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원주영상미디어센터, 새로운 도약을 기대한다
[기고] 원주영상미디어센터, 새로운 도약을 기대한다
  • 이향미
  • 승인 2023.09.03 20:2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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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극장, 원주영상미디어센터를 통해
내가 만나게 될 미지의 미디어 세계가 벌써 기대된다.
△이향미 [원주여고 교장] 
△이향미 [원주여고 교장] 

지난 8월 22일, 원주영상미디어센터에서는 「원주영상미디어센터의 성과와 과제 ‘새로운 3년을 준비하다’」 포럼이 개최되었다. 전국 여러 지역 미디어센터 운영자 및 원주시 미디어 관련 거버넌스들로부터 오늘날 미디어센터의 올바른 방향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교환되었다. 우연한 기회로 원주영상미디어센터를 접하게 된 지 벌써 10여 년이 흘렀다.

어린 시절 단관영화관의 추억이 짙은 나에게 원주영상미디어센터 모두극장은 아주 특별하다. 원주에 소재하는 유명 브랜드의 멀티플렉스에서는 실시간 흥행하는 영화를 마치 뷔페식으로 선택해 볼 수 있지만, 모두극장은 시민 상영기획위원회가 추천한 우수한 영화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곳은 늘 나만의 은밀한 아지트요 시네마천국이었다.

나의 호기심과 시선은 모두극장을 넘어 영상미디어센터에서 기획하고 진행하는 다양한 미디어프로그램으로 확장됐다. 개인 다큐멘터리 제작, 사적인 여성영화 클럽, 필름 카메라로 산책하기, 시니어 영상동아리 등 여러 미디어교육과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했다. 주도적인 창작활동의 경험은 여러 계층의 시민들과 소통하는 기회였다.

미디어센터의 다양한 인적, 물적 인프라를 접한 사람 중에는 단순 흥미 차원을 넘어 원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영화감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태장동 캠프롱 개발 문제, 봉산동/원인동/학성동 도시재생사업, 대명원 사람들 이야기, 철거의 위험에 놓인 아카데미극장 되살리기 등 오랜 시간 시민들에게 잊힌 이야기를 조명했고 각자의 분야에서 작업을 더 해 갔다.

당면한 지역 문제와 이슈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공연하고, 책을 내고, 예술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전시를 기획해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민간위탁운영으로 올해 개관 15년째를 맞이하는 원주영상미디어센터는 시민과 함께 미디어교육의 메카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그간의 주요 성과를 정리해 보자면 첫째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맞춤형 미디어 활동(교육-창작) 지원 공간이라는 점, 둘째 영상미디어 콘텐츠 발굴 환경조성 및 자생하는 다양한 층위의 미디어 커뮤니티를 지원한다는 점, 셋째 3년이라는 코로나19로 인한 소통의 제한이 따랐던 시기에도 지리적,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미디어 문화공간 조성, 다양한 생활 공간(동네 문화공간, 카페, 옥상, 학교)을 활용한 영화 상영, 메타버스 및 줌을 통한 커뮤니티와의 소통 등 미디어를 통한 원주시민 소통의 장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미디어 인프라 환경은 빛의 속도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해왔다. 요즈음 MZ세대는 영화관을 찾기보다는 OTT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향유하고, 메타버스와 AI 기반 플랫폼 사용에 익숙하고, 미디어아트 전시 작품에 열광한다.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원주영상미디어센터는 앞으로 시민에게 어떤 미디어 환경을 구축하고 제공할 것인가의 문제에 당면한 것이다. 

‘원주영상미디어센터는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고, 지리적 한계를 넘어서며, 시민별 특성이 반영된 맞춤형 미디어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가?’ ‘도시재생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사라져가는 시민들의 추억이 깃든 역사적 공간을 기록하는 디지털 아카이빙 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는가?’ ‘아울러 꾸준히 미디어 생태환경을 구축해온 미디어 전문 교육기관으로서 원주시의 미디어(문화+예술) 분야 정책 수립의 자문역할을 수행하는가?’ 

포럼 참석자들의 공통된 생각은 ‘원주영상미디어센터는 시민의 것’이라는 점이다. 맞는 말이다. 시민으로서 모두극장, 원주영상미디어센터를 통해 내가 만나게 될 미지의 미디어 세계가 벌써 기대된다. 새로운 3년을 준비하는 원주영상미디어센터가 앞서 언급한 당면 과제에 반응하여, 시민의, 시민을 위한 미디어센터로서 굳건히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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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인 2023-09-05 10:43:35
원주영상미디어센터가 가까이 있음에도 접할수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기고문을 통해 미디어센터내의 다양한 정보제공에 감사함과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다소 근접하기 어려운 분야로 여겼던 미디어에 대한 궁금즘을 찾아보리란 소망도 가져봅니다.

주호정 2023-09-04 16:38:19
완전히 공감해요. 모두 극장, 미디어 센터 교육, 다양한 문화 활동 지원과 사랑방 역할까지. 원주만큼 이렇게 적극적이고 왕성하게 운영되는 곳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딱 지금처럼 이렇게 시민 곁에서 나란히 발맞추어 나아가 주시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