로 앉아본 적은 없다

의자가 특히 이타利他적 사물인 것은

등받이의 발명 때문이다

사람의 앞이 체면의 영역이라면

등은 사물의 영역이지 싶다

 

기댄대는 것, 등받이는 혈족이나 친분의

한 표상이지도 싶다.

갈수록 등이 무거운 사람들

등받이에 등을 부려놓고

비스듬히 안락을 느끼는 것이다

언젠가 본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은

취한 남자가 끝까지 넘어지지 않는 것은

아마도 몸에 등받이 달린 의자 하나

들어 있지 싶었다.

 

취약한 곳에는 대체로

이타적인 것들이 함께 있다

혈혈단신한테도 온갖 사물이 붙어 있어

결코 혼자인 것은 아니지 싶다.

등받이는 등 돌리는 법이 없듯이

나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의 등에서

절대적인 등을,

등받이를 배운 사람이다.

 

계산 없이 태어난 사물은 없지만

정작 사물은 계산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물은

일상사 대부분의 표준이 된다.

 

 

제 12회 『천강문학상 수상 작품집』,《도서출판 경남》에서

공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USA(미국), JIS(일본), KS(한국) 등을 참고로 한다. 그 표준에는 각종 공업의 기본이 되는 것들이 정해져 있다. 천강문학상 2022년 시부분 대상작 「등받이의 발명」은 의자의 등받이가 있고 없는 차이점을 이야기하며 우리들 삶에서도 내 등을 받쳐주고 있는 사람이 어머니라는 점을 말하고 있다. 의자라 함은 앉아 쉬는 일도 하거니와 요즘처럼 사무용 의자 등은 일터에서 중요한 부분을 찾아 한다. 삶의 지위를 나타내는 부분도 있고, 안락함과 편안함을 주는 용도를 지니고 있다. 의자의 표준이 되려면 여러 요건들을 충족시켜야 한다. 의자의 기능 중에는 사무직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허리의 요통과 피로 등을 감안하여 제작이 되어야 한다. 이런 의자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의자의 등받이가 발명되었을 것이다. 시인은 의자의 등받이는 사물의 영역이기 때문에 일상사 대부분이 표준을 지녀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이 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들 삶의 등받이였던 부모님, 특히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그 무엇으로도 표준을 만들 수 없는 등받이라고 여기고 있다. 수많은 이 세상의 의자들이 있다. 그 많은 의자가 있음은 사람이 살아가며 앉아야 하는 일들이 많다. 의자의 종류만 해도, 그 용도가 무궁하다. 등받이가 없는 의자도 많다. 그 활용 목적에 따라 의자는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필자도 「의자론」에서 물들이 앉는 의자는 바닥이고,  별빛이 앉는 의자는 어둠이고, 의자는 그 의자를 앉는 사람을 닮아간다고 말했다. 등받이의 발명이 가져온 편리성만큼 우리들 삶의 피로도가 줄어들었겠지만, 그 반대로 더 많은 노동 강도가 부여되었다는 반증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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