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괴담 영화 「치악산」개봉의 반대 이유
[기고] 괴담 영화 「치악산」개봉의 반대 이유
  • 김장기
  • 승인 2023.09.03 20:26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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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헌법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도
영화제작사의 영업이익을 위해
시민 사회의 이익을 침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장기 [지식인연대 강원도부위원장·행정학 박사]
△김장기 [지식인연대 강원도부위원장·행정학 박사]

원주가 시끌시끌하다. 오는 13일 개봉을 앞둔 괴담 영화 「치악산」때문이다. 물론 언론과 방송, 영화 매체 등은 헌법 제21조에 의거 표현의 자유(Freedom of speech)를 갖는다. 하지만 이런 표현의 자유가 타인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훼손하는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만 할까?

요즘 한국영화가 대세다. 세계 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작품의 우수성이 잘 알려져 있다. 칸 영화제, 베니스 국제영화제, 그리고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좋은 상을 받기도 했다. 내 기억에는 임권택 감독의 「취하선」, 이창동 감독의 「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박찬욱 감독의 「브로커」 등이다.

한편 국내에선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작품들과 배우들까지 인기 절정이다. 대표적인 영화는 「명량」, 「신과 함께」, 「국제시장」, 「도둑들」, 「7번 방의 선물」, 「암살」 등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주로 한국인의 사회적 정서와 함께 역사적인 사건을 다루었다. 나 또한 한국영화의 우수성과 작품성, 산업화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각광 받는 영화들이 지역 이익을 침해할 경우에 대해서는 사뭇 생각이 다르다. 필자가 이 글을 쓴 것도 18개의 토막 살인사건을 다룬 김선웅 감독의 「치악산」이라는 괴담 영화 때문이다. 원주신문에 따르면 원주시 관계자는 “영화제작사가 사전회의 석상에서 시의 의견을 수용할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뒤돌아서서는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행태를 보인다”며 강한 유감을 표현했다. 이런 영화제작사의 행동은 영화 개봉에 앞서서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으로 보인다. 신랄한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내고 고객의 관심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행위다.

이미 1년 전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출품되었다고 해도, 시민이면 대다수가 지역에 대한 애틋한 애정을 갖고 있다. 지역이기주의와는 다른 문제다. 지역이기주의는 전체보다는 단편적인 지역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행동이다. 그러나 수천 년간 쌓아온 치악산의 명성과 품위, 자긍심 등을 해체하는 일에 대하여 원주시민으로서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고 행동이다. 이렇게 보면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괴담 영화 「치악산」개봉에 대한 반대이유를 제기할 수 있다.

첫째, 치악산은 수도권에서 제일 가까운 국립공원이며, 치악산이 갖고 있는 역사문화적인 자산가치를 상업적인 이익을 위해 훼손할 수는 없다. 특히 치악산은 구룡사와 상원사 등의 유명한 사찰, 나그네와 까치 전설, 계곡 등의 자연 관광코스와 둘레길, 치악산 배와 복숭아 등 치악산을 브랜드로 다양한 지역농특산물을 생산한다.

둘째, 시민 사회가 끊임없이 추구한 개방적이고 인간적인 도시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이다. 특히 살인을 주제로 다루었던 이전의「곡성」, 「곤지암」, 「살인의 추억」, 「화성연쇄살인사건」 등과 같은 방송물은 국민들 뇌리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뚜렷하게 남겨 놓았다. 반사회적인 정서를 형성했다.

셋째, 치악산 국립공원은 36만 시민의 자긍심이고 자랑스러운 자연유산이다. 괴담 영화 「치악산」의 개봉으로 시민의 자긍심 훼손과 심각한 유·무형의 자산가치 손실에 대해서는 원주시와 시민사회가 엄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충분하다. 아무리 헌법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도 영화제작사의 영업이익을 위해 시민 사회의 이익을 침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 가지 차원에서 대응 방법을 강조할 수가 있다. 첫째, 영화 개봉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것, 둘째 원주시와 치악산 이미지 추락을 최소화하는 것, 셋째 영화 개봉 후 손해배상 등 법적 분쟁으로 끌고 가는 것 등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괴담 영화 「치악산」의 개봉으로 인해 유·무형적인 자산가치 훼손을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시민 사회의 이익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통합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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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2023-09-14 14:59:36
애국시민~~

이주호 2023-09-06 10:13:54
김박은 글 쓰는 게 천직이요. 깔끔하게 상황을 정리하고 분석하는 시선이 살아있네요^^

용산시대 2023-09-04 08:14:36
김박사는 지식인 원주지킴이요~~

공직자 2023-09-03 21:44:43
원주시민 입장을 또렷이 대변했군요. 감사~

YNAM 2023-09-03 21:34:19
치악산 지킴이, 지방중심의 분권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