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론일반산업단지의 교훈
[기고] 부론일반산업단지의 교훈
  • 김대중
  • 승인 2023.09.24 21: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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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이번엔 부론산업단지가 진짜 되나” “에이! 봐야 알지 뭐” 26일 기공식을 갖고 본격 공사에 들어간다는 지역 뉴스를 접한 원주시민들의 반응이다. 이게 현실이다. 원주시가 그동안 부론산업단지 10개도 아니고 단 1개를 조성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행정력을 들였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여론이다. 냉정히 보면 그동안 들어간 시간과 행정력은 모두 불필요한 것이었고 낭비였다. 언론은 양치기 소년이 됐다. 시에서 발표할 때마다 ‘착공한다’ ‘언제 준공한다’는 뉴스를 15년이나 보도를 했다.

한번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원주는 IMF때 문막읍 동화리에 동화농공단지를 조성했다. IMF 때라 ‘나라가 망해가는데 무슨 공단을 조성하려느냐’며 주변에서 난리가 났다. 당시 한상철 시장 때였다. 한 전시장은 사석에서 “돈도 없고 기업들이 다 망해가는데 공단을 뭐 하러 조성하느냐고 해서 추진하면서 참 힘들었지만 앞날을 보고 강행했다”라고 회고했다. 원주는 기업 활동 여건이 좋아서 지자체에서 준비만 잘하면 많은 기업을 유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시작된 동화농공단지는 2003년 완공되자마자 소위 완판 됐다. 의료기기산업단지로 우뚝 섰다.

그로부터 2년 후 2005년 원주는 공단용지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부론에 공단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2008년 일반산업단지로 지정해 본격 추진했다. 그런데 2010년 시장이 바뀌고 민간자본으로 추진하게 되면서 15년의 시간이 걸리도록 완공을 못했다. 그 시간 동안 진행 과정에 내부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시민들은 잘 모른다. 엄연한 사실은 그동안 원주는 국책 사업으로 추진된 기업도시의 공장 용지 공급을 제외하면 공장 부지를 단 1개도 공급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주변 횡성군과 제천시는 발 빠르게 공장용지 공급을 위한 공단 조성사업을 벌여 지속적으로 공급했다. 공단을 2,3개씩 조성해 원주에서 공장용지를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에게 공급했다. 원주의 그릇된 판단과 무능 덕분에 주변 도시들이 큰 덕을 봤다.

15년간 공단 하나 만들지 못한 원주의 오명을 벗을 기회가 왔다. 대기업에서 확실하게 참여했기 때문이다. 주관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다양한 분야의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하는 굴지의 글로벌종합엔지니어링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수주실적 15조, 매출액 8조, 임직원수 7천 명이다. 그동안 이런 대기업이 참여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이 들어와야 좋은 일자리를 찾아 인구가 늘어난다. 인구가 많다고 좋은 살기 좋은 도시는 아니지만 도시 소멸은 막을 수 있다. 적정 인구가 유지되면 정주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 다 아는 상식이다. 물론 일반 제조업만이 지역에 도움 되는 것은 아니다. 옻칠의 도시 원주에선 예컨대 국립 나전칠기박물관 같은 문화 시설을 유치하면 파급효과는 아주 크다. 고용 창출은 물론 관광객 유치와 도시 품격 제고에 최고다.

부론산업단지의 본격 조성 공사를 맞아 종사자들의 정주 여건이 거론돼 제안한다. 부론산업단지 종사자들은 원주시민이 된다. 기업들의 활동도 잘 챙겨야 되지만 이들의 행복한 원주 생활을 위한 준비 또한 중요하다. 서울에 가까운 탓에 제대로 못하면 수도권에 좋은 일 시킬 수 있다. 덧붙여 아이들에게 자신의 장점을 살려 전문가가 되면 성공할 수 있다고 가르치듯 원주도 도시의 장점을 살려 집중 육성해야 한다. 그게 성공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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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2023-10-04 23:26:13
쇼~쇼~쇼