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천사의 섬에서 보고 온 지역의 미래
[문화칼럼] 천사의 섬에서 보고 온 지역의 미래
  • 전영철
  • 승인 2023.08.27 2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소멸의 위험이나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은
여기에서 만큼은 잊어도 좋다.
△ 전영철 [상지대 FIND칼리지학부 교수]
△ 전영철 [상지대 FIND칼리지학부 교수]

지난 8월 초의 여름휴가가 한창인 주말 전남 신안을 찾았다. 유무인도를 통틀어 1,025개의 섬이 존재하고 있다는 신안은 과거 배를 타지 않고는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말 그대로 섬이었다. 1004대교가 건립되고 압해도와 자은도가 이어지고 목포와 무안을 잇는 다리가 건립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행정안전부에서 근무하다 하남부시장을 거쳐 시장선거에 나섰다 낙선하고 다시 고향 신안에서 무소속 군수로 당선되어 군정을 이끌어 온 박우량 군수의 남다른 리더십은 지역의 위기시대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행정안전부 공직시절 일본 오사카 유학경험 때 세계적인 흐름을 몸소 느껴 군정을 펼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삼시세끼의 섬, 그리고 천재 기사 이세돌, 민주운동의 상징 김대중 전 대통령, 고향 신안의 바다와 밤 별들을 생각하며 세계적인 추상화를 그렸다는 화가 김환기의 고향임은 익히 알지만 넓은 바다 그리고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낙후된 섬으로 인식되었던 신안이 어떻게 변해 가고 있는지는 지역의 시대 우리에게 시사 한 바가 매우 크기에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섬마다 꽃으로 색을 말한다. 보랏빛 도라지꽃에서 착안해 다리, 지붕 모든 것을 퍼플 색으로 바꾸어 박지도와 반월도를 보랏빛 섬으로 바꾸었다. 봄부터 겨울까지 꽃도 보라색으로 심고, 지역주민들도 옷을 보라색으로 입었다. 도초도는 수선화가 피는 노란색의 섬으로 만들었고 병풍도는 맨드라미 피는 주홍색 섬으로 만들었다.

둘째, 섬마다 나무와 꽃을 심었다. 하남 부시장 시절 경기도에서 도로와 건설현장에서 버려지는 나무들을 입양하여 나무고아원을 만들어 지금의 미사리의 푸른 숲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안의 저수지 주변에 겨울에도 푸른빛을 발하는 상록수를 심고 전략적으로 압해도에 분재공원, 도초도 팽나무숲길을 만드는 등 섬에 나무를 심고 항상 푸른 섬을 만들어가고 있다.

셋째, 1섬 1뮤지엄을 조성하고 있다. 인구 4만 명이 채 되지 않은 곳에 1섬 1뮤지엄 정책을 펴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와 미술가를 초대해 미술관 자체가 작품이 되는 공간을 만들고 있는데 자은도의 수석뮤지엄, 앤터니 곰리, 제임스 터럴, 올라퍼 엘리아슨의 미술관을 거의 완성해가고 있다.

넷째, 흔한 자연의 에너지를 활용해 주민에게 연금을 지급한다. 비금면 주민들은 태양광발전소를 통해 2024년 봄부터 연간 수십만 원의 연금을 받는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주민공유제를 도입해 이것이 가능하게 된 것이며 이러한 연금혜택을 지속적으로 늘릴 것이라 한다.

안좌도에 예비군 중대장으로 근무했던 필자의 큰 형님을 만나러 아이들이 어렸을 때 농협에서 운행하는 배를 타고 찾아갔던 기억이 새롭다. 사람이 거의 눈에 띄지 않던 프라이빗 비치같은 풍경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밖에 없던 섬에 지금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 사람의 열정이 바꾼 희망의 모습이다. 지역소멸의 위험이나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은 여기에서 만큼은 잊어도 좋다. 무엇이 신안을 이렇게 바꾼 것일까? 이는 행정 책임자와 공직자, 지역주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변화와 혁신을 실천한 결과물인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