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이한성 作 / 연애의 맛
[시가 있는 아침] 이한성 作 / 연애의 맛
  • 원주신문
  • 승인 2023.08.2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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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맛

 

이한성

 

사랑을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밀당이야 적당히 늘인 고무줄 같지만

헤어져 돌아설 때는 쑥물보다 더 쓰지.

 

이한성 시집 『바람구멍』, 《책만드는집》에서

맛이라는 것은 혀를 댈 때 느끼는 감각과 기분, 그리고 느낌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러니 그 맛의 종류를 비유하자면 태어나고 죽을 때까지 사람이 살며 느끼는 모든 것이 맛이 될 것이다. 그것을 좀 유식하게 말하면 철학적이고, 인생이고, 세부적으로 말하면 생로병사의 과정이 될 것이다. 이한성 시인은 연애의 맛에 대하여 적당히 밀고 잡아당기는 밀당의 고수가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그 밀당이 끝나면 헤어지는 아픔이 쑥물보다 더 쓰다고 말하고 있다. 연애의 감정은 이성적인 만남의 애정을 말한다. 연애의 궁극적 목적은 생존에 더 강한 믿음의 씨를 남기는 것이다. 그러나 연애의 대상에 따라 이루어질 수 없는 것들이 수없이 많다. 사람의 만남도 만나는 장소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수만 가지 뜻이 변하게 된다. 사회성이 뛰어나고 집단생활에 가장 왕성한 벌들도 여왕벌 한 마리의 삶에 의지해 살아간다. 생존의 문제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생명을 갖고 있는 것은 수명이 있기 때문에 사랑의 보존 기간도 분명 존재한다고 본다. 마음으로야 하룻밤에 열두 봉우리 산을 움직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몸과 마음은 분명 다른 세계에 있다. 연애란 몸과 마음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나이에 이루어야 쑥물의 맛을 피할 것이다. 그래서 젊음은 연애를 통해 몸과 마음이 커가는 때라 말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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